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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7.02 18:10:38
  • 최종수정2014.07.02 18:10:37

안재영

법률사무소 유안 변호사

갑은 술을 마신 후 대리기사를 불러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 도착했다. 주차할 만한 공간을 찾지 못한 그는 대리기사에게 주차구획선 바깥 통로에 주차를 하도록 했다. 갑은 바로 집으로 들어가지 않고 차 안에서 잠이 들었는데 마침 주차구획선 안에 주차를 한 아파트 주민이 차량을 이동해 달라고 요청했다. 갑은 5m 정도 차량을 이동 주차하는 과정에서 주민과 시비가 붙어 경찰관이 출동하게 됐고, 결국 갑이 음주 상태에서 이동주차를 한 사실이 밝혀지게 됐다. 이 경우 갑은 음주운전을 한 것일까?

음주운전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굳이 법률적인 지식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상식일 것이다. 하지만 이 사건과 같이 일반도로가 아닌 아파트 주차장에서 술에 취한 채 운전을 한 행위를 음주운전이라고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하다.

먼저 법규정을 살펴보면 도로교통법 제2조에 의하면, "운전"이라 함은 도로에서 차마를 그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을 말하고, 여기서 "도로"라 함은 현실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 또는 차량의 통행을 위하여 공개된 장소로서 교통질서 유지 등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교통경찰권이 미치는 공공성이 있는 곳을 의미하므로 어디까지를 도로로 볼지.

이 때 판례는 일반 도로가 아닌 아파트 단지 내의 도로가 도로교통법 제2조 제1호 소정의 도로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아파트의 관리 및 이용 상황에 비추어 그 부분이 현실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나 차량의 통행을 위하여 공개된 장소로서 교통질서유지 등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경찰권이 미치는 곳으로 볼 것인가 혹은 특정인들 또는 그들과 관련된 특정한 용건이 있는 자들만이 사용할 수 있고 자주적으로 관리되는 장소로 볼 것인가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0. 9. 9. 선고 2010도6579 판결 등 참조).'고 판시하고 있다.

결국 핵심은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나 차량의 통행을 위하여 공개된 장소'인지 여부가 될 것이며 판례는 이와 같은 기준에 따라 시청 내의 광장주차장 또는 노상주차장은 도로교통법상의 도로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으나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주점 옆 공터와 나이트클럽 주차장은 도로교통법상의 도로가 아니므로 이곳에서의 주취 운전은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한 사례가 있다. 아파트 단지 내에서의 주취운전과 관련해서는 도로교통법상의 도로임을 인정한 판례와 인정하지 않은 판례로 나뉘는데 이는 '당해 아파트 단지의 규모와 도로의 형태,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나 차량의 통행을 위하여 공개된 장소인지 여부, 운전의 목적과 불가피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 결과로 보인다.

따라서 위 아파트에 아파트 주민 이외의 사람이 운전하는 차량의 단지 내 진입을 막고 위 아파트 주민 또는 특정한 용건이 있는 사람들만을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차단시설이 존재하거나 시설이 존재하지 않아도 이를 위한 경비원 등의 인력이 배치되어 주차관리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면, 일부 외부인이 무단주차를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도로교통법 상의 도로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대법원 2013. 10. 11. 선고 2013두9359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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