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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상업주의'라는 독특한 이론을 주장하다

처형된 실학자 충주 유수원

  • 웹출고시간2015.09.01 14:31:24
  • 최종수정2015.09.01 19:09:54

조혁연 대기자

[충북일보] 한국의 자본주의가 언제 시작되었는가라는 물음은 지금도 논쟁이 되고 있다.

일부 사학자는 구한말에 자본주의 맹아(싹)가 움트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이른바 자본주의 맹아론내지 자본주의 내적 발전론이다. 반면 뉴라이트 계열의 학자군은 일제가 자본주의를 이식했다고 보고 있다. 식민지 근대화론이다.

그러나 충주목 출신이면서 단양군수를 지낸 유수원의 《우서》(迂書) 일고나면, 적어도 구한말의 한반도에서 자본주의의 '새순'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유수원은 점포 자본주의라는 매우 독특한 이론을 주장했다.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점포를 육성·지원해야 한다는 것이 이 주장의 골자이다.

그는 《우서》에서 '마판자(馬販子)와 배부상(背負商)들이 하루가 다하도록 분주히 다녀도 별로 팔지 못하고, 서울 입전(立廛)의 상인들이 눈이 빠지도록 손님을 기다려도 팔을 내젓고 지나가는 사람이 10이면 8~9나 되니, 이로써 보아 비록 공상(工商)을 성행시키고자 해도 그것이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우서 제1권)라고 자문했다.

인용문의 마판자는 말짐장수, 배부상은 등짐장수를 의미하고 있다. 그는 영세 규모로는 상업을 번창시킬 수 없다고 봤다. 나아가 그는 점사(점포)가 있어야 교역이 활발해진다고 생각했고, 점포상인을 대상(大商)으로 표현했다.

'무릇 점포라고 하는 것은 반드시 대상(大商)이 있어서 자본(資本)을 많이 내어 점포를 크게 차려야만 물화가 다투어 몰려들어 비로소 번성할 수 있는 것이다. (…) 모든 것이 구비되고 물건들이 신선하여야만 교역(交易)의 길이 비로소 번성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나라에 이같은 점포가 있는 곳이 몇이나 되는가.'-<우서 제1권>

반면 유수원은 마판자, 배부상 등의 표현에서 보듯 '假家 小賣買', 즉 소상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이론을 전개하였다. 이는 현대 자본주의 이론과는 꽤나 거리가 있는 인식있다.

육의전 터 표지석

유수원의 이같은 시각에는 국가 재정관에서 비롯됐다. 그는 국가재정 수입을 늘리려면 대상인과 대자본, 즉 시전(육의전)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반면 마판자, 배부상 등의 부류는 세금을 낼 능력이 없는 무세자(無稅者)로 인식했다.

유수원은 이같은 의식 선상에서 영세상인 난전(亂廛)을 극력 금압해야 한다고 《우서》에 서술했다. 역시 국가 재정관에서 출발하고 있다. 그는 국가 관리하에 있는 시전(市廛)의 독점매매권을 정부가 보장함으로써 정부의 세수입을 높일 수 있어다 생각했다.

그렇다고 유수원이 영세상인의 완전 말살을 주장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상하(上下) 관계의 수직적 공존을 주장했다. 이때의 상은 관영상점인 시전, 하는 영세상인을 의미하고 있다.

'대저 적은 것이 큰 것에 통솔되고, 가난한 사람이 부자에게 사역(使役)되는 것은 사리에 맞는 일인데, 우리나라의 상판(商販)은 제모양을 이루지 못하여 부자가 가난한 사람을 사역할 줄을 모르고 있다. 그리하여 가난한 사람이 스스로 매매를 행하고 있으니, 부자의 이익이 넓지 못하게 되고, 가난한 사람은 번번이 본전까지 잃게 된다.'- <우서 제8권>

불우한 이 천재는 끝내 점포 상업주의가 정책으로 실행되는 것을 보지 못했다. 불우는 시대를 잘못 만났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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