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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9.04 16:57:41
  • 최종수정2014.09.04 16:57:41

조혁연 대기자

조선후기 문인이자 미술평론가인 이하곤(李夏坤·1677∼1724)은 우리고장 진천군 초평면 용정리 양촌마을에 사설 도서관의 일종인 완위각(宛委閣)건립하고 엄청난 양의 책을 보관했다.

완위각은 달리 만권(萬券)의 책을 소장하고 있다는 뜻에서 '만권루'라고 부른 것은 이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완위각에는 이하곤이 수집한 당시 고서화류도 많이 보관돼 있었다.

따라서 완위각은 서적을 단순히 수집하고 장서한 것이 아니라 당시 선비들의 문화적 공간이었다. 특히 강화학파로 불리는 소론계 인사들이 많이 찾았다

조선시대 사대부들은 건물 이름을 짓는데 적지 않은 정성을 쏟았다. 자신의 철학, 아니면 중국 고사에 관련해 작명하는 경우가 많았다. 완위각은 후자의 경우에 속한다. 그것도 bc 2천년 무렵의 중국 하왕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사는 아니지만 중국 사서 중의 하나로 '오월춘추'(吳越春秋)가 있다. 이 사서에 따르면 하우씨(우임금 지칭)는 자주 찾아오는 홍수를 어떻게 다스릴까 고민을 하다 황제중경이 지은 책을 보게 됐다. 이 책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쓰여 있었다.

하왕조의 시조인 우임금의 능(사진)은 완위산에 위치한다.

'구의산(九疑山) 동남에 하늘기둥처럼 완위산(宛委山)이 있는데 적제(赤帝)는 그 산 위의 궁궐에 살고 있다. 그 산의 정상에는 책 한 권이 있는데 무늬는 보옥으로 받침하고 넓고 두터운 돌로 뚜껑을 덮어 놓았다. 그 책은 금간(金簡)에다 글자는 푸른색 문자로 써서 흰색 은(銀)으로 끈을 만들어 놓았으며, 옥(玉) 문자들을 모두 금간 위에 볼록하게 붙여져 있다.'-<오월춘추>

언뜻봐도 굉장히 화려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인용문 중 금간은 금색 책갈피를 일컫는다. 다시 이런 내용이 이어진다.

'이에 우가 동으로 가서 형산(衡山)에 올라 백마를 죽여 그 피로 산신에게 정성들여 제사를 지냈으나 그 책을 찾지 못하였다. 그래서 우는 산꼭대기로 올라가 하늘을 향해 슬피 부르짖었다. 그때 갑작기 졸음이 쏟아져 잠에 빠져들었는데, 꿈속에서 붉은 비단에 수를 놓은 옷을 입은 남자가 나타나서 말했다. "우리 산의 신서를 얻으려거든 황제바위 아래에서 석달간 재계를 하고 경자일에 다시 산으로 올라와 바위를 들어보라. 그것에 금간으로 된 책이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 다음은 '우는 산을 내려와서 다시 몸과 마음을 정결하게 하고 3월 경자일에 완위산에 올라가 금간의 서를 꺼내서 금간의 옥 글자를 살펴보고 물길을 소통시키는 원리를 깨달았다'라는 내용이 이어진다.

중요한 내용이라 원문으로 옮기면 '禹退又齋 三月庚子 登宛委山 發金簡之書 案金簡玉字 得通水之理'로, '金簡玉字'가 핵심적인 표현이 되고 있다. 우는 오행치수법으로 9년 홍수를 다르렸고, 그 공덕으로 민심을 얻어 하나라를 열었다.

현재 완위산은 중국 절강상의 사오싱(紹興)에 위치하고 달리 콰이지산(會稽山·회계산)이라고도 부른다. 완위산은 와신상담의 월나라 구천이 오나라 합려에게 승리하기도 하고, 오나라 부차에게 패한 장소이기도 하다. 우임금의 능인 '대우릉'(大禹陵)도 완위산에 위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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