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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반납' 농촌봉사 따라가보니…

청주시민 휴일마다 농촌 돕기 '구슬땀'
'무릉도원' 막걸리 한잔으로 익어가는 우정

  • 웹출고시간2012.06.06 19:09:4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6일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 주민들이 자매결연을 맺은 청원군 미원면의 한 복숭아 과수 농가에서 일손 돕기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 김태훈기자
"자, 기다리던 새참이 왔슈. 막걸리 한 사발씩 들이킵시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복숭아 열매에 봉지를 씌우던 일손이 순간 멈춘다. 농촌에서 먹는 막걸리 맛을 어찌 표현하랴. 오고가는 양은사발에 웃음꽃이 절로 핀다.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 주민들이 6일 오전 청원군 미원면을 찾았다. 주민센터 직원, 직능단체원, 주민자치위원 30여명은 휴일도 마다않고 농촌 일손돕기에 팔을 걷었다.

장소는 미원면 화원리 161 박기섭(57)씨 복숭아 밭. 2천500여 평에 널린 복숭아 나무가 금천동 식구들을 기다리고 있다.

"아이고, 이렇게 고마울 수가.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입니다." 박씨의 입가가 내려올 줄 모른다. 다음 달 하순 출하를 앞두고 복숭아 열매 봉지 씌우기에 한창 바쁠 때였다.

개인당 기름 봉지 500장이 주어졌다. 비와 병충해로부터 열매를 보호하기 위한 작업이다. 봉지가 씌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비나 우박을 맞으면 당도가 확 떨어진다고 한다.

임성용 금천동장이 큰 소리로 외친다. "오늘 이 복숭아 밭 우리가 접수합시다. 딴청 부리다 걸리면 혼나요!"

굵은 땀방울이 등줄기를 간질일 때쯤, 김종일 면장을 비롯한 미원면 관계자가 새참을 갖고 왔다. 김 면장은 "이렇게 농촌 일손을 거들어줘 감사하다"며 "새참 먹고 더 많이 일해 달라"고 농을 건넸다.

박현순 금천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지난해 6월 금천동과 미원면이 자매결연을 했다"며 "처음엔 반응이 시원찮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고 했다. 청주·청원 통합을 염두한 말이었다.

임 동장은 "꼭 통합 때문에 봉사하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이러한 작은 교류와 정성이 모여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반면, 미원면 주민들은 즉답을 피했다. 박희갑 미원면 주민자치위원장은 "알려졌다시피 미원면을 비롯한 청원 남부권은 통합 반대세력이 상대적으로 많다"며 "통합 찬반을 강요할 순 없지만, 투표 참여는 적극 독려할 계획"이라고 했다.

농가주 박씨도 "그 부분은 민감한 문제"라고 전제한 뒤 "주민들이 잘 판단할 거라 생각한다"고 에둘러 말했다.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달랐다. 마음만은 이미 하나였다. 땀에는 이해관계도, 갈등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먼 옛날 유비와 관우, 장비의 '무릉도원 결의'처럼 복숭아 밭에서 우정을 나누고 있었다.

이날 흘린 땀방울이 어떤 결실을 맺을까. 오는 27일 청원군 주민투표에서 모든 것이 가려진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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