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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9.13 20:04:44
  • 최종수정2021.09.13 20:04:44
[충북일보] 인삼업계가 인삼가격 폭락으로 한숨을 쉬고 있다. 대한민국 인삼농업 대책위원회는 13일 보은군 탄부면의 한 인삼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서 "인삼값이 하루가 다르게 폭락하며 현실이 녹록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삼가격 폭락 대책 등을 농림축산식품부에 전달했지만 정부는 지금까지 아무런 반응이 없다"며 "벌써 인삼은 시장에 쏟아지는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느냐"고 물었다. 대책위는 "인삼은 법으로 지정할 만큼 가치가 있고, 생산 유통 등을 정부가 관리하고 있다"며 "현실은 당국의 무관심과 가격 폭락의 파편을 피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인삼가격 안정화 도모, 인삼 식재 자금 등 각종 대출금 상환기관 연장, 최저보장제 도입, 인삼 농가 폐농 신청 수용, 인삼부산물 가공 문제 해결, 부산물로 제품 생산 시 홍삼 명칭 사용금지 법제화 등을 요구했다.

보은·옥천·영동지역 인삼재배 농가들에 따르면 최근 인삼도매시장에서 파삼이 평년의 40∼50% 값에 거래되고 있다. 5∼6년간 공들여 재배한 농가들이 적자를 떠안을 수밖에 없게 됐다. 국내 인삼시장은 무려 2조원 규모다. 문제는 현금이 아닌 현물이라는 데 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만 해도 인삼은 크게 주목받았다. 하지만 4번의 대유행을 거치면서 골칫거리가 됐다. 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이다. 만성적인 재고 누적과 소비부진이 1차 요인이다. 재고 과다는 2차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가공업체들이 농가로부터 인삼 사들이기를 꺼리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인삼 계약재배 물량이 2017년을 전후로 급감했다. 생육기간이 4∼6년임을 고려하면 당시 계약재배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원료삼들이 올해부터 시장에 대거 나오게 된다. 일종의 공급 과잉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정부가 원료삼을 직접 수매하거나 농협이 수매량을 늘려달라는 호소가 나오는 이유다.

소비부진도 심각하다. 인삼 소비는 뿌리째 먹는 수삼에서 제품 중심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여기에도 방해요소가 많다. 특히 비타민·단백질 등 특정 영양소를 부각한 영양제시장이 대표적이다. 취약한 유통망도 인삼 소비확대를 막고 있다. 국내 수삼시장은 수확 철 주산지에서 개최하는 축제에 상당 부분 기대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코로나19 방역 강화로 전국 인삼축제가 줄줄이 멈춰 섰다. 인삼을 선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겼다. 면세점·토산품점 위주의 홍삼 판매망도 자연스럽게 위축됐다. 여기에 기상악화도 악재로 작용했다. 인삼재배 산지에선 지난해 비가 자주 내렸다. 농가들은 품질 저하를 우려해 채굴을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 이게 공급과잉을 부채질했다는 지적도 있다. 인삼업계 특유의 폐쇄성도 한 몫 하고 있다. 대부분의 인삼 가공업체들은 보유 재고량을 공개하는 데 소극적이다. 농민들도 생산량 공개에 마찬가지다. 생산·가공·유통의 불합리가 만든 위기다.

인삼농가들의 처지가 참 어렵다. 스스로 생존할 자구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과거 외환·금융 위기 때 기업들과 비슷하다. 인삼농사는 파묘 후 수확까지 대략 6년이 걸린다. 하지만 지력을 돋우는 기간까지 합치면 길게 8년이다. 이 때문에 자칫 한 번의 시련만으로도 농민들은 빚만 떠안을 수 있다. 농가파산은 인삼산업 붕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회·경제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제 정부가 나서 인삼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 인삼산업발전법에 따르면 정부는 5년마다 '인삼산업 종합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달 23일 생산자단체 등과 관련 회의를 계획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방향 정립에 고심해 2021∼2025년 적용할 계획 수립해야 한다. 인삼은 원예농산물로선 1호로 의무자조금을 도입한 품목이다. 농민과 자체검사업체 등이 거출한 8억여 원과 정부 매칭금액을 포함해 모두 17억여 원이 올해 인삼자조금 규모다. 하지만 자조금에 대한 시각 차이가 크다.

정부가 인삼농가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전향적인 지원으로 농가의 자구노력이 효과를 거두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정부에 경작신고의무제 도입을 요구한다. 정확한 인삼 재배량을 알아야 위기 때 대책 마련이 쉽다. 현재는 전체 재배량의 30%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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