•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윤기윤

前 산소마을 편집장

아침 저녁 바람이 소슬해지며 매미 울음도 많이 잦아들었다. 근래 도심의 매미는 너무 시끄럽다 하여 눈총도 많이 받는 모양이지만 내게 있어 여름 한낮 매미 울음소리는 어쩐지 더위에 균열을 주는 것 같아 좋아한다. 지쳐 늘어지기 쉬운 더운 날씨에 청량감을 부어주는 이온 음료 같다고나 할까.

또한 매미는 추억과 동심의 대상이기도 하다. 초등학교 시절 여름방학을 시작하며 전교생에게 나누어 주던 '방학생활'에는 늘 여름의 무성한 나무숲 속에서 매미채를 들고 뛰어 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매미였지만, 나무 둥치에 맑고 투명한 날개를 모으고 붙어 있는 모습은 예외 없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유혹이었다.

그런 아비 탓인지 큰아이도 유난히 곤충이나 매미를 좋아하는데 얼마 전 방에 들어가 보니 유지매미 대여섯 마리가 표본 되어 있었다. 사실 내가 어릴 때는 매미 종류까지 알고 있지는 못했는데, 큰애 때문에 다양한 매미 종류를 알게 되었다. 한낮에 제일 우렁차게 들리는 울음소리의 주인공이 말매미로 생김새는 크기만 할 뿐 다른 매미에 비해 별 매력은 없다. 큰애가 제일 좋아하는 매미는 유지매미로 날개가 갈빛 비단 무늬처럼 곱다.

얼마 전 책을 뒤적이다 보니 매미는 조선시대 임금의 관모, 즉 익선관(翼蟬冠)에도 앉아 있었다. 가운데 글자가 매미 선(蟬)자인 것이다. 임금의 관모에 하필 왜 매미일까 궁금증이 일었다. 사군자(四君子)나 송죽(松竹)처럼 옛 선비들이 칭송해 마지않던 자연물도 아닌데 별 의미를 두지 않았을 것 같은 매미를 임금의 물건에 썼다는 것이 놀라웠다.

매미는 오덕(五德)이 있는데 문(文), 청(淸), 염(廉), 검(儉), 신(信)이다. 입이 두 줄로 뻗은 것은 선비의 늘어진 갓끈을 상징하여 '학문'을 뜻하며, 평생을 깨끗한 수액만 먹고 살기에 '맑음'이 있다. 사람이 가꾸는 곡식이나 채소를 건드리지 아니하므로 '염치'가 있는 것이고, 자신만의 집을 짓지 않고 그저 나무에 깃들어 사므로 '검소함'이 있다. 또한 날이 춥기 전 때맞춰 생명을 거둘 줄 아니 '신의'가 있어 그 덕을 기렸다.

이러한 오덕(五德)이 있기에 임금의 관모에 매미 날개 모양을 만들어 넣었던 것이다. 그러고 보면 옛 사람도 매미의 습성이나 생태에 면밀한 관심을 가졌던 모양이다. 하기야 한여름 그토록 뜨겁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니, 아무리 나무에 붙어 표식이 잘 나지 않는다 한들 눈에 안 띌 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매미의 이 오덕(五德)에 두 가지를 더하여 칠덕(七德)을 기리고자 한다. 우선 무기력한 한여름 더위를 쫓아내는 폭포수 같은 소리, 즉 성(聲)이요, 아이들에게 천진한 동심을 발현케 하여 주니 아이 동(童)을 부여하여 주고 싶다.

이제 한낮의 말매미와 애매미는 흙으로 돌아갔지만 늦털매미는 늦가을까지 풀 섶에서 가을의 전령사 귀뚜라미 여치 등속과 더불어 노래를 그치지 않을 것이다. 11월의 늦은 가을밤 풀벌레 울음소리에 귀 기울이게 되면, 그 중에는 아직 자신만의 여름 아리아를 계속하고 있는 매미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라.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