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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12.03 17:40:55
  • 최종수정2014.12.03 17:40:55

정관영

공학박사/아름다운학교운동충북본부 상임대표

옷깃을 여미게 하는 쌀쌀한 겨울날씨인데도 증평관내 형석중학교 교정에서는 학생들의 열정과 진지함, 웃음소리가 메아리쳤다.

그동안 학교수업에서 잠시 떠나 바뀐 분위기에서 공부를 했기 때문이다. 시 ·공간의 작은 변화만 있어도 학생들의 반응은 벅참과 감동으로 가득했다. '너의 인생은 몇 시를 가리키고 있니· 100세를 24시간으로 놓고 본다면 중학교는 몇 시에 해당할까· 지금의 학교성적이나 나의 모습이 내 인생의 전부일까· 자신만의 삶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대한 계획을 만들어 본다. 더불어 행복한 삶에 대한 지혜를 탐구하고 훌륭한 인성을 바탕으로 한 전인격적인 삶에 대한 통찰력을 높인다.'는 화두를 시작으로 '학생의 공부 열정 키우기 체험학습'이 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호기심 많은 중학생들을 향해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그 때 보이는 것은 그 전과 다르다. 나를 사랑하기, 진짜 나의 모습은 무엇일까· 라는 주제를 학생들에게 던졌다. 건강과 학업에 영향을 주는 음주, 흡연 예방 및 극복하기, 재미있는 아이디어 발상법과 관찰방법, 미리 준비하여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자는 진로코치 학습동기에 대한 열띤 강좌에는 학생들의 귀가 쫑긋했다. 넓은 세계로 나를 이끄는 진리탐구와 미래, 합리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약자를 돕는 법률가의 법률가가 되기까지의 삶을 얘기하며 모의법정을 체험할 때는 진지하기까지 한 학생들의 모습에서 밝은 모습을 보는 듯 했다. 더욱이 아름다운건축물을 소개하며 실제 건축현장 이야기와 함께 건축가가 되기까지 필자의 삶을 토로할 때는 한 마음으로 동화된 듯 풋풋함이 묻어난다.

체험일정 마지막 날에는 빗방울이 섞인 첫눈이 세차게 내린다. 학생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좋아라한다. 봉명고등학교와 충청대학교를 방문하여 앞으로의 고등학교와 대학교 생활에 대해 미리 알아보는 현장체험의 시간을 가졌다. 다양한 학과를 체험하고, 선배 멘토들이 학교 안내와경험담, 비전을 들려줄 때 경청하는 자세가 아름다웠다.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과 효율적인 공부법,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스스로 찾아내 실천을 다짐하는 모습 또한 역력하다. 학생들은 너 나할 것 없이 공부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내고 학습의욕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막연하게 꿈꾸고 있던 자신의 미래에 대해 구체적이고 명확한 계획을 세워 준비하게 되었다는 학생들의 소감을 얘기할 때는 가슴속 깊이 저며 오는 뿌듯함을 감내키 어려웠다.

학생들의 호기심(curiosity)은 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멋진 덕목 가운데 하나이다. 그것은 실용적인 면에서 커다란 기쁨과 성공을 가져다 줄 뿐만 아니라 일상의 삶을 충만케 해준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자기계발이나 자기혁신 역시 호기심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성인의 경우 호기심의 정도는 사람마다 큰 차이를 보인다. 세월과 함께 더 이상 주변의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서 관심을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들은 정해진 궤도에 따라 돌고 도는 순환 기차처럼 어제 한 일을 오늘도 반복하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이 되어갈 뿐이다. 호기심이 없으면 질적인 삶의 학습도 이루어질 수 없다.

요즘 성인에게 당신은 지금까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왔느냐고 묻거나, 중 3학생에게 너희들의 꿈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분은 대답을 못할 것이다. 심지어 고등학교 3학년생들에게 너희들의 장래 진로가 무엇이냐고 물어도 얘기할 줄 아는 아이는 열에 두세 명 정도이다. 아이들은 이런 꿈과 진로에 대해 차분히 생각하거나 찾아볼 여유가 없을 뿐 아니라 선생님과 부모님들도 더 이상 묻지 않아온 게 사실이다. 오로지 교과 성적의 산물인 입시성적과 내신 등급으로 명문대학과 학과를 고를 수 있으니 말이다. 지금도 아이들은 학교 아닌 학원에서 입시를 위해 매달리고 있고, 명문사설학원과 학교가 몰려있는 강남학군을 선호하는 실정이고 보면 공교육이 자리 잡기란 아직도 요원하다는 생각이 든다.

일찍부터 자기의 진로를 정하고 이를 계발하는 계획을 세워 경험을 축적하는 일은 교육의 중심을 학교에서 이뤄야 하는 견지에서 보면 아주 잘 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교육을 바로 세우기 위해 국가와 대학, 기업은 먼저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학생과 학부모에게 동참을 유도해야 한다.

지금보다 청소년들이 미래에 대한 안목을 더 넓히고, 진로교육에 일찍부터 다갈 때 학교의 공교육은 그만큼 확고해진다고 믿는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듣기'에 능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자신의 의사를 먼저 표현하려 들기보다는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알았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정성스레 듣고, 한두 마디의 말을 건네는 것으로 대화를 마치면서 그의 '이성'을 이끌어 냈다.

교육은 이와 같다. 교육은 부모나 선생님이 아이의 진로를 결정하거나 아이의 결정 과정 속에 함부로 개입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오랜 시간 끊임없이 아이를 관찰한 후 아이가 원하는 것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일만이 최선의 길이 아닌가.

'학생의 공부 열정 키우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이 평소에 학교생활에서 접하지 못한 직업인을 만나고, 진로설계에 도움이 되는 강의를 들으면서 눈빛이 달라졌음을 본다.

모쪼록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향해 당당하고, 자랑스럽게 미래를 개척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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