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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죽은 줄만 알았던 선인장에 화사한 꽃이 피었다. 겨울 내내 밖에 내놓고 돌보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이쁜 꽃을 피웠다. 아버지는 혹독한 환경을 견뎌낸 결과라고 하셨다.

◇꿈 잃은 불나방들

언제부터인가 청주도심 곳곳에 젊은이들의 거리가 생겨났다. 파스타, 디저트, 커피 전문점이 즐비하다. 인테리어만 다를 뿐 판매하는 음식은 비슷비슷하다. 마치 한집 건너 하나 있는 삼겹살집처럼 말이다. 그곳을 운영하는 주인들은 젊디젊다. 점포마다 개성은 다르지만 공통된 점이 한 가지 있다. 상당수가 1~2년 내 문(폐업)을 닫는다는 점이다. 생명력이 짧아도 너무 짧다. 창업을 위한 준비가 허술해 보인다. 20~30평대 점포를 얻어 장사를 한다는 것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보증금에 인테리어 비용까지 제법 큰돈이 들어간다. 젊은이들이 감당하기에 벅찬 액수일 게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코로나 시대에 음식점 창업은 모험이 아닐 수 없다.

대를 이어온 '노포'들도 코로나 시절을 극복하지 못하고 문을 닫는 곳이 즐비한데 말이다. 그러나 불길에 뛰어드는 나방처럼 젊은이들의 창업행렬은 지금 이 시간에도 이어지고 있어 걱정이다.

젊은이들의 불나방 행렬은 비단 음식점 창업분야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주식시장에서는 이미 오래된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5일 올해 하반기 주식시장 강세 기대와 함께 주식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또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신용공여 잔고는 24조1천815억 원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24조 원을 돌파한 것은 역대 처음있는 일이다. 주식 빚투 규모를 보여주는 신용공여 잔고는 지난해 동학개미운동에 힘입어 코스피가 상승하면서 함께 불어났다. 24조 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6년 동월 말 6조 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약 5년 만에 4배 늘어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일부 취약계층 특히 2030세대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에 신중할 것을 요구했다.

대선과 지방선거를 약 1년 앞둔 요즘 정치권은 2030세대 표심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재·보궐선거에서 그들의 냉정한 선택에 깜짝 놀랐기 때문일 게다. 여·야 모두 한목소리로 2030세대가 집 걱정 없는 세상을 만들자고 외친다. 준비 안 된 음식점 창업처럼 곧 들통 날 거짓말을 마구 쏟아내고 있다. 솔직하지 못한 발언이다. 필자도 50세가 넘어서야 겨우 집을 장만했다. 그것도 은행대출이 꽉 찬 상태에서 말이다. 지금 우리나라 사회구조상 무슨 수로 2030세대가 집을 살 수 있단 말인가. 그들이 어떤 경험과 재능, 신용이 있기에 수억 원이 있어야 가능한 집을 장만할 수 있느냐 말이다. 부모님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금방 들통 날 거짓말을 쏟아낸다. 2030세대가 집을 장만하는 세상보다는 집이 없어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약속이 현실적이다. 그들도 이 말에 동의할 것이라 생각한다.

◇'역경=성공'의 가치 만들어야

정치권은 실패할 확률이 높은 음식점 창업에,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젊은이들의 처지를 제대로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정책마련에 힘써야 한다. 국·영·수를 못하면, 좋은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다양한 스펙을 쌓지 않으면, 해외유학경험이 없으면, 대기업에 다니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는 이 만성화된 우리나라의 잘못된 사회구조를 바꾸는 일에 노력해야 한다. 만약 이번에도 이러한 노력에 힘쓰지 않는다면, 이번에도 그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정치적 술수에 지나지 않는다면 돌아오는 선거에서 필패는 자명한 일이고, 우리나라의 미래도 기대하기 어렵다. 혹독한 환경을 이겨내면 반드시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다는 희망을 우리 젊은이들에게 경험하게 해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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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피해자 대모에서 소상공인 대변인으로… 수십년 '봉사열정'

[충북일보]울타리밖 청소년과 범죄피해자들의 대모(代母)가 사회적 약자로 살아가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대변인으로 돌아왔다. 지난 14일 청주시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으로 임명된 신인숙(58)씨의 얘기다. 신씨는 2018년 NC백화점 청주점(옛 드림플러스) 1층에 '퀸갤러리'라는 프랑스자수·퀼트점을 열어 소상공인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신씨가 처한 장소와 위치는 달라졌지만, 지향점인 '사회를 위한 봉사'는 변하지 않았다. 신씨는 지난 2001년부터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법무부 보호관찰소 특방위원·상담실장을 맡았다. 신씨는 마음의 문을 걸어잠근 울타리밖 청소년들을 만나 빗장을 열고 올바른 사회인으로 발을 내딛을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했다. 2011년부터는 범죄피해자 지원센터 사법보좌위원을 맡고 있다. 신씨가 소상공인의 벗으로, 대변인으로 설 수 있게 된 것은 범죄피해자 심리치료 활동을 하면서다. 신씨는 "범죄피해자들과 웃고 울면서 상담을 하면서도 딱딱한 분위기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피해자들의 마음을 치료하는데 걸림돌이 된다"며 "제가 할 줄 아는 바느질을 심리 치료에 접목해 '바느질 테라피'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