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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구

(전)한국감정평가사협회장·감정평가사

흥정이 좋은 시장이 있고, 그렇지 않은 시장이 있다. 시장의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입맛에 맞는 물건을 사기 위해 흥정을 하며 쇼핑(shopping) 하는 것을 누가 뭐라 할까. 오히려 더 장려해야 할 일이다. 소비자가 질 좋은 물건을 살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시장 어디에서든 더 편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은 물건을 팔려는 사람들과 정부의 몫이기도 하다. 그러나 쇼핑을 통한 흥정이 더 중요한 가치를 훼손해 지양되는 시장도 여럿 있다. 흥정보다 공정이 우선시되는 시장이다.

요즈음 언론을 통해 들리는 '판사쇼핑'이란 말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구속하려고 영장을 발부해 줄 법원의 판사를 찾아 쇼핑했다는 비아냥에서 나온 말이다. 원하는 판결 결과를 정해놓고, 원하는 대로 결과를 내 줄 판사를 찾아 쇼핑했다면, 누가 그 판결이 공정하다고 할 수 있을까· '판사쇼핑'은 공정해야 할 재판 결과를 훼손한다는 부정적 의미로 사용된 것 같다. 공정이 우선시 되어야 할 시장에서 흥정이 작동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공정이 우선해야 하는 시장은 또 있다. 감정평가사의 감정평가가격과 회계사의 감사보고서가 그렇다. 흥정으로 공정이 흔들려서는 안 될 대표적인 분야이다.

시간이 좀 지났지만 회계부정 사건으로 세상이 떠들썩한 적이 있었다. 굴지의 몇몇 대기업이 분식회계 등을 통해 시장을 속이려 했다. 이를 감사한 회계사도 모른 척했다. 원하는 회계 감사보고서를 손에 쥐려고 결탁이 가능한 회계사를 찾았다. 일종의 '회계사 쇼핑'이었다. 거짓 자료를 이용해 허위 보고서를 만들어 낸 회계 부정이었다. 기업이 흥정하는 대로 감사보고서를 조작해 만들어 냈다면 공정하다 할 수 있을까· 시장에서 큰 비판을 받았다.

필자는 감정평가사다. 감정평가사가 판정해 내는 평가가격도 흥정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주관적 가치로 인해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시장에서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공정한 가격을 찾아내도록 명령받은 자격이 감정평가사이기 때문이다. 평가 결과와 얽혀있는 이해관계인이 흥정을 통해 원하는 평가가격을 얻어 갈 수 있도록 '평가사 쇼핑'이 허용된다면, 공정한 평가가 가능하기는 할까? 이 역시 공정이 우선되어야 할 시장이기 때문이다.

흥정보다 공정이 우선되어야 할 시장에서 흥정이 우선되면 그 결과는 왜곡된다. 사회, 경제적으로 나쁜 결과를 낼 수밖에 없다.

대통령 구속을 위한 '판사쇼핑' 결과는 꼭 그 이유만은 아니겠지만 구속이 취소됐고, '회계사 쇼핑'을 통한 회계부정 결과는 우리 경제를 멍들게 했다. '평가사 쇼핑'을 통한 평가가격 왜곡도 공정가격을 훼손하여 자원의 공평배분을 저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걱정이다.

물론 지금도 공정이 필요한 시장에서 흥정을 배제하고자 하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판사의 공정한 배정시스템, 회계사의 지정감사인 제도와 감정평가사의 평가사 선정 방식을 이해당사자가 아닌 제3의 기관에서 하도록 하려는 노력과 엄격한 심사제도가 그것이다. 아직은 좀 부족한 것 같긴 하지만 말이다.

쇼핑은 좋은 물건을 입맛에 맞는 가격으로 고를 수 있어 좋다. 그러나 공정함이 우선되어야 할 시장에서는 배제되는 것이 맞지 않을까. 공정을 통한 사회질서 유지가 흥정보다 더 중요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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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