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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8.05 14:32:22
  • 최종수정2014.08.05 14:32:14

방광호

청석고등학교 교사

말하기 좋다하고 남의 말을 말을 것이/ 남의 말 내하면 남도 내 말 하는 것이/ 말로써 말이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

작자 미상의 시조인데 이런 의미를 추출해 낼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말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둘째, 남의 험담을 좋아하는 게 인간이다. 셋째, 말이 화근(禍根)이 될 수 있다. 넷째, 말은 언제 어디서나 신중히 해야 한다.

후배가 집안 행사가 있어 시골에 가면 문중의 위아래가 모이는데, 그 중 아저씨뻘 되는 이가 술이 좀 들어가면 조카들 틈으로 비집고 들어와 딸꾹질을 해대며,

"놈들아, 오는 꺽, 순서는 있어도, 가는 꺽, 순서는 없는 벱이여!"

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살더란다. 틀린 말도 아니어서 처음엔 그냥 무심코 들어 넘겼는데, 아 그 소리를 집안 행사 때마다 듣게 되니 영 심사가 편하질 못했단다. 언젠가 일이 생겨 바쁜 스케줄까지 접고 마지못해 참석한 마당에 그 아저씨, 역시나 벌건 얼굴로 찾아와 뜬금없이 또 그 소릴 내뱉더란다. 후배가 발끈해서,

"거 웬만~하면… 가는 순서도 지킵시다!"

하고 쏘아대니, 거 누군공? 하고 돌아보더니만 성질 더러운 조카 놈인 걸 알고는 슬그머니 꽁지를 빼더란다.

사실 그 말이 우리 주변에서 회자되는 건 분명하다. 교통사고니 암이니 해서 젊은이들도 염치없이(?) 순서를 지키지 않은 게 사실이긴 하다. 그렇다고 해서 나이 좀 자신 이가 아랫사람들 앞에서 할 말은 아니잖은가? 혹여 아랫사람이 어른들 앞에서 그 말을 한다면야 '선배님들께선 부디부디 만수무강하시라'는 아름다운 립 서비스가 될 터이다.

그러나 후배가 들려준 말처럼 어른이 젊은 조카들 앞에서 한 그 말의 뜻은 무엇이었을까? 좋게 해석하면 '나보다 너희 놈들이 먼저 갈 수도 있으니 자나깨나 행동거지를 조심하라'는 훈계적 의미였을 것 같다. 아니면 좀 더 극단적으로 말해서 '나는 오래오래 명줄 잡고 살 테니 너희 놈들이나 먼저 가 보라'는 악담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오래 전, 친구들 몇이서 가까운 산을 찾은 일이 있었다. 초등학교 동창도 있었고, 소개 받은 지 오래지 않은 사회 친구도 낀 그런 자리였다. 정상주를 한 잔 하자며 동창이 내게 술을 따르는데 자칫 술잔이 넘쳤다. 그 때 내가 무심코 던진 말,

"허어, 이 넘치는 정…!"

그랬더니 그 친구 왈, 역시 배운 놈은 다르니 어쩌니 하며, 저와는 오랜 친분이 있는 사회 친구를 손가락질로 지분거렸다. 저 친구 같으면 이런 상황에서 욕부터 내질렀을 것이라며 애먼 놈을 잡았다. 얼굴이 붉어진 '저 친구'가 그 소릴 듣고, '너도 제대로 배우지 못했으면 냉큼 기억해 두었다가 요담에 써 먹으면 될 일이지 왜 나를 걸고 넘어지냐'며 어찌 그리 나를 네 수준으로만 끌어 내리냐는 듯 발끈해서 씨근거렸다. 농 짙은 욕설이 허공에서 몇 합을 겨루는 민망한 순간이 잠시 지난 후 같이 웃고 말았지만, 술이 좀 넘쳤다고 화를 낼 일은 아니지 않은가?

그러고 보면 분명 우리가 사용하는 말 중에는 '듣기에 좋은 말'과 그렇지 못한 말이 있으니 가려서 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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