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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12.07 16:26:1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하나밖에 남지 않은 2010연도 달력이 홑이불처럼 팔랑거린다. 달력 속에 적힌 그 많은 사연들도 이제 한 달만 있으면 과거가 된다. 좋지 않은 일은 잊어버리고 좋은 일만 기억하자고 다짐을 해보지만 그건 희망사항일 뿐 더 오래 기억되는 것은 그 반대로 언짢은 일들이다. 올 연말 분위기는 예년에 비해 더욱 쓸쓸해 보인다. 오래된 경기침체에다 구직난, 그리고 북한의 연평도 공격이 더해지면서 마음 씀씀이가 자꾸 위축되는 것 같다. 이럴 때 일수록 어려운 이웃을 돌봐야 할 텐데 그 따뜻한 마음이 얼어붙고 있다.

오비이락 격으로 하필이면 이런 때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비리가 터져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내부감사에서 그 온정의 손길로 노래방과 단란주점을 가고, 바다낚시를 가는 등 일탈된 행동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사랑의 열매를 달고 어찌 유흥업소를 들락거리며 코흘리개까지 동참한 성금으로 워크숍이라는 명목아래 스키장이나 바다낚시를 가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사람들은 이 꼴을 보고 "사랑의 열매가 비리의 열매다" "사랑의 온도탑이 비리탑이다"라는 반응을 보이며 분개하고 있다.

허기사 사회복지모금회가 출범하기 이전에도 모금비리는 간간이 있었다. 모금활동을 임의적으로 벌이는 단체가 많아 그 투명성이 의심되었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길거리를 쏘다니는 일부 청소년들은 모금함을 들고 고고장으로 직행하는 웃지못할 일들도 있었다. 당국에서는 중구난방으로 펼쳐지는 모금활동을 일원화 하여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이를 총괄하도록 했다. 유일한 법정모금단체가 이런 실수를 했으니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급기야 회장, 이사진이 일괄사퇴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잘못한 점을 고해성사하듯 인정하고 다시 태어나는 공동모금회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래도 이 여파는 당분간 갈 것 같다. 세상 믿을 사람 한 x 없다는 불신과 자탄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사랑의 온도탑은 성금을 재료로 하여 올라가는 것인데 상당액에 달하는 에너지원을 잃은 것이다. 배신감 같아서는 사법의 회초리를 따끔하게 들고 싶지만 국민 앞에 석고대죄를 하고 있으니 미워도 다시 한 번이다. 설마하니 이렇게 혼나고도 또 탈선을 할까. 구성원 일부의 잘못인 만큼 이제 회초리를 거둬들이고 사랑의 온도탑에 재 점화를 했으면 한다.

역사의 행간을 보면 남성 못지않게 기부문화, 나눔의 문화를 실천한 여걸이 여러 명이다. 청주 흥덕사에서 1377년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을 찍을 때, 출판경비를 댄 사람은 비구니 묘덕(妙德)이었다. 충선왕의 사위인 정안군의 후실 임씨(任氏)로 추정되는 묘덕이 '직지'출판에 스폰서를 한 것이다. '직지'는 백운화상의 제자 석찬, 달담이 주축이 되어 펴낸 것이지만 묘덕의 시주가 없었다면 '직지'또한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직지'의 탄생은 불우이웃을 정신적으로 도운 것이며 문화적 굶주림을 해갈시킨 문화행위다.

조선 정조 때 거상 김만덕(金萬德)은 제주도에 흉년이 들자 자신의 재산을 모두 풀어 육지에서 쌀을 사들여 수천 명을 굶주림으로부터 구한 의녀(義女)다. 제주도의 비천한 기녀 출신이었으나 혼자 배불리 살지 않고 여러 사람을 기근에서 구해냈으니 후세에 두고두고 추앙을 받는 것이다. 지난해 제주도에서는 '김만덕 나눔 쌀 만 섬 쌓기'이벤트를 벌인 바도 있다. 기부의 문화는 계층과 사는 정도를 뛰어넘어 모든 사람이 참여해야 마땅하나 그 앞줄에는 기업인, 연예인 등 아무래도 돈 많은 사람이 서야하지 않을까. 자선을 선두에 서서 실천한 세계적 부자 워렌 버핏과 빌 게이츠는 올해의 사상가(Global Thinkers)로 선정되었다. 많이 벌어 많이 기부하는 행위가 기업의 정도(正道)이며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지도층의 도덕적 의무)를 실천하는 길이다. 그러나 서민이라고 해서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성금을 내는 것은 쓰고 남은 돈을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쓸 돈에서 일부를 떼어내어 이웃을 도와야 한다. 기부와 나눔의 문화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에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이 사회가 더 따뜻하고 건강성을 유지할 수 있다. 사진 찍기나 생색내기 용이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는 이웃돕기를 생활화 했으면 한다.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린 사랑의 온도탑을 다시 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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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