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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1.15 14:32:36
  • 최종수정2025.01.15 14:32:36

김혜식

수필가

처음엔 의아했다. 호수 둘레 길을 한 바퀴 더 돌고 난 후에도 여인은 종전, 그 자리에서 꿈쩍 않고 서 있어서다. 걸음을 재촉 해 여인 곁을 스쳐 지나칠 무렵이었다. 마침 둘레길 곁 철로 위로 고속 열차가 굉음을 내며 바람같이 지나갔다.

이 때 여인은 달리는 열차를 향하여 마구 두 손을 흔들기 시작했다. 얼핏 봐도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인이었다. 첫인상엔 행색도 멀끔했다. 그러나 생뚱맞은 그녀의 돌발적인 괴이한 행동에 혹시 정신 이상자인가 싶어서 재빨리 그 자릴 피하려 했다. 필자가 급히 걸음을 옮기자 서둘러 여인이 곁으로 다가오더니, "아주머니! 저는 지금 이 시간이 매우 행복합니다. 이곳에서 지나가는 열차를 향하여 손을 흔드노라면 그동안 시렸던 가슴이 따뜻해짐을 느낍니다."라고 묻지도 않는 말을 한다. 뜬금없는 그녀 말에 , "왜? 고속 열차를 향해 손을 흔드나요?"라고 묻자 그녀는 더욱 가까이 다가오더니, "어린 날 죽을 목숨이었는데 어느 엿장수 할아버지가 기차 건널목에서 저를 구해 주셨답니다." 라고 한다.

그녀 말에 갑자기 호기심이 생겼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여인의 사연에 귀를 기울였다. 그녀 말인즉 일찍 아버지를 잃어서 가세가 영락(零落)하자 어머닌 품팔이로 생계를 이었단다. 여섯 살 때 일이란다. 그날도 남의 밭일 하는 어머니를 따라 근처 철로에서 놀았단다. 기차가 지척에 오는 줄도 모른 채 놀이에 열중할 때였다. 손수레를 끈 엿장수 할아버지가 그곳을 지나치다가 달려오는 열차로부터 자신을 구해줬단다.

훗날 당시 자신의 몸을 사리지 않고 목숨을 구해준 그 엿장수 할아버지께 제대로 고맙다는 인사도 못한 게 늘 마음에 걸렸단다. 그래 어른이 되면 꼭 그 할아버지처럼 타인의 어려움에 앞장서야겠다고 결심했단다. 그러나 젊은 날 삶에 쫓겨 사노라 이웃을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고 했다. 여인은 이 말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고속 열차를 타고 오가는 이곳에서 진심으로 그들의 행복과 안녕을 빌어주는 일로나마 조금이라도 타인을 위해 좋은 일 하고 싶어서 손을 흔든답니다." 라고 한다.

그 날 다소 여인의 엉뚱한 행동이었지만 타인에 대한 평안을 기원한다는 말이 무척 가슴에 와 닿았다. 요즘 남의 일엔 무관심한 각박한 세태 아닌가. 더구나 이렇듯 남의 행복을 진심으로 빌어준다는 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잖은가. 여인 말에 메말랐던 가슴에 온기가 도는 기분이었다. 한편으론, 타인에게 무관심 해온 지난 한 해였다는 뒤늦은 반성을 해본다.

새해인 2025년도엔 이웃에게 관심을 갖는 일에 인색하지 말아야겠다. 이런 각오를 하고나니 왠지 새해를 맞는 마음이 한결 밝아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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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