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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9.09 15:35:20
  • 최종수정2020.09.09 15:35:20
2천600년전 그리스의 노예 출신 우화작가 이솝은 "뭉치면 서고,흩어지면 넘어진다(United we stand, divided we fall)"란 격언을 남겼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0월 27일 열린 '평양탈환환영 시민대회'에서 이승만 대통령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란 말로 국민의 단합을 호소했다.

위기에 처한 인간이 힘을 합치는 것은 본능이기도 하다.

일손이 많이 필요한 벼농사를 주로 지은 동양에서는 집단주의, 인력이 적게 드는 밀농사를 지은 서양에서는 개인주의가 발달했다.

하지만 수천 년 동안 주변 강대국들에게 시달림을 받아 온 우리나라에서는 광복 이후 지나치게 비대해진 집단들로 인한 폐해가 많았다.

최근에는 힘이 많이 약해졌다고 하지만, 이른바 '3대 마피아'라는 ××대학교우회·ㅇㅇ전우회·☆☆향우회 인맥은 대표적 사례다.

코로나19 확산의 비극도 기본적으로 사람이 모이는 데에서 출발한다.

다행히 필자와 가족·친지 중에서는 아직 코로나 환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는 평소 단체 생활을 즐겨하지 않는 개개인의 성향과도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충북 영동에서 태어난 필자는 '개천에서 용 났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크고 작은 향우회에서 회원으로 참가해 달라는 연락은 한 번도 받지 못했다.

30여년간 기자 생활을 해 오면서 갖고 있는 개인적 소신으로 인해 아직 종교는 갖고 있지 않다.

대학 시절에는 "40대 이후 정치를 해 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에 안청시 교수의 정치학개론을 들었다.

그러나 기자생활을 하면서 가까이에서 본 정치 현장에 실망을 많이 했다. 결국 대전의 한 구(區)에서 단체장으로 출마할 수 있는 기회는 가족회의를 거쳐 포기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 사태로 하마터면 2주간 자가격리(自家隔離)를 당할 뻔했다.

기자의 주요 출입처인 세종시청에서는 최근 기자 33명, 시장을 포함한 공무원 13명 등 46명이 한꺼번에 자가격리되는 불상사가 있었다.

세종과 대전의 주요 공공기관을 출입하는 한 60대 여기자가 대전에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게 발단이었다.

이 기자는 판정을 받기 사흘 전 열린 세종시장 주재 기자 브리핑에도 참석했다. 이로 인해 브리핑룸에서 그와 가까운 거리에 있던 다른 기자와 관계 공무원은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되면서 격리 대상자가 됐다.

세종시청 출입기자 수는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 중에서는 가장 많아 300명에 가깝다.

정부세종청사의 여러 기자실과 달리 평상시 전국에서 모여든 '어중이 떠중이'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기 있는 주제의 브리핑이 열리는 날엔 시장바닥처럼 혼잡스럽다.

기자도 몇 해 전까지는 여러 개의 출입기자 모임 중 메이저(주요) 기자단에서 활동했다.

하지만 '매주 2회 이상 기자실에 출석해야 한다'는 황당한 규정이 어이가 없어 스스로 탈퇴했다. 그 뒤로는 현장 브리핑에도 거의 참석하지 않는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언론자유는 매우 소중한 가치다.

그러나 행정수도를 지향하는 '세계적 스마트 도시'에서, 언론인들이 안 그래도 비좁은 시청사 공간을 차지하고 공급자 위주의 기사를 쏟아내다 보면 '방종'이 될 수 있다.

세종은 전국에서 가장 역동적인 신생도시이기 때문에 행정·부동산·교통 등 관련 기사에 대한 수요가 많다.

하지만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제목까지 똑같은 판박이식 관급 기사가 대부분이어서, 동료 기자로서 낯이 뜨거울 때가 적지 않다. 따라서 세종시청 출입기자 운영 방식은 이번 기회에 어떤 식으로든 개선돼야 한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 "뭉치면 죽고 흩어져야 사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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