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갈려진 땅이 친구들을 언제쯤 볼 수 있을까 망설일 시간에/ 우리는 잃어요 한민족인 형제인 우리가 서로 겨누고 있고/ 우리가 만든 큰 욕심에 내가 먼저 죽는 걸/ 진정 너는 알고는 있나 전 인류가 살고 죽고/ 처절한 그날을 잊었던 건 아니었겠지/ 우리 몸을 반쯤 가른 채 살아갈 건가/ 치유할 수 없는 아픔에 절규하는 우릴 지켜줘/ 갈 수 없는 길에 뿌려진 천만인의 눈물이 있어...중략"

잘 알려진 서태지의 랩송 '발해를 꿈꾸며' 노랫말 일절이다. 만주벌판에 대제국을 건설했던 발해의 꿈이 산산 조각나며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점, 중국의 동북공정에 상처받고 있는 발해 유적의 현주소, 그리고 어쩌면 그 비극의 씨앗이 자라나 3.8선, 휴전선을 긋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며 발해의 꿈을 키워보자는 의지를 담고 있는 노랫말이다.

지난 달 발해유적을 취재하며 중국의 동북공정 앞에 유적의 출입마저 봉쇄당했던 안타까운 심정을 서태지의 노래로 잠시 달래본다. 발해는 우리의 역사이나 무대는 중국 땅이고 유물은 중국, 일본, 러시아 등지에 흩어져 있으니 발해는 멸망 후에도 국수주의적 사관과 국제관계의 역학구도 속에서 유물마저 이산가족이 되어있다. 발해의 5경중 가장 큰 수도인 상경용천부(上京龍泉府)에서 나온 알짜배기 유물은 일본 동경대에 소장돼 있다.

금란전터에서 출토된 용머리 장식을 비롯하며, 기둥 밑 둘레장식, 짐승얼굴 기와, 화려한 치미(망새: 용마루 양끝의 장식기와) 와 연꽃무늬 전돌 등 발해문화의 진수를 엿볼 수 있는 유물 상당수는 이미 일제강점기와 만주사변 때 일본으로 반출됐다. 일 제국주의의 침략방식은 강토를 유린하기 이전, 문화적 침략을 선봉장으로 삼았다. 식민사관에 입각하여 히라도리(白鳥庫吉), 도리야마(鳥山喜一) 등 일단의 학자를 내세워 1930~1940년대 상경성 등 발해유적을 발굴하고 진품을 가져갔다.

장보고가 통일신라시대 서해, 남해 일대의 상권을 장악한데 비해 발해는 동해의 상권을 장악한 해양 국가이기도 했다. 발해는 염주(鹽州:연해주) 크라스키노에서 상선이나 뗏목을 띄워 일본, 신라와 교역했고 사신을 파견했다. 교역품은 호랑이, 담비, 곰 가죽 등이었으며 귀국할 때는 섬유제품, 금, 수은 등을 싣고 왔다. 일본은 발해의 교역품을 엉뚱하게도 조공품으로 해석하고 있다. 발해의 서간문 등도 일본에 일부 남아 있다.

발해역사에 대한 각 국의 해석은 제각각이다. 우리나라는 같은 민족이면서도 발해사에 대해 무심했다. 고문헌에 등장하지 않던 발해는 조선후기 실학자 유득공(柳得恭)에 의해 비로소 첫 선을 보인다. 사방 오천리에 달하는 거대한 대제국 발해를 우리부터가 의식 속에서 지워버린 것이다. 발해는 고구려 유민과 말갈족의 연합정권인데 지배계층은 우리 민족이었다. 남송(南宋) 홍호(洪皓)의 송막기문(宋漠紀聞)에는 "발해의 왕은 대(大)씨이고 유력가문의 성은 고(高), 장(張), 양(楊), 두(竇), 오(烏), 이(李)씨 등"이라 했다. 거의 오늘날에 존재하는 성씨들이다.

주거의 문화를 보면 발해는 고구려의 문화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상경성 및 연해주 크라스키노 성터에서 구들이 발견되었다. 외고래도 있고 양고래도 있다. 벽을 따라가는 고구려 졸본성의 구들과 비슷한 형태다. 출토되는 유물들을 보면 연꽃무늬 수막새, 보상화문, 봉황문 기와 등 고구려의 양식을 답습하고 있다. 배흘림기둥에다 앙련, 복련 조각이 힘찬 상경성의 석등은 틀림없는 우리의 양식이다.

그럼에도 중국은 동북공정을 통해 발해를 중국의 역사에 억지로 편입시키고 있다. 발해의 첫 도읍지인 동모산을 중국식으로 바꿔 성산자산성으로, 중경현덕부를 서고성자로 이름붙이고 있다. 발해의 고분이 밀집해 있는 육정산에서는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 아예 출입을 금하고 있다. 중경현덕부에서는 몇 장의 사진을 찍다가 감시인에게 들켜 관련사진을 삭제 당했다. 우리의 문화임에도 마음대로 볼 수 없는 유적이다. 감시인은 답사반에게 "2년 후면 마음대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자기네 식대로 뜯어 고친 다음 개방하겠다는 뜻이다. 각국의 이해가 얽혀있는 발해사를 풀기위해서라도 발해사 연구를 위한 국가 간 공조네트워크가 형성돼야 할 일이다.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