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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3.17 17:04:09
  • 최종수정2021.03.17 17:04:09

박상희

카페정다운 샌드위치 대표

어렸을 적 내 뒤만 졸졸 따라다니던 딸아이들이 어느덧 훌쩍 자라서 대학생, 중학생이 되었다.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기억해 보면 시간이 너무나 빨리 흘러가고 있다. 바쁘게 살다 보니 같은 공간에 살고 있어도 아이들의 모습을 담아 두지 못하고 있는 것만 같은 아쉬운 생각이 든다. 내가 운영하고 있는 청주 카페정다운 샌드위치의 정기휴일인 일요일엔 아이들과 나누지 못하던 대화의 시간을 얻을 수 있다. 이 시간이 참으로 소중하여 나는 아이들의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애를 쓰게 된다. 아이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우리 아이가 하고 싶은 말, 하고 있는 생각, 요즘의 감정들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그렇게 아이들을 느낄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고 나면, 한층 더 가까워진 모녀 사이는 울타리와 같은 든든함과 결속감을 가져다준다.

대화에는 가까운 사이라도 약간의 기술이 필요하다. 우선 아이들의 마음을 읽으려면 아이들의 말을 잘 들어주어야 한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려면 아이들이 말을 이어 가고 싶어 하도록 적절한 질문과 응답을 하며 말하는 기술보다 '듣는 기술'이 필요하다. 말은 살아있다. 말은 누군가의 마음에 희망의 씨앗을 뿌려 큰 열매를 맺게 하기도 하고 외롭게 하기도 하고 독이 되어 깊은 상처를 내기도 한다. 말은 그 무엇보다 가장 빨리 나 자신을 나타낸다. 말을 먼저 하고 많이 하는 것이 영향력을 끼치지는 않는다. 말을 하기 전에 상대의 마음을 읽고 상대의 마음을 담는 법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상대의 마음을 알아차릴 수 있다. 말이 쏟아질 때가 있다. 그런 때는 후회를 하게 된다. 정리되지 않은 말은 실속이 없기도 하고 상처를 주기도 하고 좋은 기회를 놓치게 되기도 한다. 어느 책에서 읽었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자존감이 높은 사람일수록 상대에게 관대하고 적절한 의사소통을 한다고 한다. 반대로 자존감이 낮은 사람일수록 대화 중 부적절한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대화 중 참지 못하고 무작정 감정을 쏟아내는 사람의 내면엔 낮은 자존감이 자리하고 있는 가능성이 높다.

대화를 하는데 빨려 드는 사람이 있다. 자꾸 내 속내를 털어놓게 되는 대화의 기술을 가진 상대가 있다. 그런 사람은 잘 들어준다. 공감을 해 주고 질문을 하며 인정을 한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렇게 생각하게 된 구체적인 계기가 있는지? 결정에 영향을 주게 된 기준은 무엇인지? 상대에게 관심을 보이는 질문을 한다. 나의 말을 끝까지 들은 후 내 생각과 다른 생각을 갖고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다르게 생각하는 이유를 전해준다. 그런 대화 상대에게는 마음의 빗장을 풀게 된다. 사람들은 마음이 열리는 사람에게만 속마음을 드러내 보인다. 어떤 이야기든 아는 척 평가하지 않고 성급히 결론짓지 않는 사람에게만 마음을 열게 된다. 관계란 편하게 생각해서 편해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내 말을 줄이고 상대의 말을 잘 들어 상대에게 공감과 관심을 보일 때 자연스럽게 편해진다. 그런 사람과 관계가 두터워진다.

감정 표현에 서투른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의 말에는 상대를 상처 내는 방망이가 숨어있기도 하다. 그 방망이가 나를 향해 휘두르는 방망이인지 말하는 자신의 감정에 휘둘려 표현하는 방망이인지 알아차릴 필요가 있다. 나를 향해 휘두르는 방망이가 아닌 것을 알게 되면 감정 표현이 서투른 사람이 던진 말에 상처를 받지 않을 수가 있다. 대화하는 상대의 감정을 알아차리면 대화의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을 수 있어 대화의 주제를 제자리로 돌리 수 있게 된다.

큰아이는 길고양이 구조에 관심이 많고 작은 아이는 친구들과 우애가 좋아 친구에게 관심이 많다. 오늘은 아이들에게 나의 마음이 후련하자고 문제 해결을 하는 '해결사' 역할을 하는 엄마보다는, 아이들이 마음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도록 더 깊은 마음을 들을 수 있는 '마법사' 가 되어야겠다. 문제 해결을 서두르게 되면 아이들의 진정한 느낌과 욕구를 놓치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대화를 서둘러 정리하지 말고 더 깊게 아이들의 마음을 들어주어 모녀 간의 신뢰의 울타리를 튼튼하게 다져야겠다. 아이들과 함께 할 시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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