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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청원 현도 죽암2리 시내버스 개통식

"세상에, 우리 마을에 버스가 들어왔슈"
청주·청원 요금 단일화… 오지마을 노선 개통
주민 축제 분위기… "통합 찬성 꼭 투표할 것"

  • 웹출고시간2012.05.21 19:09:1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버스에 탑승한 청원군 현도면 죽암2리 주민들이 반갑게 손을 흔들고 있다.

ⓒ 임장규기자
논에선 모내기 준비가 한창이다. 이따금씩 축사에서 '음메' 소리가 들린다. 나른한 봄날, 게으른 황소의 울음은 논·밭을 겹겹이 둘러싼 산을 타고 되돌아온다.

곡괭이를 어깨에 인 늙은 농부 한 명이 노랫말을 흥얼거린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 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그렇다. 청원군 현도면 죽암2리 마을은 정지용의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시골 중에 시골이다. 57세대 103명이 논·밭을 일구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오지마을이라 불리는 이곳 주민들은 이런 일상에 익숙하다. 버스 한 번을 타려해도 족히 30분은 걸어 나가야 한다. 비나 눈이 오면, 꼼짝없이 '방콕' 신세다. 시속 300㎞짜리 KTX가 청원 저 건너편을 통과해도, 이곳에선 남의 나라 얘기일 뿐이다.

그런데 21일 천지가 개벽했다. 마을 노인회관 앞에 시내버스 한 대가 떡 하니 들어왔다. 청주·청원 시내버스 요금 단일화가 시행되면서 오지마을 노선이 추가됐다. 고작 하루 6번 들어오는 버스지만, 주민들에겐 천지가 개벽하고도 남을 일이다.

낮 12시 개통식이 다가오자, 옆 마을 풍물패가 축하공연을 펼친다. 한쪽에선 잔칫상 차림에 분주하다. 요란한 꽹과리 소리에 맞춰 한범덕 청주시장이 등장했다. 이종윤 청원군수는 주민 한 명 한 명에게 한 시장을 소개했다. 주민들은 한 시장의 손을 잡으며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를 되뇌었다.

한 시장과 이 군수는 "청주·청원 통합의 밑거름이 시작됐다"며 "통합 후에는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니, 다음 달 27일 주민투표에 꼭 동참해 달라"고 입을 모았다.

주민 임종숙(여·70)씨는 "세상에, 우리 마을에 버스가 들어오다니…. 통합이 좋긴 좋은가벼"라며 놀라워했다. 부녀회장 함근자(69)씨도 "꼭 통합 찬성 투표를 하겠다"고 했다.

죽암2리를 오가는 312번 버스는 앞으로 '문의~품곡~두모삼거리~죽암2리~현도삼거리~신탄진'을 하루 왕복 3번씩 운행하게 된다.

요금은 일반 1천150원, 중고생 900원, 초등학생 550원. 어느 지역에서나 30분 이내 무료 환승이 가능하며, 교통카드 이용 시 100원이 추가 할인된다. 청주에 나오려면 현도삼거리에서 환승하면 된다.

버스 시각은 △문의 출발 오전 8시50분, 낮 12시30분, 오후 3시20분 △신탄진 출발 오전 9시30분, 오후 1시10분, 오후 4시다.

오색빛깔 풍선으로 단장한 312번 버스가 시동을 건다. "더 타실 분? 안 계시면, 오라이~!"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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