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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3.18 16:50:48
  • 최종수정2014.03.19 13:59:06

방광호

청석고등학교 교사

버스 안에 문득 게으른 소요가 일어난다. 기지개 켜는 소리, 하품 하는 소리, 잠을 깨우는 소리 등 잠시 눈을 붙였던 회원들이 새벽 참새들처럼 부스스 깨어난다.

운영총무 종이학이 밝고 쾌활한 목소리로 오늘의 일정을 간략히 소개한다. 늘 겸손한 사과꽃 회장이 함께하게 된 산행에 대한 기쁨과 고마움, 안전 산행을 당부한다. 산행대장 송계가 미리 나눠준 개념도를 펼쳐들고 오늘의 행선지에 대해 구수한 경상도 억양으로 안내를 마친다. 다시 한 번 종이학이 오늘의 산행을 무사히 매조지해 줄 것을 당부하며 오리엔테이션을 마친다. 산행 시작점에 도착하여 월매서방의 주도하에 몸풀기 체조를 끝내고 나면, 저 멀리 우뚝 솟은 산이 기다렸다는 듯 휘파람을 불며 손짓한다.

지금의 '청주토요산악회'에 가입하기 전, 산행을 함께 하던 동행들 중 무릎관절이 아프 네, 허리가 결리네 하는 친구들이 나오면서 원행(遠行)이 뜸해졌다. 가까운 산으로 행선지가 축소되었다. 게다가 정상 부근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며 가볍게 목을 축이던 술자리가 급기야는 하산 후 2차, 3차로 이어지곤 했다. 산행이 주행(酒行)으로 바뀐 셈이다. 서서히 회의감이 밀려왔다. 나에겐 아직도 가보지 못한 산, 가보고 싶은 산이 많았다. 언젠가 직장 선배가 들려주었던 산악회를 다시 확인한 후 그 날로 인터넷에 들어가 아예 정회원으로 가입하였다. 작년 8월 말 무렵의 일이었다. 그 날 이후 토요일은 내게 허기를 채우고, 갈증을 해소하는 각별한 날이 되었다.

나는 산행이 좋았다. 지인들과 함께 맑은 바람을 쐬며 신선한 땀을 흘리고, 갈 때마다 새로운 얼굴로 다가오는 아름다운 풍광을 누릴 때면 어김없이 터져 나오는, 진부하지만 더할 수 없는 탄성, '아, 좋다!' 그 짧은 환호성 외에 달리 무슨 수식이 더 필요하랴!

그런데 가끔 누군가를 만나 근황을 나누다 보면 뜻밖의 당황스러운 일이 생기곤 한다. 산악회에 가입하여 매주 산행을 즐기고 있노라는 대목에 이르면 상대는 갑자기 능청맞은 눈빛을 쏘아대곤, 흉물스럽게 웃고 나서, 이내 느물거리는 목소리를 날린다.

"거기 이쁜 아줌마들 많이 있지?"

하아, 나는 상대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대뜸 짐작한다.

"고롬고롬, 아조아조 많지. 자네도 시간 되면 짐밥 싸 가지고 얼핏 와 봐. 내가 죄다 소개해 줄 테니깐!"

이따금 산악회를 빙자해 부적절한 행동을 야기(惹起)한 사람들의 얘기가 매스컴을 통해 뿌려진다. 그러면 많은 이들이 건전하고 건강한 동호인 활동마저 싸잡아 매도하며 즐기고 싶어 한다. 오해와 불신의 장벽이 높아진다. 파급력 강한 매스컴이 만든 역기능의 소산이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우리는 하나의 진실을 깨달아야 한다. 너나없이 정신적 여유 없이 살다 보니 너무나 쉽게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사실을! 오해란 어떤 대상이나 현상에 대한 성찰의 부족에서 생긴 진실의 왜곡이 아닐까?

오늘도 많은 산우들이 시산제(始山祭) 축문의 내용처럼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함부로 하지 않고 자연을 사랑하게 해 달라'고 마음속으로 뇌며 산을 오르고 계곡을 건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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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