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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02.19 21:13:5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화석으로 굳은 천년의 잠/ 동녘 새 빛으로 깨우려 해도/ 설움의 이블 너무 두꺼워/ 새벽 꿈 조차 빼앗겼다/ 고려 강아지(高麗犬) 동무삼아/ 지신(地神) 달래던 청주의 꿈도/ 무심천 물소리 맞춰 어깨 스치던 정인(情人)의 숨소리도/ 상당(上黨)의 별빛으로 남아/ 역사의 미로를 맴돌았다/ 일제가 압수했던 조선 무지개 옛터에 다시 띄우니/ 육중하던 돌다리 그 오랜 침묵 깨고/ 부활의 몸짓으로 청주의 시나위를 연주 한다/ 가얏고를 퉁겨라, 새납을 불어라/ 달그림자 밟으며 충청도 허튼 춤 밤새워 춘들 어떠랴/ 개꼬리, 열 두발 상모 돌아가던 그 다리 위에서”

정월 대보름을 맞아 청주 남석교(南石橋) 다리 밟기가 청주문화원에 의해 재현될 당시 감회를 적어본 필자의 졸작 시다. 남석교 다리밟기는 전국적으로도 유명했는데 일제가 이 다리를 땅 속에 묻은 후 명맥이 끊겼다가 8년 전부터 재현되고 있다. 실물이 육거리 시장 안 간선도로 아래 묻혀있으므로 부득이 모형 돌다리를 육거리 시장 앞에 설치하고 시민 다리 밟기 행사를 매년 벌이며 국태민안(國泰民安)과 시민 건각(健脚)을 비는 것이다.

답교(踏橋)놀이라고도 하는 다리 밟기 행사는 고려 때부터 성행해 왔다. 이수광의 지봉유설(芝峰類說)에는“정월 보름에 달이 뜨면 그 해에 풍년이 들 것인가를 점치며 또 그날 밤 다리 밟기 놀이는 고려때부터 내려오는 풍속으로 대단히 성행했다. 남녀노소가 모여 밤새도록 그치지 않자 법관들이 금해서 체포하게 했다. 임진란 이후에는 이 풍속이 없어졌다”고 적고 있다.

정종실록(定宗實錄)에는“1761년 정월 대보름 때 13일부터 사흘 동안 야간 통행금지를 해제해 숭례문(남대문)과 흥인문(동대문)을 잠그지 않고 백성들이 성밖으로 나가 다리 밟기 하는 것을 허락했다”라고 전한다. 남녀와 반상의 구별이 엄했던 조선시대에도 이 날 만큼은 그 금기를 해제했던 것이다. 사람들은 수표교 등지를 배회하며 밤을 새웠다.

서울과 매 한가지로 지방에서도 다리밟기는 성행했다. 그 중 유명한 다리 밟기가 강릉 사천 하평 다리 밟기(강원도 무형문화재 제10호)와 청주 남석교 다리 밟기다. 강릉 다리 밟기는 좀생이 날(음력 2월6일)에 행해지는 게 특징이다. 청주 남석교 다리 밟기는 자기 나이 수대로 이 다리를 오가는 것으로 건각을 다지는 의미는 여타 다리 밟기와 같다.

그렇다면 청주의 남석교 다리 밟기가 유명해진 것은 무슨 연유일까. 그것은 청주가 중부지역에서 농경사회의 구심점을 이루고 있는 데다 남석교의 유구한 역사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청주 흥덕사에서 찍어낸‘직지심체요절’이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 본으로 유네스코에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는데 세계 최고는 아닐지라도 한국 최고, 최장의 돌다리가 바로 청주의 남석교이다.

1923년, 일인 오오꾸마 쇼지(大熊春峰)는 ‘청주 연혁지’에서 남석교가 한(漢)나라 선제(宣帝) 오봉원년(五鳳元年)에 건립되었다고 적고 있는데 이 연대는 신라 박혁거세 즉위 원년인 BC57년에 해당한다. 또 1894년 충남 청양의 조충현(趙忠顯)은 하주당시고(荷珠堂詩稿)에서 ‘오봉원년’이라는 기명(記銘)이 팔분예서체(隷書體)로 새겨져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돌다리 네 귀퉁이에 조성된 고려견(高麗犬) 상이라든지, 전체적인 조형기법으로 보아 ‘박혁거세 즉위원년’은 믿기 힘들다. 신라 때 건립하고 후대에 개축한 것일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남석교는 가히 이천년 청주 역사를 지켜온 청주의 터주 대감이다. 전체적인 길이는 그동안 64m로 알려졌으나 최근 청주대 건축과 김태영 교수가 실측한 바 이보다 훨씬 길은 80.85m로 나타났다. 이 정도면 한양대 앞의 ‘살곶이 다리’보다 더길은 것이다.

너비는 3m로 우마차의 교행이 가능했다. 하천바닥에 지대석을 묻고 1m가량의 T자형 돌기둥을 세운 다음 그 위에 상판석을 얹은 것이다. 다리 네 귀퉁이를 장식하던 두 쌍의 고려견 중 한 쌍은 동공원으로 옮겨진 다음 청주대경내 용암사에 있고 다른 한 쌍 중 한 마리는 충북대박물관에 있으며 나머지 한 마리는 행방이 묘연하다. 해마다 이때쯤이면 이천년의 돌다리 남석교가 더욱 보고 싶어진다. 시장 내묻혀 있어 발굴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청주의 유구한 역사를 위해서라도 무슨 묘책을 마련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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