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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의 무형문화재와 정신 - (3) 제천 '광덕빗자루' 공방 이동균.연수부자

끈질긴 설득에 아들 순천씨 공식 후계자 수락 … 명맥이어

  • 웹출고시간2007.10.16 22:57:1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너덜너덜하게 찢어져 생명을 다한 듯한 오래된 그림에 풀을 먹여 붙이고 두드리며 꼼꼼하고 정교한 손길로 훼손된 서화를 되살려내는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제7호 배첩장 기능보유자 홍종진(57) 씨.
배첩장은 지난 1999년 11월 문화재적 차원에서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기능보유자인 홍종진씨에 의해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
국보급 문화재 6점과 보물급 문화재 15점 등을 비롯해 안성시 칠장사의 오불회괘불탱(국보 296호) 등과 청주대, 충북대, 청주교대 박물관, 국립청주박물관, 청주고인쇄박물관 등에서 소장하고 있는 유물 670여 점이 홍씨 덕분에 생명을 연장했다.
/편집자주

빛바랜 글씨나 그림에 종이·비단 등을 붙여 원래의 멋 그대로를 재현해내는 배첩은 그에게 어떤 의미일까.
지난 1950년 12월 충남 천안시 동면에서 태어난 홍씨가 배첩과 인연을 맺게 된것은 동네의 한 어른으로부터 ‘배첩 기술을 배우지 않겠느냐’는 권유를 받으면서부터다.
당시 15세였던 홍씨는 같은 동네 어른의 소개로 청주시내에서 ‘청주표구사’를 운영하고 있던 윤병세 선생을 만나게 됐고, 그 밑에서 7년간 배첩 기술을 사사(師事)했다.
이후 서울 관훈동 일대 ‘표구골목’에서 쉬는 날도 없이 기술을 연마하는가 하면, 틈나는 대로 관련 서적을 읽으며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아갔다.
10여년의 고생 끝에 어느 정도의 기술을 익혔다고 판단한 홍씨는 1975년 6월 꿈에 그리던 자신의 표구사를 청주에 마련하게 된다.
개업 당시에는 ‘표구’라는 말이 생소한 데다 표구사가 거의 없다시피 해 웃지못할 에피소드도 많았다고 한다.
“‘표구사’라는 간판을 걸고 영업을 하다 보니 ‘표고버섯을 파는 곳이냐’며 찾아 오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당시 흔히 쓰이지 않던 표구를 표고와 혼동해서 생긴 일화”라며 웃어보였다.
70-80년대 성행하던 표구사들이 경제난 등으로 인해 점차 자취를 감추며, 홍씨도 같은 이유로 배첩을 포기하려 했던 때가 있다고 한다.
그는 “200-300년이 지난 오래된 서화와 책자 등을 복원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았고, 또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배첩을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며 “하지만 자칫 기억속으로 사라질 것들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빛을 볼 수 있도록 한다는 자부심 하나로 오늘날까지 왔다”고 회상했다.
배첩에서 중요한 것은 재료가 되는 한지와 풀이다.
홍씨는 필요할 때마다 풀을 만들어 배첩을 하게 되면 얼마 못가 훼손될 염려가 있어 스승인 윤병세 선생 이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방법으로 풀을 만들어 사용한다고 한다.
홍씨는 “풀의 원료로 쓰일 밀가루와 물을 섞어 옹기에 넣고 10년간 삭히는 데 1년에 두번 씩만 물을 갈아 준다”며 “이렇게 하면 옹기에 생기는 벌레가 밀가루에 있는 영양분을 모두 빨아 먹고, 그런 다음 물을 쏟아 버리고 다시 밀가루를 고운 체로 걸러 말린 뒤 필요할 때마다 꺼내 풀을 만들어 작업을 해야 작품에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재 홍씨의 공식적인 후계자는 아들이다.
홍씨는 “대학 졸업 후 지적공사에 다니던 아들을 끈질기게 설득해 배첩기술을 전수하고 있다”며 “아직 초보 수준이지만 묵묵히 따라와 주는 모습이 대견하고, 고마울 따름이다”고 전했다.
아들 순천(30)씨는 “자라오면서 줄곧 아버지가 고생하시는 모습을 봐와 처음에는 제의를 거절했다”며 “이제 배첩기술을 배운지 3년째인데 사라져가는 전통이 나로 인해 이어져나간다는 뿌듯함을 느끼고 있어 이제는 아버지를 능가하는 배첩장인이 되고 싶은 욕심까지 든다”고 말했다.
홍씨가 후진을 양성하고 중요 문화재를 보존 처리하는 데 전념할 수 있도록 청주시는 지난 2004년 12월 국비 등 6억여 원을 들여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에 ‘국립청주배첩전수교육관’을 마련해 주었다.
국내 유일한 배첩전수관인 이곳에서 홍씨는 충북대 동양화과 학생들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배첩 기술을 강의중에 있다.
그는 우리의 전통을 이어갈 젊은이들이 돈이 되지 않거나, 힘들고 고단한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물질만능주의’를 가장 경계해야 할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홍씨는 “젊은 배첩장인들이 많이 생겨나 배첩을 대내외적으로 알리고,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하길 바란다”며 “전수관에서 교육받고 있는 교육생들이 배첩한 작품 전시회를 여는 것이 현재 가장 큰 바람이다”고 말했다.
/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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