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07.10.30 22:46:2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충북은 국토의 중심에 있는 관계로 예로부터 남북을 잇는 고리 역할을 했다. 게다가 백두대간이 충북을 통과하며 기호지역과 영·호남을 갈라 큰 고개도 많다. 추풍령, 괘방령, 조령, 하늘 재(계립령), 죽령 등이 거기에 해당한다. 지방출장을 오가는 관리들은 물론, 청운의 꿈을 안은 선비도, 봇짐, 등짐을 짊어진 보부상도 이 길을 통해야만 목적지에 이를 수 있었다.
옛 길에는 수많은 전설이 널려있고 문화재가 남아있으며 선인의 정취가 곳곳에서 묻어난다. 주막거리에서 해장국과 탁배기 한잔으로 몸을 푼 남도 과객은 날이 저물기 전에 서둘러 고개를 넘었다. 행여 산적 떼라도 만나면 봇짐을 털리기 일쑤고 경국대전에도 없는 통행료를 지불해야 했다. 선남선녀가 만나 불륜의 씨를 잉태하기도 했던 풀 섶에는 이름 모를 풀들이 계절을 이어 달리며 밀어를 속삭인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선인의 애환이 서린 옛길 네 곳을 명승으로 지정 예고했다. 국가문화재로 지정될 네 곳은 문경새재 중 경북 문경읍 상초리∼새재 1·2·3관문 6.5km, 죽령 옛 길 중 경북 풍기읍 쪽의 2.5km, 강원도 양양∼홍천을 잇는 옛 길로 양양쪽 2.36km, 문경∼상주를 잇는 토끼비리 500m에 이른다.
고개란 지역과 지역을 잇는 곳인데 조령, 죽령 옛 길의 경우 충북 쪽은 문화재 지정에서 완전히 배제됐다. 그것은 충북의 행정력이나 로비가 부족했던 게 아니라 옛 것을 업신여긴 우리들의 자업자득이니 누구를 수원수구(誰怨誰咎)하랴.
문경새재의 예를 들면 옛 길의 정취가 모두 경북 쪽에 몰려 있다. 문경 쪽 옛 길은 옛 그대로 비포장도로이다. 길 곳곳에는 과거길, 원(院)터 등이 그냥 남아있고 산불됴심(산불조심)이라는 조선시대의 비석도 있다. 게다가 왕건 영화세트가 남아 있어 정취를 더한다. 문경새재의 상가를 보면 문경 쪽에는 흥청거리나 연풍 쪽에는 경기가 신통치 않다.
연풍 쪽에서 3관문으로 향하는 길은 생뚱맞게도 도로포장을 해놓았다. 옛 맛이 전혀 우러나지 않는다. 인근에는 식당 몇 곳과 펜션이 줄지어 있다. 이런 관계로 충북 쪽의 3관문을 찾는 관광객은 많지 않으며 대부분의 관광객이 문경 쪽으로 몰리고 있다.
청주에도 짧은 구간이지만 옛 길이 있는데 새 길을 내는 과정에서 거의 잘려나갔다. 상당산성에서 명암지를 잇는 옛 길은 우리 고장의 대표적 옛 길이다. 것대산 봉수터 아래에 있는 상봉재를 넘어 명암지 뒤편으로 빠지는 옛 길은 고즈넉한 조선시대의 풍광을 간직하고 있다. 주위에는 자연 암벽에 새긴 병마절도사 송덕비가 10여기 남아 있다.
대부분 글자가 마모돼 정확한 판독은 어려우나 송덕비의 모습은 아직도 완연하다. 길을 가다보면 역사의 나무에 열린 전설을 마주치게 된다. 기도를 하면 아들을 낳는다는 ‘아들바위’가 있고 지나가는 괴한에게 겁간을 당해 죽은 ‘큰 애기’ 애달픈 전설도 전해진다. 역사탐방을 겸한 산행 코스로 제격인 이 길에 어느날 문명의 아스콘이 덮쳐 숨도 못 쉬고 사라졌다. 오히려 토목 등 기술직을 대상으로 명암∼산성간 터널을 학습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니 역사의 파괴를 배우겠다는 것인지, 첨단문명을 배우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청주에서 보은으로 향하는 용암동, 월오동 일대에서 또 하나의 옛 길이 청주삼백리답사대에 의해 찾아졌다. 용암동 원당마을 소미재에서 월오동 미티재를 거쳐 보은으로 가던 옛 길이 확인된 것이다. 미티재를 넘으면 청원군 한계리로 통하고 이곳에서 황청리∼가덕∼피반령∼회인을 경유하면 보은으로 통한다.
아직도 수레가 넘던 흔적들이 남아 있고 서낭당도 있다. 소미재는 다른 말로 ‘장고개’ ‘수도고개’ 등으로 불린다. 동막골 나무꾼들이 이 고개에서 한참을 쉬었다. 여기에도 개발 붐은 어김없이 몰아쳐 옛 길이 없어질 위기에 처해있다. 주위에는 고급 빌라가 들어서고 일대가 택지로 개발된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처럼 우리고장의 옛 길은 문전박대를 받으며 문명의 상처를 입고 있으니 국가문화재로 지정될 리가 없다.
/ 임 병 무 <논설위원>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