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밖에 남지 않은 2010연도 달력이 홑이불처럼 팔랑거린다. 달력 속에 적힌 그 많은 사연들도 이제 한 달만 있으면 과거가 된다. 좋지 않은 일은 잊어버리고 좋은 일만 기억하자고 다짐을 해보지만 그건 희망사항일 뿐 더 오래 기억되는 것은 그 반대로 언짢은 일들이다. 올 연말 분위기는 예년에 비해 더욱 쓸쓸해 보인다. 오래된 경기침체에다 구직난, 그리고 북한의 연평도 공격이 더해지면서 마음 씀씀이가 자꾸 위축되는 것 같다. 이럴 때 일수록 어려운 이웃을 돌봐야 할 텐데 그 따뜻한 마음이 얼어붙고 있다. 오비이락 격으로 하필이면 이런 때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비리가 터져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내부감사에서 그 온정의 손길로 노래방과 단란주점을 가고, 바다낚시를 가는 등 일탈된 행동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사랑의 열매를 달고 어찌 유흥업소를 들락거리며 코흘리개까지 동참한 성금으로 워크숍이라는 명목아래 스키장이나 바다낚시를 가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사람들은 이 꼴을 보고 "사랑의 열매가 비리의 열매다" "사랑의 온도탑이 비리탑이다"라는 반응을 보이며 분개하고 있다. 허기사 사회복지모금회가 출범하기 이전에도 모금비리는 간간이 있었다. 모금활동을 임의적으로 벌이는
영어 관용구에 '하얀 코끼리(White elephant)'라는 표현이 있다. 유지비만 비싸고 쓸모없는 애물단지, 즉 계륵 같은 물건을 표현할 때 사용한다. 반대의미의 표현도 있다. '파란 코끼리(Blue elephant)'는 모두가 원하는 성공의 요소를 의미한다. 개신고가차도가 개통 한 달 만에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시민의 혈세를 쏟아 부으며 건설한 도로여서 더욱 안타깝다. ***교통소통 부재 원인 찾아내야'애물단지'는 '애물'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대개 '애물단지=빛 좋은 개살구=빚잔치'라는 등식이 성립된다는 데 있다. 청주에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자치단체 사업들이 많다. 하나하나 꼽기 어려울 정도다. 민선4기 시책가운데 몇 가지는 지금도 애물단지 논란에 휩싸여 있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전임 시장이 추진한 일부 사업을 포기하기도 했다. 문제는 현재다. 시민의 불편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누가 잘했고 누가 못했고'의 결과를 따지는 게 아니다. 개신고가차도는 건설 당시부터 말 많고 탈 많았다. 그런데도 그냥 진행됐다. 사실 누구의 책임으로 묻기도 어렵다. 그래서 전가하려 하면 일이 복잡해진다. 현재성 때문이다. 개신고가차도는 얼마 전
지난달 24일 국립청주박물관에서는 문화사랑모임과 살고싶은청주만들기협의체 주최로 '율봉역터 복원과 역사공원 조성방안에 관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토론자로 참석한 청주시의회 임기중 의원은 "홍보부족으로 인해 청주의 율봉역을 무슨 기차역으로 아는 사람이 많다"고 지적해 토론회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고대와 근대의 역참제도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율봉역이 어디 있는 줄도 모르는 시민이라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고대의 역(驛)은 기차역이 아니라 왕명 및 행정문서의 전달, 관수물자 운반, 외적의 침입 등 변방의 급변사태를 알리는 교통·통신수단이었다. 전화, 전보, 인터넷, 휴대폰, 팩시밀리가 없던 시대이므로 고대의 통신은 봉수와 더불어 역참에 의존했던 것이다. 우리나라의 역참제도는 신라 소지왕 9년(487)부터 실시되었다. 고려시대에는 22개 역도(驛道)에 520개 속역(屬驛)이 존재했고 조선시대에는 41개 역도에 543개의 속역이 조직되어 전국을 거미줄 망으로 엮었다. 충청좌도인 충북에는 연원도(連原道·충주)에 15개 역, 율봉도(栗峯道·청주)에 17개 역, 성환도(成歡道·직산)에 12개 역이 각각 속해 있었다. 율봉도는 장양(진천), 태랑(진천
연평도가 북한에 공격당한지 1주일이다. 주민들은 피란길에 올랐다. 대한민국은 아직 참고 있다. 다만 한미연합군이 서해바다에서 전쟁 억지력 증강을 위한 해상훈련을 하고 있다. 그런데 국회는 참 이상한 짓을 벌였다. 자신들의 세비 5.1% 인상안을 지난 주말 슬그머니 올렸다. 정쟁만 일삼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자신들의 밥그릇 챙기기여서 그랬나 보다. 부아가 치민다. ***국회의원 세비인상은 부적절지금이 어떤 때인가.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 긴장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한 마디로 국가위기 상황이다. 정치권과 국민 모두가 난국을 헤쳐 나가는데 온 힘을 다해도 모자랄 판국이다. 그런데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주머니를 조금 더 채우는데 급급했다. 다 제쳐놓고 자기 잇속부터 챙겼다. 무슨 얼굴로 국민들을 대할 셈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진저리가 난다. 이제 정치인들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기대하지도 않는다. 다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의무만이라도 제대로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북한은 지금도 추가 도발 운운하며 거듭 협박하고 있다. 서해 5도를 안전하게 지키려면 국가 예산 증액이 필수다. 우선적으로 예산을 투입해야 할 곳 역시 한두 군데가 아니다.
세칭 '도깨비 할아버지'로 불리던 고 대갈(大葛) 조자용(趙子庸) 박사가 타계한지 10주기를 맞았다. 그를 따르며 그와 함께 공부했던 한국민화학회 회원 1백여 명은 지난 13~14일 선생을 기리며 보은문화원에서 학술세미나를 가진데 이어 속리산 천왕봉 자락 대목리, 양지바른 곳에 묻힌 선생의 유택에서 10주기를 맞아 조자용 박사 추모비를 건립하고 제막식을 가졌다. 고건축을 전공한 장현석 청주문화원장이 설계를 하고 시인 홍강리 씨가 비문을 지었으며 서예가 김동연 씨가 글씨를 썼다. "대한 강토 큰 인물로 황주 땅에 태어나/ 갈매기 빛 꿈을 이뤄 하버드대 학위 받고/ 조선얼 기리고자 민화세상 섭렵하며/ 자강불식 연마하여 건축사 새로 쓰니/ 용솟는 그 기개가 온 누리에 가득차매/ 선생께서 남긴 업적 후세에 빛이 될 터/ 생전에 못다 이룬 청사진 가슴 품고/ 송덕찬사 뒤로한 채 천왕봉 신선됐네" (추모비문 전문) 추모비문에서 보듯 황해도 황주에서 태어나 하버드대에서 공학박사(전공, 구조역학) 학위를 받은 고 조자용 박사는 우리나라 근·현대 건축의 선구자였으나 만년에 이르러 전공과 달리 보은 속리산 자락서 민화와 도깨비에 심취하여 에밀레 박물관을 짓고 우리의 얼과 문화
"사랑의 열매에서 악취가 난다." "사랑의 온도탑은 비리탑이다." 최근 드러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비리와 관련된 힐난의 소리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국내 유일의 법정 공동모금기관이다. 그런데 각종 비리가 도를 넘어섰다. 공금 유용, 장부조작, 친인척 거래 등 각종 비리가 적발됐다. 직원 채용 과정에서도 온갖 편법과 불법이 동원됐다. 국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무참히 짓밟힌 것 같아 씁쓸하다.***조직혁신은 두말할 것도 없다사회복공동모금회의 비위ㆍ부정은 언급하기 민망할 정도다. 조작과 유용 수법도 너무 파렴치하다. 기간도 짧지 않다. 한 예로 사랑의 온도계 탑을 만들면서 비용을 통째로 유용했다. 참 어이가 없다. 공동모금회는 붉은색 '사랑의 열매'로 상징된다. 지난 1998년 설립된 유일한 법정 전문모금기관이다. 소득공제를 받는 기부금의 한도가 아름다운 재단 등 다른 모금재단보다 5~10배나 많다. 그 덕에 연간 모금액은 3천억원을 훌쩍 넘고 있다. 하지만 각종 비리 행태로 인해 국민들이 받은 상처는 몇 곱절이나 컸다. 정말 기막히고 코 막힐 일이다. 공동모금회는 소중한 국민 성금을 다루는 공동모금체다. 그 특성상 다른 기관 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투명
"갈려진 땅이 친구들을 언제쯤 볼 수 있을까 망설일 시간에/ 우리는 잃어요 한민족인 형제인 우리가 서로 겨누고 있고/ 우리가 만든 큰 욕심에 내가 먼저 죽는 걸/ 진정 너는 알고는 있나 전 인류가 살고 죽고/ 처절한 그날을 잊었던 건 아니었겠지/ 우리 몸을 반쯤 가른 채 살아갈 건가/ 치유할 수 없는 아픔에 절규하는 우릴 지켜줘/ 갈 수 없는 길에 뿌려진 천만인의 눈물이 있어...중략" 잘 알려진 서태지의 랩송 '발해를 꿈꾸며' 노랫말 일절이다. 만주벌판에 대제국을 건설했던 발해의 꿈이 산산 조각나며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점, 중국의 동북공정에 상처받고 있는 발해 유적의 현주소, 그리고 어쩌면 그 비극의 씨앗이 자라나 3.8선, 휴전선을 긋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며 발해의 꿈을 키워보자는 의지를 담고 있는 노랫말이다. 지난 달 발해유적을 취재하며 중국의 동북공정 앞에 유적의 출입마저 봉쇄당했던 안타까운 심정을 서태지의 노래로 잠시 달래본다. 발해는 우리의 역사이나 무대는 중국 땅이고 유물은 중국, 일본, 러시아 등지에 흩어져 있으니 발해는 멸망 후에도 국수주의적 사관과 국제관계의 역학구도 속에서 유물마저 이산가족이 되어있다. 발해의 5경중 가장
학교 체벌(體罰)이 또다시 화두다. 학교체벌은 물론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요즘 들어서 이야기의 성격이 좀 달라졌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체벌교육의 찬반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무엇이 체벌을 불러왔을까. 무엇이 학생으로 하여금 문제행동을 하게 했을까. 현실교육은 '어떻게'의 문제보다 '왜'의 문제를 해결하면 훨씬 쉽다. ***학교현장 교육에 문제 있다 1970년대와 80년대 고등학교를 다녔던 중년들에게는 공통적으로 안 좋은 기억이 있다. 그 중 학교 체벌이 준 상처가 가장 크다. 아직도 대화에서 체벌에 관한 이야기가 단골메뉴가 될 때가 많다. 며칠 전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났을 때도 체벌에 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적당히 오른 취기 때문만은 아니다. 나 역시 학창시절 품행이 아주 방정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담임교사로부터 가혹한 체벌을 당하기도 했다. 당시 학교생활을 한 중년들 대부분은 일선 교사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체벌로 아이들을 통제하는 것에는 상당수가 반대한다. 때때로 잔혹하게 행해지는 교사들의 감정 섞인 체벌 때문이다. 회초리에 사사로운 감정이 담기면 '사적 제재'다. 공공의 감정이 담기면 태형이다. 그런데
초등학교시절, 아이들은 하나로 된 책걸상에 둘이 앉아 공부를 했다. 책걸상은 짝꿍 둘이서 공유하는 학습공간이다. 아이들은 자로 재어 책상 한가운데 금을 그었다. 공유공간 속에서도 자기의 독립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사이좋게 책상을 나누어 썼으나 유독 힘이 센 아이 하나가 횡포를 부렸다. 성적이 형편없는 그 아이는 책상의 금을 번번이 다시 그었다. 중간에다 금을 긋는 게 아니라 자기 쪽으로 거의 한 뼘 가량을 더 확보해놓고 이 선을 넘어오지 말라 윽박질렀다. 아이들은 이게 부당한 일인 줄 알면서도 힘에 눌려 그냥 지냈다. 그 후로 아이들은 그 힘센 아이와 짝꿍이 되어 앉게 되면 너, 나 할 것 없이 울상을 지었다. 그의 위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새로 부임한 젊은 담임선생이 이 사실을 알아차리고 그에게 벌을 주었다. 그러면서도 "공동생활에서 그러면 못 쓴다고" 그 아이를 달랬다. 그 아이는 "누가 고자질을 했냐"고 반 아이들을 위협했다. 늘 죽어지내던 아이들 중 한 아이가 흑기사로 등장했다. "우리가 힘을 합쳐 대항하면 그 애도 꼼짝 못할거야" 우리는 흑기사의 지도(·)아래 여러 명이 단체로 대항했다. 그 사건이후 아이의 횡포는 사라졌다.
지난 주 며칠 청주 도심은 멧돼지 집단출몰로 소동이 일었다. 언론에선 '멧돼지의 청주도심 습격' 제목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5일 새벽에 발령된 멧돼지 경보는 아직도 유효하다. 아직 한 마리도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어쩌면 다시 자신들의 보금자리로 돌아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택지개발 병폐' 등 자연생태환경 파괴를 멧돼지 도심출몰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자연생태계 교란서 온 부작용청주도심 멧돼지 출몰 소식을 접하면서 영화 한편이 떠올랐다. 생태계와 자연파괴의 위험성을 고발한 신정원 감독의 괴수 영화 '차우'다. 일종의 할리우드 B급 괴수영화의 내러티브를 차용한 액션영화다. 신 감독은 이 영화에서 생태계 교란으로 인한 부작용과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한 마디로 우리의 생태계와 자연 파괴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다.몇 십 년 전까지 한국 자연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는 호랑이였다. 그 다음 포식자들도 많았다. 그러나 각종 개발과 함께 생태계가 교란되면서 멧돼지가 그 자리를 점령했다. 더 이상 상위 맹수들이 없기 때문이다. 대략 5년 전쯤부터 멧돼지로 인한 각종 사건이 많아지고 있다. 멧돼지가 도심까지 내려오는 일은 이제 흔
퇴근길에 삼겹살과 소주 한잔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술맛이 계절을 가릴까 마는 으슬으슬 한기(寒氣)가 옷깃을 파고드는 겨울이 찾아오면 연탄불 위에서 지글거리는 삽겹살이 더욱 먹고 싶어진다. 청주사람들은 삽결살에 대한 기억을 거의 가지고 있다. 청주지역만 해도 삼겹살 구이를 취급하는 곳이 수도 없이 많다. 두툼한 삼겹살이 연탄 위에서 지글거리면 파블로프의 조건반사처럼 뱃속이 먼저 꼬르륵 거린다. 청주의 삼겹살은 고기 맛도 좋지만 상추, 깻잎, 마늘, 양파, 파절이 등 푸성귀와 양념류가 푸짐하게 나온다. 어느 삼겹살집이든 채소류를 더 달라는 요구에 웃돈을 받거나 귀찮아하는 집은 하나도 없다. 삼겹살과 더불어 넉넉한 인심이 우수리로 붙어 나오는 것이다. 다른 지역에 가서 삼겹살을 먹어보면 청주의 맛이 아니다. 고기 맛도 그저 그렇지만 더불어 나오는 채소류가 형편없고 야박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청주의 대표 향토음식을 삼겹살로 하자는 의견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민선 4기에 청주의 대표음식을 청주한정식으로 하여 개발했지만 시민의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값도 비싸지만 점심시간 등 정해진 시간 내에 이를 먹기란 쉽지 않다. 이것저것 백화점 식으로 반찬을 나열해 보지만
KTX 개통과 함께 '오송시대'가 막을 열었다. 식약청 등 6대 국책기관까지 입주를 서두르고 있다. 아주 희망적이다. 그야말로 '오송번영'이 눈앞에 있는 듯하다. 하지만 '번영'의 기초가 되는 각종 인프라는 열악하기 그지없다. KTX는 어제 오전 6시39분 대전을 출발, 오송역에 첫 정차하며 오송시대 개막을 알렸다. 그러나 인근 지역 주민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워 아주 불편하다. 유감(遺憾) 이유다. ***오송역은 투쟁으로 얻은 결과오송역은 충북도민들의 투쟁으로 얻은 쟁취의 대역사(大役事)다. 앞으로 충북발전을 100년 앞당길 수 있다. 그래서 오송역 시대 개막은 155만 충북도민의 결집된 역량으로 일궈 낸 쾌거다. 오송역 유치는 태산준령을 수없이 넘었다. 장편의 드라마와 같다 할 수 있다. 당초 경부고속철도 노선은 청주역이 배제됐다. 155만 충북도민의 경부고속철 오송역 유치 염원은 이때 촉발됐다. 1989년 충북 사회시민단체가 나섰다. 오송역 유치운동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1990년 1월 경부고속전철역 충북권 유치추진위원회가 결성됐다. 충북지역개발회는 충북유치문제를 주요 과제로 부상시켰다.지난 1991년 9월 드디어 결실이 맺어졌다. 오송역 유치 쾌
[충북일보] 식사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손님이 연이어 들어선다. 혼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손님이 있는가 하면 오늘 저녁을 위해 포장하는 손님, 선물용으로 예쁘게 포장해달라는 손님, 내일 점심 포장을 예약하는 손님도 있다. 포장하는 메뉴도 다양하다. 진열장에 보이는 빵 메뉴부터 6가지 종류의 샌드위치, 라자냐, 샐러드, 잠봉뵈르 등 신중한 선택이 이어진다. 스피카 카페에서는 청주 흥덕초등학교 정문이 바로 보인다. 통창 너머로 재잘대는 아이들의 모습부터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환하게 들어오는 채광이 따스한 공간을 연출한다. 오전 10시부터 7시까지 문을 열고 있는 이곳에서는 재료가 떨어지기 전까지 맛있는 냄새가 새어 나온다. 스피카의 이선영 대표는 10년 넘게 일본어를 가르쳤다.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음악과 영상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한 언어는 성인이 된 후 일본으로 떠날 용기를 줬다. 일본의 베이커리나 카페 등에서 일하고 공부하며 보낸 시간은 돌이켜 생각해도 만족스러운 기억이다. 한국으로 돌아와 좋아하는 언어를 가르치는 일을 계속하며 성취감이 있었지만 마흔이라는 나이가 다가오면서 다른 일을 생각하게 됐다. 40살이 되면 뭔가 달라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청주시가 여름철 폭우와 홍수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세웠다. 17일 시에 따르면 올 여름 청주지역 무심천 범람에 대비해 시민들의 통행을 자동으로 차단할 수 있는 시설을 조성한다. 이 자동차단시설은 갑작스러운 폭우나 장마기간 무심천의 수위가 위험수준에 달했을 때 시민들의 세월교 보행을 자동으로 차단하는 시설로, 시는 지난해 운천동 세월교 1곳에 양방향으로 이 시설을 설치해 시범운영했다. 시는 이달 내로 무심천 19곳 세월교 전체에 자동차단시설을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단시설 1기를 설치하는데 소요되는 예산은 1천만원 수준으로, 모두 38개 시설에 3억8천여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지금까지는 국지성 폭우가 쏟아지면 직원들이 세월교를 일일이 방문해 차단선을 설치했다. 그러나 올해부턴 원격으로 작동하는 이 시설을 무심천 전 구역에 설치해 재난대비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또 이 시설은 한번 설치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예산투입 대비 사업효과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함께 시는 재난 예보·경보시설도 개선한다. 시는 노후화된 예보·경보시설을 점검해 혹시나 발생할지 모를 재난상황에 대비할 방침이다. 총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