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23.5℃
  • 흐림강릉 30.0℃
  • 서울 24.7℃
  • 흐림충주 25.2℃
  • 흐림서산 23.4℃
  • 청주 24.5℃
  • 대전 24.5℃
  • 흐림추풍령 25.6℃
  • 대구 28.9℃
  • 흐림울산 27.3℃
  • 광주 26.0℃
  • 부산 23.5℃
  • 흐림고창 25.6℃
  • 홍성(예) 24.7℃
  • 흐림제주 29.7℃
  • 흐림고산 22.9℃
  • 흐림강화 22.9℃
  • 흐림제천 23.8℃
  • 흐림보은 24.4℃
  • 흐림천안 24.4℃
  • 흐림보령 24.3℃
  • 흐림부여 24.7℃
  • 흐림금산 25.4℃
  • 흐림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8.5℃
  • 흐림거제 24.1℃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1.01.20 17:56:49
  • 최종수정2021.01.20 19:51:51

박상희

카페정다운 샌드위치 대표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는 따뜻한 차 한 잔을, 무더운 날에는 가슴속까지 더위를 식혀주는 음료 한 잔을 건강한 먹거리와 함께 내어드리는 일, 이것이 나의 직업이다. 매일 문을 열고 들어오시는 손님을 밝은 얼굴로 맞이한다. 이렇게 매일 많은 손님을 만나게 되는데 그중 유난히 오랫동안 잊혀 지지 않는 분들이 계신다. 그중에서도 중년의 나이에 자신의 꿈을 이루어 가는 아름다운 모습을 몇 년간 지켜보게 되었던 분이 계신다.

내가 카페를 오픈한 첫해였던 몇 년 전 어느 날 새내기 카페 주인이라서 일이 손에 익지 않아 분주하면서도 능숙하지 못했던 시절이었다. 중년의 그 여성분은 가끔 차 한잔하러 들르시던 분이다. 그분이 하실 말씀이 있다며 대화를 청하셨다. 혹시 내가 실수를 한 것이 있나? 불만이 있으신가? 염려가 되었지만 바쁜 손을 잠시 멈추고 살짝 긴장을 하며 손님과 마주 앉았다. 나의 염려와는 다르게 고민을 털어놓으셨다.

손님의 고민은 중년의 나이지만 외국에 나가서 음악 공부를 하고 싶다고 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도전을 하는 것이 맞는지, 가족들의 반대를 생각하면 포기하는 것이 맞는 건지 고민이 된다고 하셨다. 도전을 하려면 가족과 당분간 떨어져 지내야 하는데 관계가 어려워질까 두렵고 염려가 된다고도 했다. 이 상황에 대해 아무런 관계 형성이 없는 나에게 객관적인 판단을 듣고 싶으셨던 거다.

나는 그 손님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손님의 마음속에 크게 자라난 꿈이 보였다. 그 손님은 포기하고 싶지 않은 꿈을 지지 받고 싶어 나에게 대화 요청을 하신 것이다. 손님의 대화 요청은 답을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니었다. 손님은 마음속에 꿈틀대는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을 드러내고 싶어 하신 것이다. 나는 "손님께서는 이미 답을 갖고 계신 것 같다"라고 말씀드렸다. 그 손님께서는 "어떻게 알았느냐"라고 하시며 손님은 큰 힘을 얻게 되었고 인생의 지지자가 한 명 생겼다고 하신다.

그 후로 그 중년의 여성 손님은 외국에서 음악 공부를 하게 되셨고 여름방학 겨울방학엔 귀국하여 가족과 함께 지내시며 가끔 카페에도 들르셔서 소식을 전해 주셨다.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리고, 그 과정을 살아내는 모습을 몇 년간 지켜보았다. 지금은 음악 공부를 마치시고 귀국을 하셨다. 자신감 있는 모습, 꿈을 향해 도전하는 인생을 살아가는 중년 여성의 아름다움이 감동이 되어 그분이 생각나면 미소 짓게 된다.

새해가 밝은지도 한 달이 가까워지고 있다. 바빠서, 여유가 없어서, 가족들과 동료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지 못하지는 않았는지 내 태도를 돌아보게 된다. 고민에 대한 이야기를 경청하다 보면 그들이 꼭 답을 얻기 위해 들려주는 것이 아니란 걸 알고 있다. 그들은 단지 귀 기울여 들어주고 공감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이 왜 힘들어하고, 기뻐하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요즘의 관심사는 무엇인지를 잠시 바쁜 손을 멈추고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바라는 경우가 많다.

내 사랑하는 가족들과 동료들의 목소리를 경청해 주고 지지해 주면 어떨까? 응원과 격려를 해 주면 어떨까? 내 태도를 돌아보는 것이 어떨까?경청을 잘하는 방법은 상대방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잘 알아듣는 것이다. 또한 상대방이 어떻게 말하는지 느끼면서 듣고, 질문을 하며 상대의 얼굴 표정이나 말투를 잘 살펴야 한다. 상대방이 무엇 때문에 이 말을 하는지를 잘 이해하며 끝까지 경청했다면 공감 표현을 하며 대화한다. 상대방의 마음까지 헤아리면서 공감을 하면 상대방의 마음을 좀 더 가까이에서 들여다볼 수 있게 될 것이다.

그 손님은 경청만으로도 꿈을 향해 도전할 수 있게 되었다. 자리를 이탈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 일탈을 막고 꿈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은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가능하다. 바쁜 손을 잠깐 멈추고 들어주었을 뿐인데 그는 꿈을 찾아갔다. 꿈을 좇아서 그가 그의 자리로 가게 하는 것. 이는 내가 손님들을 만나고 대화하게 되면서 알게 된 경청의 힘이었다.

바쁜 일손을 잠시 멈추고 나의 사랑하는 가족들의 마음을 읽어 보아야겠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