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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0월이다. 올해도 이제 3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연초에 세운 계획들이 무색해지고 있다.‘이젠 좀 버리자.‘ 너무 거창한 계획이었을까. ‘무엇을‘ ‘어떻게‘ 버려야 할 지 아직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버리자‘는 계획을 버려야 할 지경이다.

***나무가 씨앗을 버리는 의미

산이 있는 곳으로 떠나고 싶었다. 그래서 지난 주말과 휴일, 바람과 비를 친구 삼아 산행길에 올랐다. 혹시 부실한 계획을 허물고 고쳐지을 수 있을까 해서다.
취재를 겸해 찾은 곳은 괴산의 막장봉과 도명산이다. 하루는 바람과, 하루는 비와 우정을 나눴다. 산행은 좀 불편했다. 하지만 전혀 소득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막장봉을 찾은 토요일은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도명산을 찾은 그 다음날은 비가 내렸다. 가을바람이고 가을비였다. 다가오는 바람과 비에 몸을 맡겨 보았다.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상큼함과 싱그러움을 느꼈다.
간간히 드러나는 운무 속의 조망은 훌륭했다. 운 좋은 산행객들은 삼삼오오 모여 잠시 드러낸 전망을 즐겼다. 남쪽으로 펼쳐진 속리산 서북능선은 아름다웠다. 동북쪽 운무 속에 잠깐잠시 보이는 희양산은 장엄했다. 날이 흐려 선명하지는 않았지만 힘차게 솟은 앞태는 자꾸만 발끝을 간지럽게 했다.
꽃과 나무는 벌써 씨앗을 떨어트리고 있었다. 그 씨앗은 겨울 내내 땅속에 납작 엎드려 새 생명을 잉태할 것이다. 그리고 봄이 오면 싹을 틔울 것이다. 산은 그렇게 새 날을 위한 동면을 준비하고 있었다.
땅은 씨앗을 품고, 씨앗은 꽃을 품고 있다. 우리는 무엇을 품어야 아름다운 걸 피워낼 수 있을까. 산에서 만난 사람들이 둥그렇게 앉아 도시락 잔치를 펼쳤다. 멸치, 젓갈, 김, 방울토마토, 상추, 막걸리 등 각자 가져온 반찬은 성찬을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다.
밥과 산은 공통점이 있다. 서로 나눌수록 커진다는 점이다. 밥은 여러 사람과 나눠 먹어야 맛있다. 산 역시 몰려가야 재미있다. 그러나 다른 점도 있다. 밥은 혼자 먹으면 맛이 없다. 그런데 산은 혼자 가도 재미있다.
하산 길에 무릎을 저는 산행객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에겐 이번 산행이 악몽일 수 있다. 하지만 운무 속의 조망이 황홀함이었다면 다시 산을 찾을 것이다.
산은 자꾸 버리라고 권한다. 욕심, 탐욕, 지나친 모든 것을 버리라고 한다. 산에 가고 싶은 마음도 지나치면 버려야 할까. 아닐 것이다. 버려야 할 것을 찾기 전에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을 찾는 것도 좋은 삶을 사는 방법이다.
올해가 3개월 남았다. 날짜론 90일이다. 한해를 점검해 볼 필요를 느낀다.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곳이 아니다. 삶에 대한 점검은 쉽게 살아가기 위한 타협이 아니다. 주어진 시간과 공간에서 보다 아름답고 가치 있는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과정일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명한 ‘챙김??과 지혜로운 ??버림??은 아주 중요하다. 쉽게 간과할 수 있는 일상의 작은 것에도 과감히 버려야 할 것이 있다. 따라서 챙겨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을 통찰하려는 자기수양은 우리 삶에서 아주 중요하다.

***새 순을 틔우려는 준비 과정

대권을 향한 정치 지도자들의 행보가 분주하다. 그러나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챙겨야 할지를 잘 모르는 듯하다. 대선 후보로 결정된 사람이나 경선에 나선 모든 이들에게 주문하고 싶다.
제대로 챙기고, 제대로 버리는 것은 새로운 삶을 꿈꿀 수 있도록 안내한다. 누구에게나 정치 이념이 있고 그것을 실현하는 정치 기술이 있다. 그 기술은 도덕을 초월한다. 그 틈새에서 공익과 사익, 동지와 패거리를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지혜로운 지도자는 구분해 버릴 줄 안다. 요즘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이 반드시 개인의 우연한 잘못만으로 생겨났다고 보긴 어렵다. 따라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성찰하고 반성한 뒤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
자신의 소유가 아닌 것에 집착하지 말고 다 버리자. 그래야 세상을 소유할 수 있다. 오늘은 ‘꽃과 잎을 버린 빈 가지는 곧 새 순을 틔울 준비를 한다‘란 말을 내 삶의 한 귀퉁이에 적어 놓으려 한다.

/함우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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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