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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8.04 15:03:50
  • 최종수정2015.08.04 15:03:50

조혁연 대기자

[충북일보] 무신란(영조 4년·1728)은 일단락 됐으나 여진은 계속 됐다. 영조 31년(1755) 전라도 나주에서 괘서사건이 발생했다. 그해 1월 20일 나주객사 망화루(望華樓)의 동쪽 두번째 기둥에 흉서가 내걸렸다.

괘서에는 "백성들은 곤궁한데 더욱 침학을 당하고 있으니 구제하고자 한다. 군사를 움직일 것이니 백성들은 놀라지 말라"는 내용이 익명으로 적혀 있었다.

그러나 전라감영은 윤지(尹志·1688∼1755)라는 인물을 괘서의 범인으로 자연스레 지목했다. 마을 사람들이 윤지의 짓이라고 수군거렸고, 가노(家奴)들 또한 자기 상전의 짓이라고 진술했다.

'무신란(청주 이인좌난)은 육지에서 경솔하게 시작했기 때문에 마침내 성공하지 못했다'라는 표현이 보인다.

윤지는 소론의 가문으로 낙인찍혀 제주에서 10년, 나주에서 20년 등 당시 30년 가까이 유배생활을 하던 인물이었다. 소론의 영수였던 그의 부친 윤취상(就商·?-1725)은 영조가 즉위하면서 김일경 당여(무리)로 지목돼 국문을 받고 처형됐다,

그는 유배생활이 길어지자 점술사 정수헌(丁壽憲)이라는 인물을 가까이 하면서 유배에서 풀려나는 시기를 예상해 보는 점을 자주 쳤다. 《추안급국안》이라는 당시 수사 기록에 의하면, 술사 정수헌은 윤지가 '田'자를 고르자 "'口' 자가 '十'자를 머금고 있으니 10년 동안 헛되이 보낼 것이고, 좌우가 막혀 나라님도 구해줄 수 없으니 풀려나기 힘들 것이다"라고 풀이했다.

아울러 田자를 파자해 "머리를 내밀 곳이 없음으로 돌아갈 생각을 끊어야 하고, 물고기의 머리와 꼬리가 잘린 꼴이기 그물에 걸릴까 두렵다(魚節首尾恐亡於羅)"라고도 해석했다. 윤지에게는 하나같이 절망적인 점괘였지만, 기막히게 들어맞는 말이었다.

윤지는 이같은 심리 상태에서 괘서사건을 벌인 것으로 판단된다. 그는 △괘서를 내걸어 인심을 술렁이게 하면 나주에서 큰 일이 일어나고 △세상은 흉흉해 질 것이며 △그러면 병란이 일어나 지방 유배인이 풀려날 것으로 생각했다.

《추안급국안》의 이만강 진술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윤지는 무신란을 다시 일으키고 싶어했으며, 다만 무신란이 육지에서 실패했음으로 이번에는 바다를 근거로 삼아햐 한다고 생각했다. 실록에도 같은 내용이 실려 있다.

"윤지가 말하기를, '무신년의 경우는 경솔하게 육지에서 출발하였기 때문에 일이 마침내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섬을 근거지로 삼는 것만 못하다.'고 하기에, 신이 대답하기를, '식량이 없는 것은 어떻게 하려는가' 하였더니, 윤지가 말하기를, '먼저 탐라(眈羅)의 연해를 점거하여 출몰하면서 세선(稅船)을 약탈하고 이어서 진도로부터 곧바로 강화에 닿는다면 일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고 하였습니다."-<영조실록 31년 3월 10일자>

그러나 윤지는 처형되지 않고 심문 중 경폐(徑斃)됐다. 경폐는 혐의자가 형을 집행하기 전에 죽거나 또는 아직 형을 결정하기 전에 죽는 것을 일컫는다. 나주 괘서사건을 정리한 후 이를 기념하기 위한 토역과(討逆科)가 치러졌다.

그런데 영조가 친림하여 치른 토역과에서 영조와 조정을 비난하는 시권(試券), 그리고 과제( 科題)와 이름이 쓰여있지 않은 상변서(上變書)가 제출되면서 다시 한 번 조정이 발칵 뒤집혔다. 시권은 과거 답안지, 그리고 상변서는 역모를 의미하는 글을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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