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08.04.28 15:46:0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어떤 사람이 날이 저물어 밥을 지으려는데 부엌에 불씨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이웃 마을에서 불씨를 얻어오기 위해 등불을 들고 밤길을 나섰다. 십리 길을 걸어 헐레벌떡 뛰어온 그 사람에게 이웃 마을에서 불씨를 주면서 한심하다는 듯 한마디 했다.

“아니, 이 사람아! 들고 있는 등불을 두고 어찌 이리 먼 길을 달려왔는가?”

그는 자신이 들고 있는 등불을 까맣게 몰랐던 것이다. 그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면 불씨를 얻기 위해 그 같은 고생은 하지 않았을 터이다.

이와 같은 어리석음을 비웃고 있지만 우리들 자신도 결코 이런 범주에서 자유롭다고 자신할 수 없을 것 같다. 불씨를 구하는 사람처럼 우리들도 등불 속에서 등불을 찾고 있는 실수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행복과 기쁨 속에 살면서도 그 사실을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면 그를 일러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말할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장 가까이 있는 행복을 알지 못하고 멀리서 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행복은 너무 가까이 있기 때문에 더욱 알기 힘든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와 비슷한 비유가 짤막한 교훈적 우화들을 모아놓은 백유경(百喩經)에도 실려 있다.

머나먼 서쪽 바다에 숭어 한 마리가 살고 있었는데 이 숭어는 항상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다. 언제부턴가 이 숭어는 동쪽에서 떠오르는 장엄한 일출이 보고 싶어졌다. 저 멀리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태양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고 황홀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이 살고 있는 서쪽 바다에서는 그런 아름다운 장면을 볼 수 없었으므로 태양이 떠오르는 동해가 숭어에게는 동경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어느 날 숭어는 큰 결심을 하고 자기가 태어나고 자랐던 서해를 떠나 동쪽을 향해 부푼 꿈을 안고 여행길에 올랐다. 동쪽 수평선 너머에는 틀림없이 아름다운 세계가 있을 것이라고 믿으며 열심히 헤엄치며 나아갔다. 그러다 여행길이 힘들어서 잠시 쉬고 있을 때 저 멀리 반대편에서 힘차게 헤엄쳐 오는 고등어 한 마리를 만나게 되었다.

“고등어야, 너는 온 몸에 희망을 가득 안고서 어디로 가고 있니?”

“응, 나는 서쪽 바다를 찾아가고 있단다. 너무 황홀하게 지는 저녁노을이 난 얼마나 좋은지 몰라! 붉게 노을 지는 서쪽 바다에서 살고 싶단다. 이쪽 동해는 너무 재미가 없어! 너도 같이 가지 않을래?”

지금까지 동해를 향해서 열심히 달려가던 숭어로써는 정말 말문이 막히는 순간이었다. 숭어가 그토록 동경하던 곳이 고등어에게는 그저 무료하고 답답한 세계 일 뿐이라니… 그 때 숭어는 고등어를 통해 자신의 어리석음을 들여다보았을 것이다.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이 남들이 동경하는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것을.

우리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인연을 돌아보는 일이다. 늘 존재하고 있어서 그 가치와 중요성을 잊고 지내고 일쑤다. 그래서 남이 가진 것은 크고 화려하게 보이고, 내가 지닌 것은 작고 초라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내가 지닌 조건이나 배경은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상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면 현재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불만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다시 말해 안에서 찾지 못하고 밖에서 구하게 되는 불만족의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우리 인생은 비교하면 할수록 상대적으로 불행해진다. 그러므로 각자의 삶은 절대비교다. 자신이 지닌 장점과 능력을 인정하는 순간 그 자리가 극락이 되고 천당이 된다.

불교에서는 완벽한 세상을 도솔천(兜率天)이라고 하는데, 이 말 속에는 ‘지족(知足)’의 뜻을 담고 있다. 즉, 만족할 줄 아는 삶이 우리가 꿈꾸는 행복한 인생이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혹여나, 이생을 살고 있으면서 타인의 삶을 부러워하거나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조건에 대해 불만을 가진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자신의 손아귀에 행복을 쥐고 있으면서 또 다른 행복을 찾아가기 위해 망설이고 있는 것이 아닌지 돌아보라. 우리가 동경하는 완벽한 세상은 따로 건설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며칠 전 이웃 절에 갔다가 그 곳 정원에 피어있는 라일락 향기가 바람결에 전해져 왔다. 한 참을 라일락 그늘에서 서성이다가 내가 사는 곳으로 돌아왔는데, 놀랍게도 우리 절 정원에도 보라색 라일락꽃이 피어 있었다. 남의 절 정원에 핀 꽃만 귀하게 여길 줄 알았던 나의 무관심이 부끄러웠다. 우리는 때로 너무 가까이 있어서 그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모를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