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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으로 회귀해 일군 산삼세상 - 보은 천지해 산삼농장

정치에 환멸 느껴 칩거하던 중 산삼 접해
1년동안 씨앗 심을 산 찾아 보은에 정착
200년 파종…'15년산 산양삼' 첫 출하 결실

  • 웹출고시간2015.04.16 19:17:59
  • 최종수정2015.04.16 19:17:59
[충북일보] "정치도 결국 삶이다. 내가 선택한 삶이었지만, 환멸을 느꼈다. 그래서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렇게 찾은 것이 산삼재배였다."

젊은 시절, 정치에 모든 것을 걸었던 천지해 산삼농장 김락홍(56)대표가 환멸을 느끼고 칩거할 때,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힘은 어머니의 품 같은 자연이었다. 인삼도 제대로 몰랐던 그가 '산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우연히 TV에 나온 심마니들의 삶을 만나면서였다. 그들이 직접 산삼씨앗을 깊은 산중에 뿌려 재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직접 산삼을 키울 결심을 했다.

"뭐,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다. 전문적으로 산삼을 재배하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하나, 둘 알게 됐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산삼씨앗을 심을 산(山)이었다."

산삼이 잘 자라는 조건은 통풍이 좋고 햇빛이 산란되어 부서지는 곳이 좋다.

겨우내 눈이 쌓여 있는 곳은 봄에 습기가 많아 산삼이 뿌리를 내리기에 좋다. 특히 동북향이나 서북향으로 10~20도의 경사지면 최적지로 친다. 부식질이 많고 배수가 좋아야 하며 활엽수와 침엽수의 혼효림으로 하층식생이 무성하지 않은 곳이어야 한다. 산삼이 자라기 좋은 환경을 찾아 그는 고향 보은을 중심으로 속리산 자락 곳곳을 누볐다. 산을 오르지 않는 날은 좋은 산삼씨앗을 구하기 위해 전국에 수소문했다.

1년 동안 찾아 헤매다 마침내 최적의 산삼재배지를 찾았다.

산삼처럼 눈에 잘 띄지 않는 깊은 속리산 자락이었다. 그는 망설임 없이 남은 재산을 모두 털어 3만평의 산을 매입했다. 2천년 봄이었다.

"그 산을 만나는 순간, 산삼을 발견한 것 이상으로 행복했다. '평생 이곳에서 보내도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인내하며 기다리면 되는 삶이었다. 매년 15년 동안 산삼씨앗을 뿌렸다. 15년 후에 건강하고 좋은 산양산삼을 출시할 마음으로 준비했다. 내년이면 15년산 산양산삼이 매년 출하될 것이다."

무려 15년을 기다렸다. 내년이면 15년산 산양산삼의 첫 출하를 앞두고 있다.

산 정상에서 바라보니 산삼농장은 속리산 정기가 그대로 모아진 듯 청정하면서도 기세가 살아있었다. 웅혼한 기운을 머금고 계곡 중턱에 산삼들이 자라고 있었다. 김 대표가 호미로 살살 파헤치자 아기속살 같은 하얀 꽃대가 오르고 있었다. 신기했다. 15년 동안, 모진 겨울을 이겨낸 흔적은 뇌두에 하나씩 훈장처럼 쌓여져 자신의 연수를 정확하게 표시해주고 있었다.

막 꽃대가 오르는 어린 산삼 모습.

김 대표는 "산삼은 싹이 나올 때 꽃대가 함께 나오는 현화식물이다. 꽃은 순백색으로 6월초에 아주 작게 피며 바람이나 작은 곤충에 의하여 수정된다."며 "수정된 꽃은 서서히 열매 형태로 변하며 처음에는 연두색의 작은 형태에서 3~4mm 정도로 성장하고 점차 붉은색으로 물들어 간다. 그때가 가장 예쁘다"라고 말한다.

7월 하순경이면 이미 씨는 익어 붉은 색이 되며 8월 하순에는 더욱 진해지며 이를 본 새들이 열매를 먹고 딱딱한 씨를 소화하지 못하고 배설하게 되는데 그 배설장소가 산삼의 생육에 적합한 곳이면 2년 후 개갑(표피를 가르고 싹이 나오는 과정)을 통하여 싹이 나오는 것이다. 숙과 된 열매가 저절로 떨어져 싹이 나고 성장하면 가족 삼의 형태가 된다. 가족 삼이란 1대삼에서 떨어진 씨가 다시 싹을 틔우고 그 싹이 성장하여 다시 싹을 틔우며 함께 성장하는 형태이다.

작은 원두막에서 바라보는 산양산삼농장을 바라보니, 저절로 충만해지는 느낌이었다. 아직 보이지는 않았지만, 붉은 열매를 매달고 4~5개의 줄기를 하늘로 뻗어 있는 산삼의 모습을 상상하니 묘한 감흥이 밀려왔다. '만약 저 모습을 깊은 골짜기에서 발견했더라면……' 그 감격은 말로 형용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 산삼들이 빼곡히 줄지어 늘어서 있는 광경이라니.

산양산삼 밭

이곳 산양산삼과 인삼과 다른 점은 절대로 농약을 하지 않은 청정한 산속에서 자라고 있다는 사실이다. 산양산삼이라고 하지만, 오래 묵으면 자연산 산삼과 다를 바가 없다. 천연의 산속에서 자연이 준 양분만을 섭취하며 끈질긴 생명력을 품에 고이 간직한 삼인 까닭이다.

"산삼 중 최상품의 산삼은 천종이라고 한다. 본래 산에서 자연적으로 자생한 원종이 그 대를 이어 가며 자라는 품종이다. 고산지대에서 자라므로 성장속도가 매우 느리고 삼대가 짧고 잎은 거의 반투명하고 작다. 보통 천종산삼의 경우 50년 이상 된 것을 말한다. 줄기가 3~4구에서 많이 나온다."

천종산삼은 심마니도 평생에 한번 캐기가 어려울 정도로 귀하다. 이곳 토양은 배수가 비교적 잘되는 마사토가 밑에 깔려있고 그 위에는 푹신하게 비옥한 부엽토로 덮여 있으니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천종산삼 다음으로는 지종산삼을 친다.

지종산삼(地種山蔘)은 천종산삼의 씨를 새가 먹고 인근 낮은 산으로 이동하여 자란 산삼이다. 흔히 인삼의 씨가 떨어져 수대에 걸쳐 다시금 원래의 산삼모습으로 돌아가는 산삼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한 인종은 사람이 산삼의 씨앗을 산에 뿌려 자라는 것을 말한다. 지금 이곳에서 싹을 띄우고 있는 산삼이 '산양산삼'인 것이다.

천지해 산삼농장 김락홍(56)대표는 "우리나라 산삼의 특징은 뇌두가 치밀하고 약통이 작다. 또한 잔뿌리는 가늘고 힘차게 뻗어 자란다. 가락지(횡취)는 토양에 따라 형태가 매우 다양하지만 대체로 미약하다"며 "내년부터 15년생 산양산삼을 단계적으로 출시할 것이다. 앞으로 50년 이상 세월이 흐르면 그대로 산의 정기를 머금은 천종 버금가는 산양산삼이 탄생할 것이다. "라고 말한다.

/ 윤기윤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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