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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연

충북도립대 자치행정학과 교수

아침 출근길을 보면 수많은 아버지들이 졸린눈을 비비며 출근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그들은 분명히 피곤할 것이고, 분명히 힘든 수많은 일들에 어쩌면 지쳐있을 수도 있을 것인데 그들은 씩씩하게 발걸음을 옮기며 나아간다. 어릴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그들이 왜 그렇게 나아가야 하는지, 아니 나아가야만 하는지 알 것 같다. 아마도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며 나아가는 그들은 어깨에 사랑하는 아내와 사랑하는 아이들이 메어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아주 어릴적 나에게는 아버지가 우상이었던 적이 있었다. 무엇이든지 잘하셨고 항상 자신이 넘치는 모습이 참 멋있어 보였었다. 언젠가 내가 말썽을 부리던 무렵, 아버지의 자랑스럽던 모습들이 조금씩 조금씩 사라져 갔었다. 항상 무엇이든지 잘했던 모습과 당당하셨던 모습이 점점 어두워 보였고 고개숙인 남자로 변해갔었다. 너무나 바르고 올곧았던 당신이었기에 그런 모습이 더 보기 힘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아버지에게 무관심했기 때문에 그런 모습들을 더 보지 못했던 것일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다시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한 초등학교 홈페이지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보았었다. 선생님이셨던 아버지께서는 교장선생님이 되어 계셨고, 많은 사람의 중심에서 멋지고 당당하고 빛나는 모습으로 앉아계셨다. 어디를 가든지 무엇을 하든지 주위에는 사람들이 있었고, 항상 그 중심에 서서 당당하고 멋진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다시 아버지가 너무나 멋있어 보였고, 자랑스러워 졌다. 그리고 그 때 불연듯 깨달았다. 당신이 어두웠고 힘들었던 시기에는 바로 그 중심에 내가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내가 당신이 빛나고 당당했던 모습을 지치고 어둡게 만들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어두웠던 모습을 지금처럼 당당하기 위해 아버지께서 얼마나 많은 것을 포기하였을 것이며, 얼마나 많은 것에서 가슴아파했을지 생각되어지며 가슴이 미어져왔다. 너무나 늦었지만, 너무나 죄송하지만 이제는 당당하고 멋진 아버지처럼 저도 조금은 당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들이 되고 싶었고, 너무나도 부족하고 부족하지만 적어도 조금씩 나아지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렇다. 누군가의 아버지들은 그들 자신의 모습보다도 아내, 아들, 딸과 같은 가족에 의해 그들의 모습이 완성된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40년의 스승의 자리에서 물러나 정년퇴직을 하셨지만, 항상 아들의 삶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하시고 아들의 모습을 바라봐 주신다. 이제는 필자도 아내와 아들이 있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고 있지만, 아버지의 모습은, 특히 그 찬란했고 당당했던 모습은 적어도 필자의 뇌리에서 오랫동안 멋있고 자랑스런 아버지로 기억되어질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기억된 아버지의 모습은 나 자신이 내 아들에게 자랑스런 아버지의 상징이 될 것이고, 그 모습을 닮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다. 아버지라는 존재는 어떤면에서 보면 참 가슴아픈 존재이다. 젊을 때에는 바깥에서 가족을 위해 청춘과 열정을 바쳐 일하다가 나이가 들고 나서는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적어서 오히려 사랑받지 못한다고 한다. 가족을 위해 사회에서 자존심상하고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고 묵묵히 생활해 나가는 아버지를 한번쯤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오늘은 아버지께 전화라도 해서 무뚝뚝한 아버지와 잠시지만 통화해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들의 아버지들이 지금처럼 항상 밝고 곧고 당당한 모습으로 언제까지나 아들의 모습을 바라봐 주시기를 기대한다. 또한 항상 건강하시길 두 손 모아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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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