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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3.19 16:32:11
  • 최종수정2020.03.19 16:32:11

한정호

충북대병원 내과교수

지난 지면에서 어느 동네의 사람들의 우측 복부의 길게 세로로 난 수술흉터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이 괴담같은 이야기는 실제로 20년이 넘도록 그 동네의사선생님이 맹장수술을 하는 길에 담낭절제수술을 하고, 담낭절제수술을 하는 길에 맹장수술을 한 덕에 생긴 수술흔적이었다. 만일 지금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면 형사처벌 대상이다. 도미노효과라고 다들 아실 것이다. 하나의 작은 행동이 연쇄적으로 일으키는 효과를 말하는데, 나비효과라고 하여 작은 행동이 엄청나게 큰 폭풍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확장된 표현도 있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맹장수술 후에 감염이나 수술 봉합부위가 벌어져서 복강 내에 농양이 차고 재수술을 하여도 사망하는 경우가 간혹 발생한다. 담낭절제수술도 마찬가지다. 병원에서 오랫 동안 많은 환자들을 수술하다보면 정말 상상도 못하는, 책에는 나오지는 않는 합병증이 발생하곤 한다. 환자의 체질은 제각각이고, 의사도 사람인데 아무리 눈 감고도 할 수 있는 수술이라고 해도 결과가 항상 같지는 않다. 필자도 위암이나 대장종양제거술을 매일 같이 하다보면, 1천명이나 2천명에 한명은 멀쩡히 집으로 퇴원한 환자가 몇일 뒤에 장천공이 되어 오는 경우를 본다. 이건 집도의의 잘못이라고 할 수도 없고, 환자 탓할 수도 없는 일이다. 세상일이 모두 누구 잘못이 있어야만 나쁜 결과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운이란 것이 그러하다. 자, 다시 필요 없는 수술에 대해 돌아보자. 의사는 선의로 환자의 배을 여는 길에 조금더 째고, 맹장이나 담낭을 떼었지만, 그 대부분의 환자는 평생 맹장염이나 담낭염이 안 생길 환자였으며, 그 수술로 인한 합병증으로 죽을 수도 있었다. 생명이 연관되어 있는 행위를 할 때는 꼭 필요한 것만 선별적으로 해야하며, 최소위험을 선택해야한다. 100일 된 아이를 데리고 아무리 좋다고 해도 해외여행을 다녀서는 안되며, 꼭 가야한다면 가장 안전하고 짧은 경로로 이동해야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어느 나라의 과학에 기반한 의학에서는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한 의료행위를 허가하고 있으며, 허가된 의료행위라고 하여도 반듯이 이 행위를 시행해야만 하는 이유가 명백히 있어야한다. 한국인 특유의 보약 문화 때문일까? '정력에 효과 없으면 말고, 먹어서 혹시 효과 있으면 좋고...'라는 보약이나 전통 중의약이나 한약을 보며 성장한 분들은 먹는 것 하나, 약 하나, 행위 하나가 꼭 필요하지 않으면 해서는 안되는 것을 도통 설명하여 이해시키기 어렵다. 그래서 하지 말라고 해도 6달마다 내시경 검사를 받겠다고 병원을 돌아다니시는 분들, CT를 부위별로 몇 달마다 이 병원 저 병원을 다니시는 분들이 많을 것일까· 그리고 이전 글에서 설명드린 남의 배를 여는 길에 장기 두 개를 적출하는 의사선생님이 명의 소리를 듣는 것은 아닐까·

세계사적으로 보면 과거나 현재나 이런 돌팔이들이 득세하고 권력자의 곁에서 성장해왔다. 하지만, 근대의 과학혁명 후에 조금씩 근거가 없는 치료법들은 퇴출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과학의 발전에 비하여 의학의 영역에서 유사의료행위(사이비의료)는 전통의학이란 가면을 쓰고 계속 존속해왔으며, 1980년대까지도 의사들 또한 스스로의 행위를 검증받지 않았다. 이를 전환시키는 큰 사건이 미국에서 2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 큰 사건을 다루는 영화가 바로 잭 니콜슨이 주연을 한 '뻐꾸기 둥지로 날아간 새'라는 고전영화이다. 젊은 세대들에게는 임창정의 노래가 먼저 떠오를 수 있겠다. 1970년대 유럽과 미국에서 정신과 환자들의 치료로 '전두엽 절제술'이 유행을 했다. 이태리에서 시작되어 프랑스를 거쳐 미국까지 코를 통하여 쇠꼬챙이를 앞 부위 뇌에 삽입하고 전두엽을 부셔서 제거하는 의료행위이다. 실제 이 시술을 받은 환자들은 공격성이 없어지고 순종적으로 변하여 주는 밥만 먹고 누우라면 눕고 앉으라면 앉는 순한 양이 되어버린다. 정신과 환자의 발작증상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 급속히 세계로 이 수술은 널리 퍼졌다. 당시 캐네디 대통령의 여동생도 이 수술을 받을 정도였다. 하지만 몇 년이 흐르자 발작은 없어졌지만, 인간으로서 감정도 욕구도 없는 환자들은 하루 종일 누워만 있어 욕창이 생길 지경이 되고 영양실조와 운동부족으로 젊은 나이에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 각국에서 전두엽 절제술을 받은 환자들을 추적관찰하게 되었고, 이 치료법의 효과를 추창한 논문들의 오류를 검정하고 공개하면서 이 시술은 전세계 각국에서 퇴출되었다. 우리 주변도 잘 살펴보자, 우리 부모님이 어떤 병의원이나 전통치료의 가면을 쓴 시술을 받고 있는지 잘 살펴보자. 꼭 필요한 시술이 아니면 그리고 정말 효과가 검증된 것이 확실하지 않은 모든 치료나 약은 대부분 거짓말이란 것을 명심하자. 무언가를 얻으려면 동등한 댓가가 필요하다는 화학에서의 등가교환의 법칙. 세상살이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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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