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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07.08 20:52:4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40~50대 이상 청주 시민이라면 누구나 한국도자기에 대한 아련한 향수를 갖고 있다. 물론 외형적 매출액에 있어서 한국 도자기를 능가하는 대기업이 청주공단에 입주해 있는 터이지만 청주 시민들이 한국도자기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는 것은 청주를 모태로 성장한 토종기업인데다 지역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한 점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창업주인 고 김종호 회장과 동수(東洙) 은수(恩洙) 성수(聖洙) 아들 3형제는 기독교 신앙으로 똘똘 뭉쳐 숱한 난관을 극복했고 형제간에 우애가 두터워 기업경영을 둘러싸고 ‘싸웠다’는 소리를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한국도자기는 빚 없는 경영, 어음을 쓰지 않고 현금으로 결재하는 경영으로 타 기업 경영의 모범 답안이 되어왔다.

청주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한 김종호 회장은 청주서문교회의 장로로 신앙을 바탕으로 기업의 불모지 청주에서 세계적인 기업, 한국도자기의 신화를 싹 틔운 장본인이다. 6·25동란에 그릇 장사를 하며 노하우를 익힌 김회장은 우암동 청주대 교문 옆에 있던 충북 유일의 사기공장 ‘충북제도사’를 인수하여 도자기 산업의 토대를 쌓았다.

그런데 6·25이후 그릇 시장에 일대 변화가 있었다. 식기는 도자기에서 새로 나온 알루미늄과 플라스틱 그릇의 공세를 이기지 못해 도태될 위기에 빠졌었다. 재무구조는 악화되었고 김회장은 이자 막기에 급급하였다. 4·19의 회오리, 5·16의 변혁 속에서 방향감각을 잃었던 한국도자기는 5·16 후 국가기간산업체로 선정이 되면서부터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김 회장이 청주상의 최장을 맡은 후 기업은 맏아들인 김동수 씨가 맡아 경영하였다. 빚은 많았지만 신용하나는 확실하다는 소리를 들으며 창업 2세들은 승업(承業)의 가도를 내달렸다. 마침 이당시 청주서문교회 헌당식이 있었는데 창업 1~2세는 발 벗고 나서 이를 도왔다. 한국도자기는 빗물 새는 판자 집이었음에도 교회를 세우는데 몸과 마음을 다했다. 이에 감동한 동양선교회 엠마길보른 선교사가 한국도자기에 2만 달러(당시 한화 1천2백만 원 상당)를 쾌척하였고 한국도자기는 이를 발판으로 도자기 업계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김동수씨는 도자기 산업의 선진국인 영국을 오가며 새로운 장비를 도입했고 새기술을 익혔다.

당시‘황실 장미 세트’는 워커힐 등에 납품 되었고 고급화를 추구한 ‘황실 장미 홈 세트’는 TV 광고를 타며 기어이 대박을 터트렸다. 도자기 업계의 선두주자로 부상한 한국도자기는 해외시장에 뛰어들며 10만 달러의 수출을 기록했다.

후발 주자들이 ‘황실 장미 홈 세트’를 따라오는 동안 한국도자기는 젖소 뼈를 태운 가루를 섞은 명품‘본 차이나’를 생산하였다. 본 차이나는 가볍고 단단할 뿐 아니라 손가락으로 그릇을 튕기면 ‘쨍’하는 맑은 소리가 난다. 영부인 육영수 여사는 김동수 회장을 청와대로 불러 국빈대접을 위한 본 차이나 생산을 의뢰했고 이때부터 청와대 식기 납품은 한국도자기가 도맡아 했다. 신앙과 신념과 신의가 빚어낸 경사였다.

한국 도자기는 기업 활동에만 머문 게 아니라 지역발전과 지역문화를 견인하였다. 김은수씨는 일찍이 충북예총 회장과 JC 회장을 맡으며 지역문화 및 기업발전을 주도하였다. 충북예총이 어렵던 시절, 운영자금의 거의가 김은수씨의 호주머니에서 나왔다. 청주지역의 가난한 예술인들이 한국도자기를 찾아가면 하다못해 ‘쪽 광고’라도 해주었고 도자기 선물세트를 들려줬다.

김은수씨는 ‘청주의 신사’로 통했다.

지역을 위해 쓰임새도 컸고, 하다못해 양복 한 벌을 맞추더라도 선불을 지급했다. 당시 이 지역의 문화예술인들 치고 한국도자기의 신세를 지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김성수 회장도 형에 못지않은, 통 크고 정직한 기업인이다. 끊임없는 연구로 ‘본 차이나’ 개발을 성공시켜 도자기 이미지와 시장 판도를 물갈이 하였다. 두주불사(斗酒不辭)에다 유창한 영어실력은 한국도자기가 세계로 뻗어나가는데 일조를 하였다. 지역사회와 이처럼 일체를 이룬 덕에 청주사람들은 한국도자기를 사랑했고 한국도자기는 청주사람들을 사랑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3세가 경영을 맡았다. 아직 젊고 경험이 적다보니 지역사회와의 관계 설정에도 익숙하지 않은듯 하다. 지역문화를 각별히 보듬던 지난날의 모습은 쉽게 찾아 볼 수 없다.

나름대로 새로운 경영 노하우는 있겠지만 지역사회와 스킨십은 눈에 띄게 둔화되었다. 이런 마당에 경영 3세는 최근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제조업은 모름지기 제품을 통해 승부를 보는 것이지 주가조작으로 거액을 챙기는 것은 현행법에 저촉될 뿐만 아니라 기업의 도덕성에도 흠집을 낸다. 거센 파도를 헤치고 도자기업계에 우뚝 선한국도 자기의 신화가 깨져서야 되겠는가.이래서 승업이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 도자기는 이 난관을 극복하고 창업이념을 되새기며 세계속의 기업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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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