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이라는 올 여름 80대이신 아버지는 지나가듯 "예전 사우디시절보다 더 힘들다"고 하셨다. 그러고 보니 어린 시절 건설회사에 근무하셨던 아버지가 중동에서 일하셨다는 게 떠올랐다. 그때는 해외여행도 힘들지만 국제전화도 쉽지 않아 어머니의 재촉에 잘 쓰지도 못하는 한글로 아버지에게 편지를 쓰기도 하고 카세트테이프에 목소리를 녹음하기도 했다. 아버지는 낯선 나라와 기후에 힘들어도 가족들이 보내준 편지와 음성에 위로받았다고 하셨다. 부모님 방을 정리하다가 그 때의 흔적을 발견하고 지금은 상상도 못하는 살가운 글에 가족들이 다 같이 웃기도 했다. 현재 눈부시게 발전한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은 그 시절 타국에서 땀 흘리며 일한 국민들 덕이 크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도 1970~80년대 타국에서 고생한 우리나라의 어르신들처럼 자국에 그리운 가족들을 두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일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가 발전하면서 자국민들이 선호하지 않는 위험하고 힘든 일에 외국인 근로자들을 고용하게 됐기 때문이다. 2022년 기준 공식적으로 외국인 근로자는 80만명이 넘고 불법채류자까지 합하면 130만명이라고 할 정도로 매년
19세기 영국에서는 죄수들을 배에 실어 호주 대륙으로 이주시켜 호주를 개척했다. 100년간 약 16만 명을 옮겼다고 하니 많은 수의 배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충분한 배가 없었기 때문에 배를 가진 선장들에게 죄수 이송을 맡기는 계약을 한다. 선장은 많이 태울수록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었으니 배의 정원을 넘겨 가며 사람을 태웠다. 그러나 위생 문제를 방치하고 먹을 것을 제대로 주지 않았다. 긴 항해 동안 위생 문제와 식사 부족으로 많은 죄수들이 배에서 죽었다. 무사히 도착하는 비율은 40%가 넘지 못했다. 영국 정부와 인권 단체들은 "죄수들이 무사히 호주로 가게 해달라"는 요청을 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선장들 입장에선 비용을 들여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었다. 이 때 빈민 문제와 공중 보건 문제를 다루던 사회개혁가 에드윈 채드윅이 한 가지 아이디어를 낸다. 그는 영국 정부에 선장들에게 돈을 미리 지급하지 말고, 호주에 살아서 이송된 죄수의 수에 따라 주라는 조언을 한다. 영국 정부는 그의 말을 받아들였고, 40%에 그치던 죄수의 생존율이 98%까지 증가하게 된다. 선장들이 더 많은 이송비를 받기 위해 배의
청주는 오랫동안 '재미없는 도시'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었다. 심지어 시민들조차 "할 일이 없는, 할 것 없는 도시"라고 표현할 정도로, 외부에서 청주는 매력적이지 않은 곳으로 인식되곤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청주는 이러한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꿀잼도시'라는 새로운 도시 브랜드 전략이 있다. 이 전략은 청주를 활기차고 역동적인 도시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중요한 시도이며, 청주의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첫걸음이다. 도시 브랜드는 단순한 슬로건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도시 브랜드는 그 도시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표현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 역량을 강화하는 중요한 자산이 된다. 도시가 가진 독창적 이미지와 정체성을 잘 활용하면 관광객 유치와 투자 증대는 물론이고, 주민들의 삶의 질까지 향상될 수 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Saffron은 "도시의 고유한 정체성 구축"이 경쟁력 강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스위스 취리히가 '깨끗하고 효율적인 금융 허브'로, 일본 도쿄가 '첨단 기술과 전통이 공존하는 도시'로 자리 잡아 국제적 경쟁력을 높인 것처럼, 도시 브랜드는 그 자체로도 강력한 경쟁력이 된다.
분단된 국가가 통일을 배제한 채, 개별국가로 존재해야 한다는 논리는 국가 구성원들에게는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분단의 원인이야 다르겠지만 분단국가는 통일을 지향하는 것이 일반형태다. 통일을 외면하는 순간 권력의 정당성이 위협받을 가능성도 있다. 김정은은 2023년 12월 8기 9차 노동당 전원회의에 남북을 2개의 국가로 선언했다. 올해 1월에는 남한을 제1의 적대국가, 불변의 주적으로 규정하고 영토를 점령, 평정하는 것을 국시로 하겠다는 언급까지 했다. 이러한 발언 이후 후속 조치도 이어졌다. 김일성 통일의지의 상징인 평양시 낙랑구역의 '조국통일 3대 헌장 기념탑'을 철거했고 급기야는 남북 연결 철도와 도로인 경의·동해선을 철거하거나 폭파했다. 분단 이후 남북은 공히 통일을 숙명적 과제로 받아들였다. 특히 남북은 1972년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이라는 통일원칙을 선언한 이후 평화적 민족통일을 전제로 관계를 이어왔다. 이제는 북한이 민족의 평화적 통일이 아닌 남한이라는 제1의 적대국을 무력으로 평정하는 것을 국시로 내세우기 시작했으니 남북관계의 근본을 흔드는 파격적인 조치다. 김정은은 왜 이렇게까지 남북관계를 변화시키고 있을까. 이는 김정은 체제를 둘
특별히 의미 부여를 하지 않지만, 우리가 깨어 있는 중 가장 많이 보내는 시간이 앉아 있는 시간일 것이다. 대중교통 및 자차를 이용하여 이동할 때, 식사를 하거나 일을 할 때도 앉아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래서 차량에도 승차감이 중요하고 오래 앉아 있는 의자도 편안한 것을 고르게 된다. 고흐는 1888년 가을 버전의 '아를의 침실'을 그렸다. 이후 1889년 더 밝은 색상으로 아를의 침실을 또다시 그리게 된다. 작품 속 침실에는 두 개의 의자가 그려져 있다. 한편 1888년 단독으로 의자를 주제로 한 '파이프가 있는 의자'를 그렸다. 이 의자는 '아를의 침실'에서 등장하는 의자와 같은 의자임을 알 수 있다. 1882년 석판화로 찍었던 '영원의 문'을 다시 1990년 유화를 그리게 된다. 이 작품에서 노인이 앉아 있는 의자 역시 고흐의 의자와 유사하다. 단순한 형태이지만 나무로 만들어져 견고해 보이는 의자에는 고흐의 취향 뿐 아니라 우직하고 힘겨웠던 삶의 흔적이 드러나 있다. 고흐가 그린 다른 형태의 의자도 있다. 고갱을 위한 의자를 그렸는데 고흐가 기존에 사용하는 의자와는 양상이 다르다. 밝은 나무색의 단순하고 투박한 고흐의 의자와는 달리 고갱의
깜박 잠이 들었을까. 달달달 맷돌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아침나절 물에 불려둔 메밀을 어머니께서 갈고 계셨다. 커다란 대야에는 불려놓은 메밀이 가득했다. 서너 시간의 긴 침묵을 견디고서야 도저히 줄어들 것 같지 않던 메밀이 어머니의 마지막 숟가락을 떠났다. "팔 아프지?" 힘이 들어서 왼팔 오른팔을 번갈아 돌리던 나에게 한 손으로는 맷돌을 돌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메밀을 떠 넣으시던 어머니의 그 짧은 말 한마디가 힘겹게 돌아가는 맷돌을 타고 세월의 눈물보다 슬프게 떨어지고 있었다. 중학교 1학년 때쯤인 것으로 기억난다. 저녁 무렵 우연한 기회에 어머니와 팔씨름을 한 적이 있었다. 두 세 번 연거푸 지면서 어머니가 나의 든든한 울타리라는 걸 확인하던 날, 한참을 지나 그 울타리가 온전히 어머니의 땀과 고통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걸 알게 된 날, 그날도 어머니는 당신이 만든 세상의 울타리 밖에 서 계셨다. 오늘도 어머니가 만들어놓은 그 울타리 안에서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있다. 그리움이다. 그리움은 늘 한가한 시간에 찾아온다. 그때마다 아내에게 메밀 부침개를 부탁해 보지만 그때 그 맛은 아니다. 고통과 이야기 그리고 땀방울을 섞어 빗어 낸 이 세상 누
초승달이 떴다. 하늘 한편 아파트 공사장에는 높이 치솟은 타워크레인이 긴 팔을 늘이고 있다. 일을 쉬는 저녁이면 지브 끝에 매달린 갈고리로 구름도 낚고 별도 낚는다. 오늘은 초승달이 걸렸다. 눈썹 같은 달 허리를 물고기처럼 꿰고 있다. 마음으로 바람이 스민다. 도심은 천천히 불빛들로 채워지고 있다. 그 저녁 풍경이 아름답다. 내려다 보이는 길 가로등 아래로 벚나무 가로수가 눈에 들어온다. 나무마다 목청 빛이 점점 짙어지는 걸 보니 이제 초록들과 이별할 시간이 다가오나보다. 이차선 도로가 큰 길과 합쳐지는 모서리에 새 상점이 문을 열었는지 알록달록한 단풍나무 화분을 서너 개 장식으로 늘어놓았다. 실제처럼 보이지만 규칙적인 색깔의 변화에서 모조품임을 알 수 있다. 요즘은 실내외 장식에 모조품을 많이 사용한다. 만들어내는 기술도 뛰어나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다. 어느새 싱그러운 초록에서 계절에 어울리는 빛깔로 상점의 거리는 하나씩 변화해 가는 것 같다. 복잡한 도시일수록 나무들이나 풀들이 설자리가 줄어든다. 요즘은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절대적인 자연 공간은 매우 부
우리의 삶의 모습은 정말 다양하다. 어떤 이는 의미 있고 발전적인 삶을 꿈꾸며 생활하고 어떤 이는 변화의 삶을 즐긴다. 또 어떤 이는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으로 인해 현재의 삶에 안주한다. 비약적인 표현이지만, 또 다른 어떤 이는 무슨 일이든지 항상 저항하고 반대하는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을 잘 설명해 주는 것이 '바나나 신드롬(BANANA Syndrome)'이다. 바나나 신드롬(BANANA Syndrome)은 "Build Absolutely Nothing Anywhere Near Anything"의 약자이다. 소위 '어디에도 아무것도 짓지 말라'라는 의미로 영어의 앞 글자를 따서 '바나나(BANANA)'로 표현한다. 바나나 신드롬은 주로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 경제적 이해관계, 사회적 인식 부족, 정보 부족 등으로 인해 발생하게 된다. 바나나 신드롬은 교육 정책, 사회정책, 환경문제, 도시 개발 등 다양한 영역에서 나타난다. 새로운 시도와 변화를 두려워하고 기존 상태를 유지하려는 심리적 경향으로 인해 발생한다. 최근 교육 정책 중에서 '인공지능디지털교과서(AIDT)' 도입에서도 이러한 바나나 신드롬이 발생될 수 있다. 인공지능디
십여 년 전 일본 홋카이도를 방문했을 때 며칠간 이른 아침 고목이 즐비하고 고색창연한 홋카이도대학교 캠퍼스를 거닌 적이 있다. 이 대학의 전신은 삿포로농학교로 1876년 일본 최초로 설립된 농업고등학교이다. 당시 일본 정부는 홋카이도 개발에 필요한 인재 육성을 위해 삿포로농학교를 세웠고, 이 학교를 기점으로 일본 전역에 농업고등학교가 설립되기 시작해 2020년 현재 303개교에서 7만5천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신규 취농자를 육성하고 있다. 홋카이도대학 교정에서 발길을 멈추게 한 곳은 삿포로농학교의 초대 교장(당시 교감으로 호칭)으로 초빙되었던 윌리엄 스미스 클라크(William Smith Clark, 1826~1886년)의 흉상이다. 미국 매사추세츠대학교 농대 학장을 지낸 그는 "Boys, be ambitious!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라는 명언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인물이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그 글귀는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돈이나 이기적인 성취를 위해서가 아니며, 사람들이 명성이라 부르는 덧없는 것을 위한 것도 아니고, 단지 인간으로서 마땅히 다해야 할 모든 것을 이루기 위해 야망을 가져라."라며 농촌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 주었다
주홍빛 능소화가 여름을 달군다. 꽃이 핀 길 따라 낮은 울타리의 집이 보인다. 단번에 알아볼 정도로 길가에서 잘 보였다. 집 앞에 지팡이를 짚은 어르신이 나와 계신다. 일흔 중반 이상의 여성 어르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글로 써 드린다고 하면 모두가 좋다고 하시며 참여하실 줄 알았다. 처음 동네 경로당을 방문해서 말씀드리니 손사래를 치며 거절하신다. 할 얘기가 없다는 말씀에 덧붙여 자식과 남편의 눈치를 보신다. 옆에서 설득하고, 집으로 찾아가서 말씀드려도 요지부동이다. 그 시절 여성의 삶이 녹록지 않았다는 사실과 아직도 남성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생활이 안타까웠다. 그렇게 대상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다가 한글 교실을 다니시는 어르신을 만나기로 했다. 한글 선생님의 도움으로 전화 허락을 받자마자 찾아뵈러 갔다. 마당에는 주인의 손길로 잘 가꾸어진 텃밭이 있고, 야생화가 곳곳에 피어 있다. 한눈에 봬도 불편해 보이시는데 한 걸음씩 내디디며 나를 맞으러 돌계단을 내려오신다. 시골에서 한평생 살아오신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문밖에서 반갑게 맞아 주시니 감사함이 밀려온다. 거실 탁자 위에는 공책 한 권과 연필이 놓여 있다. 수업에서 배운
바야흐로 기술 혁신의 시대다. 계속해서 진화하는 과학기술의 발전 속에서 우리 인류의 삶은 점점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Chat GPT 등 생성형 AI의 발전이 화두다. 실제로 Chat GPT 등장 이후 문서 작업, 그림, 영상 등 생성형 AI를 여러 분야에 적용한 도구들이 개발되었다. 한 서베이 기관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응답자 70% 이상이 생성형 AI 도구를 활용하고 있었다. 즉, 회의 내용을 요약하거나 원하는 이미지나 영상의 초안을 만들고, 주제별 동향을 빠르게 탐색하는 등 여러 분야에 적용, 활용하며 업무 효율을 높여가고 있었다. 이러한 변화 흐름에 따라 교육 현장도 바뀌어 가고 있다. Chat GPT의 등장은 '답하는 교육'에서 '질문하는 교육'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시대적 필요성을 촉발시키며, 생성형 AI 기반 에듀테크 혁신이 여러 학교급 교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교사와 학생은 다양한 분야에 생성형 AI를 활용하며 콘텐츠를 창조하는 등 교수-학습 경험을 풍성하게 만들어 간다. 그러나 에듀테크는 말 그대로 교육을 위한 '수단'이다. 다양한 생성형 AI 도구는 '교육의 목적'을 이루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도구'이다.
얼마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한글날을 앞두고 전국 초·중·고 교원 5천848명을 대상으로 '학생 문해력 실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91.8%('저하됐다' 53%, '매우 저하됐다' 39%)가 과거보다 학생들의 문해력이 저하됐다고 발표하였다. 구체적으로 보면 해당 학년 수준 대비 문해력이 부족한 학생이 21% 이상이라고 응답한 교사가 절반에 가까운 48.2%였다. 31% 이상이라는 응답도 19.5%였다. 또 글의 맥락과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 21% 이상이라고 답한 교원도 46.6%나 됐다. 아울러 뉴스에서는 우리 아이들의 문해력 저하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다음과 같은 사례를 들어 제시하였다. "두발 자유화를 토론하는데 두발이 두 다리인 줄 알았다네요." "족보를 족발 보쌈 세트로 알고 있습니다." "시발점이라고 했더니 선생님이 욕하냐고 하더라고요." 단순히 웃고 넘길 일은 아니다. 문해력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글을 읽고 이해하려면 글의 앞뒤 맥락과 연결에 대한 이해가 요구된다. 그렇다면 왜 요즘 아이들은 과거의 아이들보다 문해력이 저하 된 것일까. 어떤 이들은 독서의 부족을 그 원인으로 진단하고 독서를 많이 해
[충북일보] 식사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손님이 연이어 들어선다. 혼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손님이 있는가 하면 오늘 저녁을 위해 포장하는 손님, 선물용으로 예쁘게 포장해달라는 손님, 내일 점심 포장을 예약하는 손님도 있다. 포장하는 메뉴도 다양하다. 진열장에 보이는 빵 메뉴부터 6가지 종류의 샌드위치, 라자냐, 샐러드, 잠봉뵈르 등 신중한 선택이 이어진다. 스피카 카페에서는 청주 흥덕초등학교 정문이 바로 보인다. 통창 너머로 재잘대는 아이들의 모습부터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환하게 들어오는 채광이 따스한 공간을 연출한다. 오전 10시부터 7시까지 문을 열고 있는 이곳에서는 재료가 떨어지기 전까지 맛있는 냄새가 새어 나온다. 스피카의 이선영 대표는 10년 넘게 일본어를 가르쳤다.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음악과 영상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한 언어는 성인이 된 후 일본으로 떠날 용기를 줬다. 일본의 베이커리나 카페 등에서 일하고 공부하며 보낸 시간은 돌이켜 생각해도 만족스러운 기억이다. 한국으로 돌아와 좋아하는 언어를 가르치는 일을 계속하며 성취감이 있었지만 마흔이라는 나이가 다가오면서 다른 일을 생각하게 됐다. 40살이 되면 뭔가 달라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청주시가 여름철 폭우와 홍수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세웠다. 17일 시에 따르면 올 여름 청주지역 무심천 범람에 대비해 시민들의 통행을 자동으로 차단할 수 있는 시설을 조성한다. 이 자동차단시설은 갑작스러운 폭우나 장마기간 무심천의 수위가 위험수준에 달했을 때 시민들의 세월교 보행을 자동으로 차단하는 시설로, 시는 지난해 운천동 세월교 1곳에 양방향으로 이 시설을 설치해 시범운영했다. 시는 이달 내로 무심천 19곳 세월교 전체에 자동차단시설을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단시설 1기를 설치하는데 소요되는 예산은 1천만원 수준으로, 모두 38개 시설에 3억8천여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지금까지는 국지성 폭우가 쏟아지면 직원들이 세월교를 일일이 방문해 차단선을 설치했다. 그러나 올해부턴 원격으로 작동하는 이 시설을 무심천 전 구역에 설치해 재난대비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또 이 시설은 한번 설치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예산투입 대비 사업효과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함께 시는 재난 예보·경보시설도 개선한다. 시는 노후화된 예보·경보시설을 점검해 혹시나 발생할지 모를 재난상황에 대비할 방침이다. 총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