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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7.06 17:38:1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강현숙

보은 속리산중 교사·교육학 박사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있다. 불교에서는 이 인연을 '겁(劫)'으로 표현한다. 겁이란 연, 월, 일이나 시간의 단위로 계산할 수 없는 무한히 긴 시간을 의미한다.

'겁의 인연설'에 따르면 모르는 사람끼리 옷깃이 한 번 스치기 위해서는 500겁, 같은 나라에 태어나기 위해서는 1000겁, 하루 동안 길을 동행하기 위해서는 2000겁, 하룻밤을 한 집에서 자기 위해서는 3000겁, 부부가 되기 위해서는 7000겁, 부모와 자식이 되기 위해서는 8000겁, 형제자매가 되기 위해서는 9000겁, 그리고 스승과 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무려 1만겁의 인연을 쌓아야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불교에서 부모나 형제자매의 인연보다 스승과 제자의 인연을 가장 귀하게 여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몸은 부모로부터 받지만, 마음을 바로잡는 진정한 깨우침은 참된 스승의 올바른 가르침에서 비롯되기 때문일 것이다.

교사가 된 지금, 스승으로서 필자의 삶에 큰 지침이 된 하나의 사건이 있었다.

그것은 중학교 3학년 때의 일이다. 1학기 기말고사를 앞둔 바로 이 때 쯤, 우리 반 친구 한 명이 가출을 하였다. 그때나 지금이나 가출하는 학생들을 보면, 성적은 말할 것도 없고 대부분 부적응 학생들이 많다. 그런데 이 친구는 성적도 우수하고 매우 착실한 학생이었다. 뜻밖의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불우한 가정 형편 때문에 돈을 벌기 위해 집을 나갔다고 한다.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 혼자서 농사를 짓는데 형편이 워낙 어려웠던 모양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 친구가 집을 나간 지 만 하루 만에 다시 제 발로 돌아온 것이다. 이유인즉 완행열차를 타고 서울로 가던 중 담임선생님의 얼굴이 계속 창문에 어리어 그만 중간에서 내려 돌아왔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들었을 때, 필자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뭉클하며 뜨겁게 닳아 오르는 것을 느꼈다. '사랑의 고리, 서로의 마음속에 연결된 보이지 않는 사랑의 고리!'

그렇다. 스승과 제자 사이에는 바로 이 보이지 않는 사랑의 고리가 있어야 한다. 그것은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끊어지지 않는 마음의 연결 고리, 서로가 믿고 배려하는 뜨거운 사랑의 힘이다.

돈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고 도망가던 친구가 우리를 위해 정성을 쏟는 담임선생님을 생각하고 다시 돌아온 그 일은 어른이 된 지금도 학생을 가르치는 필자에겐 가슴을 뜨겁게 하는 사건이다.

필자는 매일 아침 교문을 들어서며 생각한다. 나는 과연 학생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가? 그리고 학생들에게 나는 과연 어떤 스승으로 비춰지고 있는가? 제자에 대하여 사랑과 기대의 심정을 갖고, 그들의 꿈이 현실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 스승의 솔직한 마음이다. 제자가 자기보다 더 훌륭해지기를 바라는 것이 스승의 소망이다. 영원히 변함없을 제자를 향한 스승의 마음인 것이다.

오늘 아침, 필자는 환하게 웃는 아이들의 웃음을 생각하며, 보이지 않는 사랑의 고리를 연결하기 위해 또 한 번 힘차게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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