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집단의 리더가 되어 회의를 진행해 본 사람은 안다.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훌륭한 리더는 자유로운 의사소통 속에 반대 의견에서도 좋은 대안을 찾아낸다. 잘못된 판단이 가져온 실패의 전형으로 사람들은 미국의 '피그 만(灣) 침공'을 꼽는다. 케네디 대통령 취임 초기 1961년, 미국은 쿠바 '피델 카스트로'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1천400명에 달하는 게릴라를 쿠바 피그만에 상륙시킨다. 상륙하면 쿠바 국내의 반체제 인사들이 호응할 것이라는 CIA의 호언장담 속에 안일한 예측은 빗나갔고 여러 위험 요소를 간과한 결과는 처참했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정보가 상당히 많았음에도 당사자들은 절대 질 수 없는 정보만 가지고 있었다. 이른바 '확증편향(確證偏向)'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만들어낸 '집단사고(集團思考/Groupthink)의 결과였다. 확증편향은 진실을 외면하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 뻔한 사실조차도 거짓이라 부정하며 자신의 주장만 반복한다. 확증편향을 부추기는 것이 '유튜브'이다. 사람들은 유튜브의 폐해를 알면서도 유튜브에 빠진다. 내 생각에 부합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취한 결과 편견과 아집이 정신세계를 지배한다. 집단
전체가 다 좋을 필요는 없다. 오래도록 대중의 입에서 흥얼거리게 만드는 명곡도 사실 알고 보면 짧은 몇 구절의 가사와 가락이다. 그날은 집에서 좀 멀리 떨어진 곳을 다녀오는 길이었다. 차는 용산 저수지를 옆에 끼고 산모퉁이를 돌고 있었다. 며칠 전 내린 눈이 저수지 수면을 하얗게 덮었다. 아마도 살얼음이 언 모양이다. 물과 얼음 경계에 천둥오리들이 오종종 모여 앉았다. 그 모습을 곁눈으로 힐끔 힐끔 보며 운전을 하던 그때였다. 라디오에서 진행자가 예전에 나온 곡인데 요즘 다시 대중들에게 인기가 있는 이유가 뭐냐고 했다. 음악 평론가였던 게스트는 그것은 광고나 유튜브의 영향이라고 했다. 20초에서 15초 광고에 삽입되는 곡은 전체가 아닌 부분이다. 사람들은 짧은 곡을 듣고 그 곡을 찾아서 듣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가슴에 강열하게 남는 15초의 음악이면 그 곡은 다시 살아난다니, 그렇다면 한 곡 전체가 최고가 아니어도 된다는 얘기다. 나도 모르게 '아, 맞아. 그래.'라는 말이 튀어 나왔다. 모든 게 아니어도 되었다. 한 권의 소설을 읽어도 그렇지 않던가. 간혹 어떤 책은 단 몇 줄의 글귀도 남는 게 없기도 하지만, 감동을 받거나 가슴을 벅차게
한국의 경제 뉴스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이 주식시장에 외국인이 얼마나 사고 팔았는가를 알려준다. 알려주는 이유는 모르지 말라는 것이 이유이다. 주식이 오르는 것은 높은 가격에 사려는 사람이 많아서 생기는 것이다. 이 정도가 나의 그러려니 하고 알고 있는 경제적 상식이다. 경제 상식이 많지 않은 이유는, 나와 별로 관계가 없기 때문이라 생각되어서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경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본주의(capitalism, 資本主義)는 이윤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하는 경제 활동이다. Capitale은 12세기에서 13세기 자금, 화폐 또는 이자가 붙은 화폐를 지칭하기 위해 등장했다. 자본주의라는 용어는 1850년 루이 블랑(Louis Blanc)이 "내가 '자본주의'라고 부르는 것, 즉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배제하고 자본을 횡령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과 1861년 피에르 조제프 프루동(Pierre-Joseph Proudhon)이 "소득의 원천인 자본이 일반적으로 노동을 통해 자본을 일하게 하는 사람에게 속하지 않는 경제적, 사회적 체제"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wikipedia). 이를 통해 보면 일반인에게는
지난해 막바지에 일어난 무안공항의 대참사는 온 국민의 충격이었습니다. 저도 가슴이 먹먹하고 답답하여 어찌할 바를 모른 채 한 해를 보냈습니다. 더구나 비상계엄 사태로 일어난 탄핵정국으로 국정공백 상태에서 발생한 사고라서 평생 공직에 있었던 저는 한층 더 죄스런 마음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우리 국민들이 성숙된 자세로 이 위난을 지켜보면서 의연하게 자리를 지키는 모습에 놀랐습니다. 일부 전해지는 뉴스에서 무안공항에 걸린 추모와 격려의 글에 마지막 순간까지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애썼던 기장과 승무원에 대한 글들이 많았다는 내용을 보았습니다. 그것은 무조건 사건이 일어나면 면밀한 조사이전에 사고 당사자로 지목되는 사람들에 대한 비난 일변도가 아니란 사실에 저는 우리나라에 대한 한가닥 희망을 가졌습니다. 2024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분들은 어떤 국가는 잘 살고, 어떤 국가는 못사는 것인가를 연구한 업적으로 받았습니다. 그분들이 쓴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란 책을 보면, 어떤 국가는 잘 살고 어떤 국가는 못사는 이유가 그 나라가 가진 자원, 기후 등의 문제가 아니라 그 나라의 정치·경제제도가 포용적이냐, 착취적이냐의 차이에서 온다고
택견은 1983년 6월 1일 국가무형유산에 등재, 2011년 11월 28일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유산에 오른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 무예다. 택견 예능 보유자인 정경화 선생과 택견원을 보유한 충주시는 명실상부 택견의 종주 도시로서 국내외에 당당히 위상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충주는 택견보존회와 한국택견협회, 시립택견단 등 풍부한 인적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택견원(전수관)과 국제무예센터 같은 물적 기반까지 자리해 있어, 택견인들에게는 그야말로 둘도 없는 '성지(聖地)'라 할 수 있다. 택견의 무형유산 전승과 보존은 택견보존회가, 공연을 통한 홍보와 대중화는 시립택견단이, 그리고 저변 확대와 세계화는 한국택견협회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폴란드 그단스크에 해외 첫 택견전수관이 문을 연 것은 바로 이 같은 노력의 성과다. 앞으로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와의 협업이 이뤄진다면 택견의 국제적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택견의 보호와 육성, 국내외 진흥을 위해 '택견진흥법' 제정 또한 검토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대한택견회, 결련택견협회 등 여러 단체 간의 협의가 우선시돼야 하며, 경기 규칙이 통일된다면 택견의 아시안게임, 더 나아가
참으로 오달지다. 가난했던 시절 우리네 엄마들은 쌀독에 쌀이 차면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고 했다던가. 나야말로 한해 양식을 장만해 둔 농부처럼 뿌듯하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알천 같은 알곡을 곡간 가득 차곡차곡 쌓아 놓고 몇 번이고 자꾸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라고나 할까. 몇 년 전부터 해가 바뀔 때마다 의식처럼 해오는 일이 하나 있다. 안방 책꽂이를 정리하는 일이 그것이다. 원래 텔레비전이 있던 자리였는데, 독서 모임을 시작해 매달 꾸준히 책을 읽게 되면서부터 텔레비전을 없애고 그 자리에 책꽂이를 갖다 놓았다. 그리곤 자칭 '내 영혼의 곳간'이라 부르며 해마다 독서 모임에서 1년 동안 읽을 책들을 거기에 꽂아놓는다. 독서 모임의 이름은 '함께성장읽기'다. 뜻이 맞는 지인들끼리 법정 스님의 『내가 사랑한 책들』에 소개된 50권의 책들을 함께 읽어보자 해서 시작한 모임인데 올해로 5년째 이어오고 있다. 이미 절판되어 구할 수 없는 책들도 많아 50권을 다 읽지는 못했고, 요즘엔 연말에 함께 의논하여 다음 해에 읽을 책들을 선정한다. 올해는 노벨문학상 수상작들을 읽어보기로 했다. 우리나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계기가 되었다. 우선 역대 수상작품 중
처음엔 의아했다. 호수 둘레 길을 한 바퀴 더 돌고 난 후에도 여인은 종전, 그 자리에서 꿈쩍 않고 서 있어서다. 걸음을 재촉 해 여인 곁을 스쳐 지나칠 무렵이었다. 마침 둘레길 곁 철로 위로 고속 열차가 굉음을 내며 바람같이 지나갔다. 이 때 여인은 달리는 열차를 향하여 마구 두 손을 흔들기 시작했다. 얼핏 봐도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인이었다. 첫인상엔 행색도 멀끔했다. 그러나 생뚱맞은 그녀의 돌발적인 괴이한 행동에 혹시 정신 이상자인가 싶어서 재빨리 그 자릴 피하려 했다. 필자가 급히 걸음을 옮기자 서둘러 여인이 곁으로 다가오더니, "아주머니! 저는 지금 이 시간이 매우 행복합니다. 이곳에서 지나가는 열차를 향하여 손을 흔드노라면 그동안 시렸던 가슴이 따뜻해짐을 느낍니다."라고 묻지도 않는 말을 한다. 뜬금없는 그녀 말에 , "왜? 고속 열차를 향해 손을 흔드나요?"라고 묻자 그녀는 더욱 가까이 다가오더니, "어린 날 죽을 목숨이었는데 어느 엿장수 할아버지가 기차 건널목에서 저를 구해 주셨답니다." 라고 한다. 그녀 말에 갑자기 호기심이 생겼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여인의 사연에 귀를 기울였다. 그녀 말인즉 일찍 아버지를 잃어서 가세가 영락(
담장 주위에 수세미를 심었다. 수세미가 노란 꽃을 피우기 시작하니 삭막한 담장이 그림을 그려 놓은 듯 예쁘다. 사방이 아파트로 둘러싸인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라 볼 때마다 흐뭇하다. 수세미는 개화하고 일주일이면 오이만큼 자라고 속이 연해서 식용으로 가능하다. 수세미 달인 물을 비단수라 하여 목과 콧병에 도움이 되고 폐가 약해지거나 내열이 있을 때 소염과 해독작용에 좋다. 사포닌이 많이 함유된 수세미는 인삼을 대신하여 죽을 쑤어먹고 기력을 회복하는 노인분들이 많았다. 수세미 성분이 몸에 좋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선조들의 지혜로움에 머리가 숙여진다. 그래서인지 예전에는 집집마다 수세미를 많이 심었다. 담장에 가는 덩굴손을 뻗어 어디든 올라가는 수세미가 매달려 있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 오래전 여물지 않은 수세미를 소금과 식초에 씻어 물기를 닦아내고 토종꿀에 저며 놓았다. 어떻게 알았는지 서울에 있는 친척이 연락했다. 수세미 발효액을 구해 달라고 했다. 그녀는 병원에 다녀도 낫지 않는 갑상선 암에 수세미 발효액이 특효라는 이야기를 듣고 백방으로 찾는 중이라고 했다. 나는 집에 있는 것을 반 절 덜어 주었다. 일 년 후 친척 내외분이 오셨다. 내가 준
민족의 명절 설이 다가오는데 물가는 내려가지 않고 정국불안으로 한숨짓는 소리가 이만저만 아니다. 한국물가정보는 4인 가족 기준 설 차례상 비용이 전통시장 30만 원, 대형마트 41만 원 든다고 발표했다. 전통시장은 지난해보다 6.7%, 대형마트는 7.2% 올라 역대 가장 비싼 비용이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로 오랫동안 찌들어 있는 우리에게 설 경제만이 아니라 2025년 전망 또한 어둡기만 하다. ***하락하는 경제성장률 전망 한국은행이 2025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9%로 하향조정했으나 오는 2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수치를 더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미래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67%로 제시했다. 유엔이 발표한 올해 전세계 성장률은 2.8%다. 이와 같이 낮은 경제성장률 전망치의 대내변수로는 정치적 이슈, 금융시장 불안정, 높은 가계부채와 기업부채, 장기 저성장,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분석했다. 대외변수로는 미국 달러화 강세, 무역분쟁, 지정학적 위험 확산, 무역정책 불확실성, 고금리 지속, 중국경기 둔화 등을 들었다. 우리 경제를 짓누르는 대내외적 요인들은 정부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국가시스템이 원활하게 돌아가
요즘 들어 진료소에 감기 증상을 호소하며 방문하는 민원인들이 많아지고 있다. 대부분 증상은 기침, 콧물, 가래, 목 아픔 등 호흡기 증상이다. 특히 이중에서도 기침을 오래 하는 감기를 앓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병원에서도 독감 검사를 하면 열에 아홉은 독감이 확진될 정도로 독감 양성률도 주마다 8~9배씩 높아지는 대유행을 하고 있다. 독감 감염자와 감기를 오래 앓고 있는 사람은 구분이 힘들뿐더러 치료가 늦어지면 합병증으로 폐렴, 이차감염 등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최근 유행하는 독감은 전형적인 독감과 다른 의외의 증상들이 있다. 첫째로 발열이 없이 오한 증상을 느끼는 것이다. 보통 독감이라고 하면 38도 이상의 고열이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인 증상이지만 요즘 독감은 정상체온에서 추위를 느끼며 몸이 떨리는 오한을 심하게 느낀다고 한다. 평소 갑상선 기능 저하, 저체온증, 빈혈, 심리적 스트레스가 심한 사람들은 평소와 다른 오한의 증상인지 구별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소화기증상이다. 독감은 호흡기 증상이 대부분이지만 독감 바이러스의 소화기 점막 자극에 따른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복통의 증상이 나타난다. 겨울철
도시를 여행할 때, 그 도시의 도서관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읽을 수 있는 책은 없어도 서가에 꽂혀있는 책의 겉표지 보는 것을 좋아한다. 창의 위치와 책상과 의자의 배치는 어떤지, 조명은 어떤 각도로 비추는지, 어떤 방향으로 햇볕이 드는지, 창 너머의 풍경이 어떤지 살핀다. 그곳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천천히 관찰한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책상 의자에 앉아 창밖 풍경을 바라본다. 도서관의 디자인이 그 도시의 수준을 보여준다고 믿는 편이다. 도서관이 마음에 들면, 그 도시에 살고 싶단 생각을 한다. #싱가포르, 에스플러네이드 도서관(library@esplanade)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어버린 에스플러네이드 3층에 도서관이 있다. 세련된 내부 인테리어와 조명, 싱가포르의 상징인 멀라이언과 바다를 조망할 수 있도록 바다를 향해 있는 책상 의자에 앉아 있는 동안 나는 싱가포르 사람들이 조금 부러워졌다. 에스플러네이드에서도 가장 전망 좋은 공간이 유명 셰프의 '파인 다이닝'이 아닌, 도서관이 되기까지 쉽지 않은 합의의 과정이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가장 비싼 장소' 대신,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장소'로서 도서관으로 제공한
아들이 태어난 날, 요즘 아들이 대신 살아내고 있는 누군가의 삶을 엿보러 간다. 큰아들은 요즘 연극에 빠져 있다. 일 년 동안 연습하고 준비한 작품을 오늘 처음 올린다고 했다. 그런데 하필 오늘은 아들의 생일이다. 생일 밥을 먹자고 하자, 며칠 동안 공연이 연달아 있어서 함께 밥을 먹을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생일파티는 공연이 다 끝나는 날로 미뤘다. 공연 관람에 동행할 동생과 조카를 만나러 나가는데, 작은 아들의 전화가 온다. 공연을 보러 못갈 것 같다고 하더니 형의 공연에 불참하는 게 마음에 걸린 모양이다. 어디로 가면 되냐고 묻는다. 7시 공연이라 저녁을 먹고 가야 하기에 식당에서 만나기로 했다. 밥을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동생과 작은 아들과 조카가 차례로 들어온다. 유치원에 다니는 조카가 선물이라며 작은 봉투를 내민다. 열어보니 팝콘이 들어있다. 이모 사랑한다는 편지도 함께 들어있다. 고맙다고 인사하고 팝콘을 달게 먹자 아이가 팝콘처럼 웃는다. 공연장으로 향했다. 유령이 되어 아들이 연기를 한다. 아들은 교통사고로 죽은 후 홀로 남은 연인을 돕기 위해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 동연의 역할로 나온다. 동연은 유령을 볼 수 있는 남자인 상우에게
[충북일보] 최근 청주시 미호강변에서 아주 기묘한 장면이 벌어지고 있다. 새벽에 수백여 명의 인파가 강변 공원 앞에 줄을 서있는 낯선 장면이 목격되고 있다. 젊게는 30대에서 많게는 70대 노인까지 행렬에 참여하고 있고, 어떤 이들은 아예 돗자리를 펴고 길바닥에서 잠을 청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충북일보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직접 확인해 본 결과 이들은 미호강 파크골프장에서 '2025 생활스포츠지도자' 실기·구술 시험을 보러온 응시자였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이 야심한 시간에 줄을 서고 있었을까. 그 이유는 파크골프 종목 생활스포츠지도자 2급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공식 시험장이 전국에서 청주 딱 한 곳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3천여 명의 응시자들이 서로 연습기회를 얻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는 것이다. 한 응시자에게 왜 이렇게 줄을 서는 것이냐고 묻자 "밤 11시부터 줄을 서도 새벽 5시 30분 파크골프장 개장시간에 대기번호 후순위를 받을 정도"라며 "줄을 서지 않으면 입장조차도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춘천에서 왔다는 또 다른 응시자는 "사람이 너무 몰려서 하루 1번 겨우 연습하는 상황인데 이마저도 전날부터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청주시가 청주시설관리공단을 도시공사로 전환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16일 시에 따르면 오는 20일부터 열리는 청주시의회 정례회에 '청주도시공사 설립 및 운영 조례'를 상정할 예정이다. 시가 시의회에 상정한 조례안에는 기존 청주시설관리공단의 기능을 확장해 도시개발사업과 위수탁·대행사업을 수행하는 통합형 공사를 만드는 방안이 담겼다. 시가 공사 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앞으로 지역에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다양한 개발사업을 타 기관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추진하기 위해서다. 현재 청주시는 개발사업을 주도할 주체가 없어 대부분의 개발사업을 LH나 충북개발공사, 민간사업자에게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 또 시설관리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현재의 청주시설관리공단으로는 각종 개발사업을 처리할 여건이 안된다는 것도 시가 새로운 컨트롤타워 조직 구성을 서두르고 있는 이유다. 더욱이 청주시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 산업의 중심지역이고 공항과 철도, 도로 모두 발달해 앞으로의 개발 수요는 차고 넘치기 때문에 도시공사 전환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 시의 주장이다. 시는 시설공단이 도시공사로 전환되면 도시개발에 따른 이익이 지역에 환원할 수 있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