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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창 화백 탄신 100주년 - '멀고 먼' 운보의집 정상화

100주년임에도 기념행사 전무…추모식만 열려
12년째 운영 파탄…목재 부식 등 관리부실 심각
정상화추진위원회 "관리권한 충북도로 넘겨야"

  • 웹출고시간2013.08.01 19:50:3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4. '멀고 먼' 운보의집 정상화

운보의집 전경

올해는 한국화단의 거목 운보 김기창(1913년 2월18일~2001년 1월23일) 화백의 탄생 100주년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렇다 할 기념행사는 없다. 12주기 추모식에 예술인과 지인들이 운보의 집을 찾은 것이 고작이다.

최근 운보의집이 파행 운영되면서 관리부실로 인한 건축물 훼손 정도가 심각한 상태에 이르고 있다.

지역 각계 인사들로 구성된 '운보의집 정상화추진위원회'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승인한 운보문화재단이사진의 재단운영과 문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본보는 현재 운보의집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파행 운영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살펴본다.

◇ 운보 탄생 100주년

올해는 운보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다.

그러나 이를 기념할만한 행사조차 기획되지 않고 있다.

100주년이 된 지난 2월18일에도 운보의집 파행 등으로 어떠한 기념행사도 열리지 않았다.

앞서 1달여 전 작고 12주기를 맞아 청음회관, 운보원, 청음공방 관계자 등이 운보의집을 찾아 추모의 뜻을 기린 것이 고작이다.

운보문화재단은 오는 10월 100주년 기념사업 일환으로 운보가 그린 '예수 일생 시리즈' 30점을 전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운보의집 대문.

◇ 운보의 집

청원군 내수읍 형동리에 위치한 운보의 집은 김기창 화백이 말년을 보낸 곳이다.

1976년 작가의 길을 함께 걸어온 아내 박래현 화백이 세상을 떠나자 어머니의 고향인 청주로 내려오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땅을 조금씩 매입한 그는 71세가 되던 해인 1984년 운보의집을 완공했다.

그리고 2001년 1월23일 그가 작고할 때까지 이곳에서 머물면서 생활했다.

전체 8만3천㎡의 대지에 조성된 운보의집은 전통 한옥과 정원, 연못, 정자, 운보미술관, 수석공원, 조각공원, 도자기공방, 찻집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정자는 손님이 오면 앉아 필담을 나누던 곳이고, 비단잉어들이 살고 있는 연못은 생전 고기들에게 먹이를 주면서 소일하던 곳이다.

운보의집 중턱에는 부인 박래현 화백의 묘와 합장된 운보의 묘가 자리하고 있다.

운보미술관에는 그의 대표작 50여점과 도자기, 판화, 스케치 작품, 유품, 박래현 화백의 작품 등이 전시돼 있다.

운보의집 본관 외부

◇ 12년째 파행 운영

운보의집이 12년째 파행 운영되면서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운보가 1979년 이후 건강 악화로 작품 활동을 못하게 되자 운보의집 운영부채가 발생했다. 당시 운보의집 운영에는 월 관리비 2천만 원 정도가 소요됐다.

운보는 자식들에게 "가진 것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재단설립 준비에 들어갔다.

재단설립을 위한 부채청산으로 운보의집 수익시설을 조건부에 매각하고 2만6천20여m²(옛 7천870평)의 대지를 팔았다.

그러나 운보는 재단설립 준비 중이던 2001년 1월 숨을 거뒀다.

같은 해 3월 운보문화재단이 설립됐다.

운보의집은 증여와 매각 과정을 거치면서 운보문화재단과 주식회사 운보와 사람들이 공동 운영을 맡았다. 그러나 운보와 사람들에 투자한 금융회사의 부도로 일부 시설이 경매에 넘어가면서 파행 운영을 거듭했다.

당시 운보문화재단 재정지원을 조건부로 수익시설을 맡았던 운보와 사람들이 파산해 재단지원약속 불이행과 수익판매시설을 경매로 잃게 돼 계약이행 위반에 따른 운보문화재단과 관계가 자동 청산됐다.

운보와 사람들이 관리했던 땅과 건물은 서울에서 성형외과를 운영했던 A모씨가 2005년 낙찰 받았다가 2010년 경매시장에 내놨다.

4차례의 유찰 끝에 2011년 B모씨가 12억5천110만원에 낙찰 받았다.

낙찰된 부지는 주차장을 비롯해 편의시설, 아트숍 등이 있다. 운보의집 일부인 토지 2만5천772㎡ 등 부동산 2만6천997㎡다.

운보의 자녀들은 운보의 지시대로 재산상속포기 서명을 한 뒤 미국으로 떠났다.

현재는 300억 원을 투자하겠다며 재단 이사진 구성에 관여하고 실제 후원회장 역할을 맡고 있는 C모씨가 운보의집 정상화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파행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운보의집대책위, 문체부에 정상화 촉구

현재 운보의집은 목재가 부식되는 등 관리부실이 역력한 상태다.

주말 2천여 명에 달했던 방문객은 현재 발길을 끊다시피 했고 평일에는 그림자조차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문제는 이들 시설이 모두 폐쇄되다시피 방치돼 있다는 것이다.

일련의 과정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한 문화체육관광부가 충북도에 재단을 인수하도록 권고했으나 진행되지 않고 있다.

좀처럼 상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운보문화재단 이사진의 완전개편과 충북도의 시설이관 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지역 국회의원과 청주·청원 민간사회단체 대표 등으로 구성된 운보의집 정상화추진위원회(이하 정추위)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에 정상화 요구를 건의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 2009년 문체부가 승인한 운보문화재단이사진의 재단운영·문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재산관리에 대한 정상화를 요구했다.

'2009년 이사승인요청시 300억 원 투자를 통한 활성화 약속 불이행', '지난 4년간 운보의집 파행운영과 관리부실로 인한 건축물 훼손' '문체부소유 운보의집 운영권 재단이사장이 아닌 개인에 양도' '건축물에 대한 원형훼손과 방치로 인한 훼손의 원상복구 불이행' 등을 문제점으로 들었다.

정추위는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열어 "문체부는 운보의 집을 관리하는 운보문화재단의 임원승인을 취소하고 관리 권한을 충북도로 넘겨달라"고 요구했다.

그들은 "문체부에서 운보의 집 충북도 이관과 임원 승인에 관한 민원을 인지하지 못하고 지난 6월21일 조건부로 승인해준 이 재단의 현 임원들이 승인 조건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승인 조건을 1개월 이내 지키지 않으면 임원 승인을 취소할 수 있는 법률(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제14조)에 따라 임원 승인을 취소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문체부에서 내세운 임원 승인 조건은 지역 인사를 이사로 참여하도록 충북도와 협의하고,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 훼손된 운보의 집을 개·보수하는 내용 등이다.

정추위는 이러한 조건을 재단과 현 임원들이 지키지 않고 있는 만큼 문체부와 충북도가 임원 승인을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충북도와 문체부는 대책위의 이 같은 요구에 대해 검토해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 김수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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