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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만 그치는 '반짝 봉사' 사양합니다"

복지시설측 "꾸준하고 진심어린 봉사 원해"

  • 웹출고시간2011.12.15 19:57:0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청주 낮 최고기온이 2~3도를 기록하고 매서운 칼바람까지 분 15일 오후. 흥덕구 죽림동에 위치한 'A' 장애인복지시설 안에는 29명의 원생을 위한 점심식사가 마련돼 있었다. 따끈한 쌀밥과 돼지고기 김치찌개, 두부조림이 이들의 언 몸을 녹였다. 어찌나 맛있게 먹던지 보는 이로 하여금 침이 꼴깍 넘어가게 만들 정도였다.

이 시설 원장 장모(70)씨는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원생 한 명 한 명의 식사를 챙겼다. 손이 불편한 원생들에게는 간식으로 나온 바나나를 까주고 농담도 건네며 따뜻한 부모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친절한 장 원장은 본보가 인터뷰를 요청했을 때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우리는 별로 하고 싶지 않습니다. 언론에 보도돼봤자 후원금이 원활히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요즘 같은 연말 때만 찾아오는 것도 그리 반갑지 않네요."

연말이면 각 지자체와 기업들이 장애인 복지시설, 노인 요양시설 등의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한다. 빠지지 않는 것도 있다. 이른바 '인증샷'으로 불리는 사진 촬영.

정기적인 봉사가 아닌 연말에만 그치는 '반짝'봉사, '드러내기' 봉사가 복지시설 입장에서는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일부 복지시설은 연말에만 급증하는 각종 언론의 인터뷰요청과 일회성에 그치는 지자체·기업의 봉사활동을 거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봉사마저도 급격히 줄었다. 'A' 복지시설 한 켠에 마련돼 있는 일정표에는 자원봉사를 위해 방문한 단체들의 이름이 드문드문 적혀있었다.

업무 담당 관계자는 "해가 갈수록 자원봉사자 수나 후원금 등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며 "정기적으로 자원봉사를 하던 분들도 상황이 어려운지 점점 방문하는 횟수가 준다"고 했다.

인터뷰를 외면하던 장 원장이 어렵게 말을 꺼냈다. 마음을 열고 다가오는 자원봉사자와 후원인까지 점점 줄어 아쉽다는 말이었다.

장 원장은 "요즘은 수치상으로 봉사기록을 남기려는 사람들, 연말만 되면 사진을 찍으며 기록으로 남는 봉사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일회성으로 진행되는 봉사활동은 봉사를 하는 사람들이나 받는 사람들이나 진심이 와 닿지 않아 크게 보람을 느낄 수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들에게 진정한 마음을 전하는 봉사자들이 많아져야 합니다. 몇 백, 몇 천만원씩 기부한다고 마음이 통하지는 않습니다. 단 돈 천원이라도 오래 꾸준히 후원하며 우리 곁을 지키는 사람들이 진정한 봉사를 하는 사람들일 겁니다."

/ 김경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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