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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08.26 21:30:0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돌을 깨트려 생활용기로 쓰던 구석기 시대에는 농경문화가 없었다. 짐승을 사냥하고 열매를 따 먹는 구석기 채집경제에서 신석기 시대로 접어들며 한 곳에 정착하여 농사를 짓는 농경문화가 열렸는데 관련학계에서는 이를 ‘신석기 시대의 혁명’이라 부른다. 농경문화가 열리며 따비, 돌보습, 갈돌, 갈판, 빗살무늬토기 등 농사기구와 생활용기가 출현하였다. 이처럼 농업은 지구상에서 처음 등장한 산업이다.

청원군은 청원군 옥산면 소로리에서 출토된 1만3천 년 전의 볍씨에 착안하여 ‘청원 생명쌀’을 만들었고 경기도 고양시는 일산에서 출토된 5천 년 전의 볍씨를 응용하여 ‘석기시대 살’이라는 브랜드를 내놓았다. 쌀은 인류의 영원한 먹을거리다. 아무리 시공을 초월한다 해도 쌀을 먹지 않고는 인간은 생존할 수 없다. 석기시대나 철기시대나 정보화시대를 막론하고 쌀은 밀과 더불어 인간 존재의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다.

우리나라에 호미가 출현한 것은 신라 지증왕 때부터다. 철기시대가 열리며 호미, 낫, 보습 등 철제 농기구가 등장한다. 이천년 전부터 사용하던 철제 농기구는 유구한 세월을 대물림하여 오늘날에도 여전히 쓰이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에는 사적 제436호로 지정된 선농단(先農壇)이 있다. 농사짓는 법을 가르쳤다고 일컬어지는 고대 중국의 제왕 신농씨(神農氏)와 후직씨(后稷氏)에게 제사를 지내던 유적이다. 이 선농제의 풍습은 신라시대부터 시작되어 고려, 조선시대까지 이어졌다.

임금은 풍년을 기원하여 선농제를 올리고 소를 잡아 이곳에 모인 백성을 대접하였는데 이것이 오늘날 ‘설렁탕’ 또는 ‘설농탕’의 기원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임금은 선농단 남쪽 적전(籍田)에서 몸소 밭을 가는 친경(親耕)을 하며 농사를 장려하였다. 고을 마다 동쪽에는 성황당을 두고 서쪽에는 사직단을 두었는데 사직단은 국토의 주인인 사(社)와 오곡의 우두머리인 직(稷) 두 신위에게 제사를 올리던 곳이다.

서울의 사직동과 청주의 사직동 동명(洞名)은 여기서 유래된 것이다. 청주의 사직단은 사직동 충혼탑 옆에 있다. 사직단에서는 봄, 가을, 겨울에 제사를 지냈으며 가뭄이 심하면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 이런 까닭에 ‘사직’은 곧 국가를 지칭하는 말이 되었다. 조선 초기의 문신 정초(鄭招)와 변효문(卞孝文)은 권농서적인 농사직설(農事直說)을 편찬하였다. 종전 중국의 농사법에서 탈피하여 한국적인 농사법을 저술한 책이다. 이 책에는 직파법, 건답법, 묘종법(모내기)등이 실려 있다. 춘하경은 얕게 하고 추경은 깊게 하라는 영농기법도 엿보인다.

이처럼 이천년 동안 농업은 백성의 천하지대본으로 인식되어 왔다. 지난 60~70년대까지만 해도 농공병진이라는 기치아래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란 깃발이 논둑에서, 풍물 판에서 흔하게 나부꼈다. 조선시대의 직업관도 사농공상(士農工商)으로 농사일을 선비 다음으로 꼽았다.

한미 FTA 물결과 무역자유화 파고가 휩쓸고 간 농촌 들녘에는 더 이상 농자천하지대본이라는 깃발이 나부끼지 않는다. 사농공상의 순위도 정보화 시대로 접어들며 상공사농(商工士農)순위로 자리바꿈을 한 것 같다. 농사를 지어봤자 치솟는 비료 값, 농약 값, 사료 값, 농자재 값을 빼고 나면 뼈품도 안 나온다. 소, 돼지를 키워봐야 사료 값을 제하고 나면 오히려 마이너스다.

해마다 휴경농지가 늘어가고 농업인구가 줄어든다. 공산품 수출의존도가 높아지며 농사를 짓는 것보다 외국서 사다 먹는 것이 훨씬 경제적인 탈농업 시대를 맞고 있다.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녹색혁명이 일던 70년대의 100%에서 25%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쌀 자급률은 98.3%에 이르지만 보리 쌀 자급률은 45.9%, 밀 0.1%, 옥수수 0.9%, 두류 6.4%에 머물고 있다. 이 수치로 보면 식량의 해외 의존도가 무척 높다. 당장은 아무 상관없으나 기후변화 및 어떤 정치적 함수 관계로 농산물의 수입이 중단된다면 그 파장은 석유 값 파동에 비할 바가 아니다. 석유는 쓰지 않아도 견딜 수 있으나 밥은 먹지 않으면 죽고 만다.

그래서 나온 것이 식량안보요, 식량주권이다. 아무리 정보화 시대라고는 하지만 최소한 우리가 먹을 식량은 자급자족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중국은 연 40조원을 농촌에 투자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농업은 날이 갈수록 천덕꾸러기가 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숭상해온 농업에 대한 관념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농업은 생산력이 낮은 1차 산업이 아니라 우리의 목숨을 부지해 주는 경건한 산업이다. 언젠가는 농업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될 것이다. 그날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절대농지의 확보, 자급자족 기능의 확충 등 농업을 둘러싼 요소들을 점검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빈틈없는 영농시스템을 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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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