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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호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사

희망을 가슴에 안고 출발한 2010년도 이제 반환점을 돌아온 시점이다. 우리는 반년동안 지방선거의 열풍과 월드컵 축구 원정 16강의 소망을 담은 응원의 열정으로 뜨겁게 보냈던 것 같다. 거리는 현수막과 후보자들에 대한 지지를 부탁하는 로고송과 운동원들의 활발함이 넘쳐 났고, 붉은색 티셔츠를 차려입고 거리응원에 목청껏 힘을 보태기도 했고, 늦은 시각 불 밝힌 아파트의 창문 안에서 들려오는 함성에 익숙해졌었다. 이제는 열기를 잠시 식히고 여유를 찾을 시간이다.

지난 6월에 지인들과 백두산여행을 다녀왔다.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을 안내하는 우리 동포인 가이드의 입에서 스쳐가는 말로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었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여유가 없는 것 같아서..." 직설적인 표현은 안했어도 우리들의 언행에서 수년간 느낀 것이 여유를 즐길 줄 모르고, 조급하고 즉흥적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한참 동심에 젖어 뛰놀아야 할 아이들은 학교공부를 마치면, 꽉 짜인 시간표대로 학원공부와 과외공부로 시간이 촉박하게 움직이니 학교운동장에서나 동네 놀이터에서 웃고 떠들고 자기들끼리 장난을 치며 꿈을 키워가는 아이들이 적어졌다.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시험과 경쟁에 내몰린 아이들에게 여유란 찾기 힘들다. 젊은이들은 취업준비에 몰두하다보니 야망을 꿈꾸며 호연지기를 키우기보다는 취업에 도움이 되는 학원을 찾고 자격증 취득에 몰두한다.

사회인들은 끝없는 경쟁사회 가운데 몰려서 가정보다는 직장이 우선시되고, 인간성보다는 실적위주의 근무에 내몰린다.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려야 성공이 보장된다고 믿고 있다. 어느덧 장년층이 되고 은퇴할 시기가 다가오면 갑자기 만들어진 시간의 여유를 즐기지 못하고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이것저것 시도하다가 뜻대로 이루지 못하고 체념하는 노년층이 많다. 우리는 경제적인 풍요를 이루었다고는 하지만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 단정 짓지는 못한다.

누구나 바쁜 일상 속에서 삶의 여유와 쉬어감이라는 충전을 이루어야 하지만 조급증이 만들어낸 과속문화와 일 중독증에 길들여져 있고 이리저리 얽혀진 인맥들과의 만남,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자유롭지 못하다.

며칠 전 화양동 채운암에 가서 하룻밤을 지내고 왔다. 화양구곡에 고즈넉이 자리 잡은 산사는 송림사이로 난 작은 길을 살짝 돌아 산 중턱에 아담한 자태를 뽐낸다. 눈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산과 계곡 그리고 숲들은 한 폭의 수채화 같고, 비온 뒤 구름사이로 떠오르는 달빛은 앞산의 먼 그림자를 배경으로 바람 따라 구름이 오고가니 멋진 파노라마 장면을 연출한다. 새벽예불을 올리는 법당에는 목탁소리와 산새의 지저귐이 멋진 하모니를 이루고, 여기저기 피어난 야생화들은 자기들만의 자태와 향기를 뽐내고 있다. 아침 산자락을 타고 오르는 골안개는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편안한 마음으로 여유 있게 다녀가라는 주지스님 말씀처럼 도심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숲속의 여유였다. 가랑비가 내리는 숲길을 우산을 받쳐 들고 두어 시간 정담을 나누며 느긋하게 걸어보기도 하고,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한가롭게 병풍처럼 늘어선 산자락도 눈에 담아보고, 숲을 이룬 나무들 하나하나를 살펴보기도 하였다. 자연이 삶에 찌든 우리들에게 주는 여유라는 충전이 이런 것인가.

여유란 물질적, 시간적, 공간적으로 넉넉하여 남음이 있는 상태이다. 꽉 채워진 것보다는 조금 비워놓기도 하고, 과속하면서 쫓기는 것이 아니라 양보하고 기다릴 줄 아는 것이다. 한 템포 느긋하면서 사소한 것에 연연하지 않는 대범함을 지닐 수 있는 차분한 마음이다.

이제 장마가 끝나면 폭염이 기승을 부릴 것이다. 휴가철이라는 명목아래 산과 바다로 발걸음들을 향하지만 몸과 마음도 쫓기는 휴가보다는 편안함과 여유로움을 찾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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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