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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12.23 14:49:00
  • 최종수정2014.12.23 14:48:58

김지연

청주중앙여자고등학교 교사

에드가 앨런 포의 소설 '도둑 맞은 편지'에는 홀짝 맞추기를 아주 잘하는 꼬마가 등장한다. 이 꼬마의 비법을 들어보자.

"나는 어떤 사람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으면, 그 사람의 표정과 최대한 똑같은 표정을 지어 봐요. 그러면서 그 표정에 맞게 내 정신이나 마음에 어떤 생각이나 감정이 떠오르는지 느껴 보지요."

비법은 상대방의 표정을 흉내 내어 그의 마음을 읽어내는 것이다. 일단 도덕성을 한쪽에 제쳐 두고, 이 꼬마의 공감 능력이 참으로 기특하고 또 유용하다.

수업을 잘하는 교사, 수업을 잘 받는 학생에게는 몇 가지씩의 능력이나 습관이 있을 것이다. 교사의 머릿속에는 모든 교과서와 참고서가 빼곡히 들어있을 것이고, 독서와 경험을 통해 얻은 다양한 수업 매뉴얼이 몸에 배어 있을 것이다. 집중력, 암기력, 게다가 창의력마저 겸비한 팔방미인 우리 학생들은 다년간의 경험과 풍부한 정보에서 나온 과목별, 유형별 선생님 분석까지도 완벽하게 숙지하고 있을 터이다. 그러나 이게 다가 아니다. 나는 수업을 잘하는 교사, 수업을 잘 받는 학생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공감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타인을 모방하여 타인과 똑같이 느낀 소설 속의 꼬마처럼 말이다. 꼬마의 영리함이 성공적인 수업의 힌트가 될 것이다.

공감을 자극하는 수업은 힘이 세다. 그렇다면 교사는 어떻게 수업을 하는 것이 좋을까· 나는 종종 수업이 식물 같다는 생각을 한다. 꽃이 잘 피려면 햇빛과 물도 필요하지만, 식물을 자극하는 긍정적인 대화도 필요하다. "예쁘다, 예쁘다."라는 말에 식물은 더 예뻐지려고 반짝거린다. 수업시간, 공감 능력이 있는 교사라면 그는 먼저 학생들을 예뻐하고 그만큼 존중할 것이다. 학생의 표정, 눈빛, 손동작을 보면서, 부끄러우면서도 잘하고 싶은 어린 아이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학생의 실수에 대해, "그럴 줄 알았어!"라고 말하지 않고, "그럴 수 있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실패에 대한 교사의 긍정적인 피드백은 아이를 반짝이게 할 것이지만, 그 반대라면 시들게 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교사인 내가 학생이었던 때로 돌아가 보자. 나는 좋아하는 선생님 수업은 점수가 잘 나오고 싫어하는 선생님 수업은 점수가 잘 나오지 않는, 참 까칠한 학생이었다. 돌이켜 보면 수업을 대하는 나의 정서의 차이였다. 어떤 교과가 별로였는데 선생님에 끌려서 그 교과를 좋아하게 되는 일이 많았다. 선생님의 표정, 눈빛, 손동작을 다 꿰고 있으니 선생님의 말씀이 저절로 머릿속에 저장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나는 비록 널뛰기이긴 했지만, 맘만 먹으면 공감 능력이 최고였던 학생이었다. 만약 내 아이가 지금 선생님과 갈등 중에 있다면, 선생님과 공감하라고 말하는 것이 부모가 할 수 있는 정답이다. 만약 내 학생이 나를 상대로 감정의 싸움을 하고 있다면, 그 학생과 공감하는 것이 교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수업시간에 학생들은 '네!'라는 말을 잘한다. 아니까 '네!', 몰라도 '네!', 책에 있으니까 '네!', 학원에서 물어보면 되니까 '네!', 밥 빨리 먹으러 가야 하니까 '네!', 교사들은 이 말에 속는 때가 많다. 좋은 수업이라면, '네!'가 아니라 '아하!'가 감탄사로 나와야 한다. 그것의 시작은 공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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