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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4.29 14:50:14
  • 최종수정2025.04.29 14:50:14

청주시 흥덕구 행정지원과 주무관

ⓒ 정명규
저울은 양쪽의 무게를 비교하는 아주 단순한 도구다. 눈금도 없고, 복잡한 기능도 없다. 하지만 누구보다 정직하다. 어느 쪽에 더 무거운 것이 있는지 조용히 그리고 정확하게 알려준다. 바로 그 점에서 나는 공직자가 지녀야 할 태도 역시 저울 같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겉모습에 흔들리지 않고, 기준에 따라 판단하는 도구.

공직사회에서 청렴은 법과 규정을 지키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청렴은 '판단의 균형감'을 유지하는 일이다. 민원인의 말이 간절할수록, 어떤 사정이 더 애틋하게 들릴수록, 저울의 한쪽에 마음이 실린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반대편 접시에 '공정'과 '원칙'을 올릴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무게 중심을 잡는 일이고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이다.

우리는 시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한다. 그래서 가장 많은 이야기를 듣고 때로는 감정까지 마주한다. 억울한 사정을 외면하지 못하고, "이번 한 번만 도와달라"는 부탁을 외면하기 어려운 날도 있다. 그럴수록 마음속 저울은 더 빠르게 기울어진다.

하지만 공직자의 저울은 사람마다 달라져선 안 된다. 누구에겐 관대하고 누구에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면, 그 저울은 신뢰를 잃는다. 청렴은 결국 누구든 그 위에 올랐을 때 같은 기준으로 무게를 재는 것이다. 감정이나 친분, 외압이 아니라, 정해진 규칙과 공정한 절차로 움직이는 판단이야말로 청렴의 핵심이다.

청렴이란 단어는 종종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도덕적 당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청렴은 오히려 외로운 선택이다. 불편한 진실을 말해야 하고, 때론 협조보다는 '거절'의 언어를 선택해야 한다. 어떤 날은 혼자만 각을 세우는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우리가 원칙을 붙잡아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우리의 판단 하나가 누군가의 기회를 결정하고, 행정에 대한 신뢰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한 번 흔들린 저울은 다음에도 기울기 쉽고, 익숙해지면 기준은 점점 무너진다. 단호한 청렴은 결국 우리 조직 전체의 기준을 세우는 일이기도 하다.

나는 종종 스스로에게 묻는다. 지금 내 마음의 저울은 균형을 잘 잡고 있는가? 혹시 내 판단은 어떤 감정이나 상황에 치우쳐 있진 않은가? 공직자에게 필요한 건 감정의 무게를 느끼되, 그것에 휘둘리지 않고 원칙이라는 무게추를 늘 같은 자리에 두는 일이다.

우리의 일은 누군가의 고통을 무시하거나 외면하는 일이 아니다. 다만, 누구에게나 같은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야말로 모두를 위한 공정함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공직자로서 지켜야 할 신뢰의 무게다.

저울은 소리를 내지 않는다. 하지만 그 위에 올라선 사람은 결과를 믿는다. 그것이 공정하다는 신뢰 때문이다. 청렴도 마찬가지다. 큰소리로 외치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그러나 무겁게 실천하는 것. 그리고 그 실천은 늘 가까운 곳에서 시작된다. 내가 담당하는 민원 한 건, 내가 주고받는 말 한마디, 내가 오늘 손에 쥔 작은 판단 하나가 그 시작이다. 청렴은 멀리 있는 이상이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 저울의 수평을 맞추는 우리 손끝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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