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생각했다. 온통 나무 이파리가 재잘대고, 매미가 허공을 가득 채우고 새의 날갯짓이 귓전에 닿을 듯 맴도는 그 숲길을 걸으면서도 내 안의 숲을 생각했다. 그 숲길을 걸을 수 있고 한편으로 내 안에 숲이 있다는 것이 생각만 해도 고맙기 그지없다. 내 곁에는 항상 숲이 있었다. 또한 내 안에도 늘 숲이 있다. 그리하여 삶이 훨씬 더 풍요로우며 가슴을 펴고 심호흡을 하면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자연과 벗할 수 있는 여유도 있는 것이리라. 더위에 잠시 쉬면서 책을 읽다가 박인옥 시인의 '니이체 숲속'을 만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그 숲속에도 내가 있었던 것이다. '그 무렵 아버지의 서재에는 책이 가득했다/겨우 아는 한글 몇 자로 읽어보려 애쓰던 책들/그중에 니이체 全集이 있었다/눈을 껌뻑이다가 全자가 숲자와 비슷해서/나는 니이체 숲속이라고 읽었다/그림 한 점 없는 그 숲에서/듬성듬성 돋아있는 한자는 풀 같고 나무 같았다/니이체 全集이라는 금박의 글자를/니이체 숲속이라고 읽던 내 마음의 푸나무들/나이가 들어서 나는 니이체의 책장을 열고/큰 나무의 넓은 잎새를 들여다본다/중심을 향해 모이고/중심에서 퍼져 나가는 모세의 잎맥 하나가/숲과 이어지듯 생각은
콩나물시루처럼 아이들이 빽빽이 앉아 1부, 2부로 나뉘어 교실에서 수업을 듣던 때가 불과 60여 년 전의 일이다. 그런데 지금은 교실이 텅 비어 있다. 2022년도 출생아수는 전년보다 4.4% 감소한 24 9천 명, 합계출생률은 0.78로 전 세계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출생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현실은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로 인한 잠재성장률의 저하, 지방대학의 위기, 고령화의 가속화, 복지체계의 부실화 우려, 내수 위축으로 인한 경기변동의 심화, 공동체 의식의 결여 등 한국사회 근본적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충북에서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올해 1~7월 중 출생아수는 4천607명인데, 이는 전년 동기비보다 4.1% 증가해 전국 최고의 출생아수 증가율을 보였다. 전국이 마이너스 5.2%를 기록한 14만9천467명이었는데, 2위 전남의 0.6% 증가율에 비해 무려 3.5%나 높은 증가율이다. 최근 4개월 연속 1위의 출생증가율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이 추세가 이어질 것 같다. 인구절벽, 대한민국 위기, 심지어는 대한민국 망국론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충북 출생아수의 지속적인 증가세는 한국 사회의 새로운 희망이다. 충북만
'네가 만일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는 것을 불효라고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너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는 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짓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 즉, 딴맘 먹지 말고 죽으라.'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고 재판을 받는 안중근 의사에게 보낸 김마리아 여사의 편지로 알려져 있다. 다름 아닌 어미가 자식에게 먼저 세상을 떠나라고 말하는 심정이 어떠했을까· 부모를 두고 편히 눈을 감지 못할 아들을 위해 쓴 글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 이유가 어찌 되었든 나라를 위해 일생을 바친 두 모자의 기개, 역사는 현재를 살아가는 후손들이 잊지 말아야 할 소중한 가치이자 자산이다. 진천군에도 대표 독립운동가 '보재 이상설 선생'이 있다. 1905년 의정부참찬을 역임 중이던 이상설 선생은 일본의 저지로 을사늑약 체결을 막지 못해 하염없는 눈물을 흘렸다. 이듬해 북간도로 망명한 그는 서전서숙을 건립해 민족교육을 실시했다. 국권 회복을 위해 고종의 특사로 네덜란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이후에도 최초 독립운동기지인 한흥동 건설, 연
5월 3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사회보장 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사회보장 서비스의 시장화, 산업화, 경제 체제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윤석열 정부의 복지정책 기조를 발표했다. 발표된 '지속 가능한 복지국가' 비전의 핵심은 현금복지는 취약계층에 집중하고 돌봄과 교육 등 사회서비스에 대해서는 경쟁체제를 도입에 의한 시장화를 통해 사회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사회서비스 고도화는 현 정부의 핵심 복지 아젠다로 "복지기술, 적극적 규제 개선 및 투자, 경쟁 여건 조성 등을 통해 좋은 일자리 창출과 복지-고용-성장 선순환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즉 현재 취약계층의 위주인 사회서비스 대상자를 중산층까지 확대하고, 소득 수준에 따른 본인 부담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현 정부는 사회서비스 고도화를 "국민 모두가 사회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서비스의 양과 질을 확충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면서 이러한 사회서비스 고도화 달성을 위한 '양질의 민간 공급자 육성'계획을 표명하였다. '양질의 민간 공급자 육성 방안'에는 "컨설팅 강화와 자금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경쟁 원리 도입과 서비스 품질 제고 방안도 마련한다"는 내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며 가족들을 위해 살다 보니 정작 자신을 위한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틈틈이 독서를 하거나 글을 쓰기도 하지만 여유가 있어서 그렇지는 않다. 일전에 무언가를 모으는 수집벽이 있었다. 화장품을 색깔별로 구매하고 메모지나 특이한 디자인의 문구류 등을 모으곤 했다. 언제부터인가 그러한 취미가 사라지고 모아왔던 것들도 질리면서 고스란히 버리게 되었다. 엄밀하게 결혼 이후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는 일에 좀 더 집중하게 되었다. 세월이 흘러 아이가 자라서 학생이 되었고 오래전의 내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아이는 각종 문구류를 브랜드별로 모으고 용돈을 모아 도서를 시리즈별로 구매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 '피는 못 속인다.'는 옛말이 맞다. 아이가 나를 닮아서 기쁘고 신기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나보다 더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아이를 키우고 가족을 위한 삶이 오랫동안 유지되며 개인적인 삶의 목표가 점차 없어진다는 것을 느낀다. 이루고자 하는 꿈이 사라지고 있는데 그다지 슬프지는 않다. 가족을 위해 살아가며 나의 목표까지 이루고자 하는 것이 현실적인 부분에서 한계
급변하는 사회에 빠르게만 강요당하는 것 같은 현실이다. 이런 복잡하기만 한 시기에 삶의 여유를 갖고 싶은 마음 간절할 때다. 어느 시인은 '기다리는 이 없어도 떠나 보고 싶어 나는 늘 이런 마음이 되어 문득 길 따라 간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찌는 듯 한 무더위에 길 따라 시원한 폭포여행을 떠났다. 홀가분하게 설레는 마음만 안고 차에 올랐다. 고속도로를 달려 서너 시간 만에 포항 내연산 주차장에 도착했다. 내연산으로 가다보니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어 솔향으로 향긋하게 여행객을 반겨주는 듯 했다. 수백 년 된 아름다운 소나무 향을 마음껏 마시기 위해 심호흡을 하며 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보경사 경내로 들어섰다. 넓은 도량을 쓴 비질자국이 그대로 남아있어 정갈한 스님들의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숙연 해졌다. 도량을 말끔히 청소하는 것도 수행중의 하나로 여기는 스님들이다. 법당으로 들어가 내연산 12폭포를 무사히 다녀오리라고 부처님께 삼배를 올려본다. 내연산 3경중의 하나인 12폭포가 있다는 숲길로 들어섰다. 사찰을 벗어나자 산위에서 흘러내리는 계곡물이 길옆으로 난 좁은 수로를 따라 맑게 흐르고 있다. 그 물은 어찌나 맑고 깨끗한지 청량감이 들어 손으로 떠…
1980년대 폭우로 괴산댐으로부터 10킬로 상류에 자리한 내 고향은 큰 피해를 보았다. 그 시절 큰형님은 아버지의 빈자리를 메우고자 다니던 초등학교 교사직을 그만두었다. 동생들 학비를 만들고자 노력하던 중이었다. 형님은 지모라는 특수작목을 키우고 있었는데, 수해로 농토가 모두 떠내려간 것이다. 생활 터전을 잃고 실의에 빠진 우리 가족은 고향을 등지고 청주로 오게 될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사연이다. 치수의 중요성은 우리 삶과 중요한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해 1월 1일 자로 오송 국제도시청장으로 자리하였다. 나의 바람은 국제도시 오송을 어떻게 하면 잘 발전시킬 수 있을까가 고민이었다. 지난 15일, 폭우로 우리 지역인 오송에서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보았다. (그날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과 수해를 입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위로 드립니다.) 비만 오면, 국제도시 오송의 침수를 걱정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야말로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강한 생각이 나만의 생각만이 아닐 것이다. 이참에 반드시 대안을 찾자는 이야기들이 여기저기에서 나오고 있다. 대책으로 이번에 충북도에서 안전 충북 만들자고 발표하며 오송을 안전
세계기상기구는 지난 7월을 역사상 가장 더운 달로 밝히면서 "지구 온난화의 시대는 끝나고, 열대화 시대가 시작됐다"는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예고했다. 중부지방에서는 기습적인 폭우로 인해 많은 재산과 인명피해가 있었다. 폭우가 멈추자,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냉방기기 가동으로 인한 전력수요가 상승하고 있어 이에 따른 전기요금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여름철 전기요금은 지난해 말과 올해 인상된 요금이 본격 반영되는 것은 물론, 사용량에 따른 가산 요금이 포함되는 누진제도가 적용되는 만큼 가정에서는 전기요금을 합리적으로 관리해 불필요한 낭비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여름철 전기사용량의 약 38%를 차지하는 에어컨 사용시 희망 온도를 26도로 설정하고, 선풍기를 함께 가동해 누진 2단계 구간인 450kWh를 넘지 않도록 조절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수시로 계량기를 확인하고 요금을 계산해 볼 수도 없고, 눈에 보이지 않는 전기를 관리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따라서 한전은 고객들의 자발적인 전력소비 절감을 돕기 위해, 요금을 예측하고 사전 관리 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선 통합플랫폼 한전:ON에…
최근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또한 다른 초등학교 교사가 담당 학급 학생에게 전치 3주에 이르는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가 하면 초등학교 특수반 교사가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로 고발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숨진 교사의 사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문제를 일으킨 학생의 부모로부터 항의, 비난에 교사 경력 2년 차의 25세 어린 담임교사는 혼자 감당이 되지 않아 비극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나의 초등학교 시절, 어쩌다 선생님이 교무실에 가서 출석부를 가져오라 하면 선택받았다는 어린 마음에 우쭐했다. 1년에 한 번 있는 선생님의 가정방문. 부모들은 농촌 일이 바쁘기도 했지만 선생님은 어려운 상대였고 또 마땅히 대접할 것도 없어서 몸을 피하기 일쑤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대부분 선생님들은 엄격했지만 경외(敬畏)의 대상이었고 학생, 선생님, 학부모는 서로 지킬 것은 지켰다. 학교생활은 즐거웠고 힘센 친구들이 몇몇 있었는데 그들끼리 서열을 정하는 힘겨루기는 가끔 있었지만 다른 사람을 괴롭히지는 않았다. 학교가 끝나면 집과 반대 방향의 친구 동네에서 놀다 오곤 했는데 그런 날은 하루 7~8㎞를 걸어도 유쾌했다. 그러나 지
문턱이 이리 낮을 수가 없다. 우리 어머니는 살아생전 아침에 읍내를 나오는 날에는 그곳을 먼저 들르고 우리 집으로 오셨다. 날품팔이로 작은 돈이라도 생기면 으레 그곳에 맡기셔야 안심이 되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장날은 물론이고 무시로 그곳에 들러 차도 마시고,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곤 하셨다. 그런 어머니가 귀찮을 법도 한데 언제나 싫은 내색도 없이 반겨주던 곳이었다. '새마을금고', 음성 사람들에게 사랑방이 되어주는 작은 은행이다. 음성 읍내의 새마을금고는 '음성 새마을금고'와 '비석 새마을금고'가 있다. 두 곳 모두 음성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은행이다. 물론 각자 은행을 선택하는 기준이 금리가 어떤 곳이 더 좋은 가를 따져 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예전의 우리 어머니들은 금리가 우선이 아닌 자신을 맞아 주는 직원들의 인정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 인정이야말로 서로에게 위안이 되고 보듬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었을 게다. 그럼에도 우리 어머니와 시어머님이 다니시던 금고는 서로 다른 곳이었다. 우리 친정어머니가 이용했던 은행은 '음성 새마을금고'였고 시어머님은 '비석 새마을금고'였다. 두 분이 음성에 살면서도 이리도…
생명이 태어나면 유아기를 거쳐 성장의 시간을 보내다가 청년기, 중년기, 노년기를 지나 사멸한다. 모든 생명은 대략 이런 과정으로 생애를 마친다. 생애주기에서 유아기 때는 미성숙의 단계이므로 많은 관심, 배려가 있어야 정상적 성장이 가능하다. 사람보다 생애주기가 짧은 개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이다. 강아지가 태어나면 어렸을 때가 예쁘다고 대략 1달 정도 지나면 분양한다. 외국의 경우는 90일 정도 이후에 분양한다고 하는데 외국이면 한국을 빼고 전부가 외국이니 어떤 외국인지 알기는 어렵지만, 동물 습성을 존중하는 외국에서는 3개월 정도 후에 분양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외국이라는 모호한 해석은 서쪽, 북쪽, 남쪽 혹은 동쪽 인지? 어느 방향의 외국인지 알기도 어렵다. 어찌 되었든 한 달도 안 되어 개를 분양하는 점의 문제점을 외국의 선진 사례에 빗대어 이야기하는 것에는 올바른 분양이 아니라는 점에 방점이 있다. 개도 유아기에 어미 젖을 떼고 이유식을 먹으면서 어미의 행동을 모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한다. 성장의 과정에서 부모 교육을 통한 학습은 사회성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개인들이 모여 이뤄진 사회에서는 보편적 행동에 대한 이해력이 필요하다
바텐더의 역할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한가지. 바로 고객의 취향파악과 알맞은 주류 제시, 예를 들면 고객의 취향과 원하는 부분을 맞춰 줄 수 있는 능력을 탑재하는 것 인데 우선 고객에게 여러 가지의 칵테일과 몇 가지 보기를 주어준 후, 그 고객의 취향을 파악을 하는 것, 이 과정에서 바텐더의 능력이 빛을 발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칵테일에 관해 쉽고 간단하게 설명을 할 수 있을까. 나의 기준 4가지로 쉽게 나눌수 있다. 첫번째, 조주방식 으로 3가지로 나뉘어 지는데 빌드(Build), 스터(Stir), 셰이크(Shake)로 나뉘어 진다고 볼수있다. 빌드는 칵테일 잔에 칵테일을 제조하는 방식으로 여러 주류와 음료,주스 얼음이 한번에 완성되며 가장 쉬운 방법이다.. 스터 방식은 얼음이 빠져있는 칵테일 들을 주로 만들 때 사용하는 기법이다. 예를 들어 마티니와 맨하탄 같은 칵테일이다. 다음으로는 셰이크 기법인데 가장 하드(Hard)한 기법이다. 얼음과 주류등을 셰이커에 담은 후 30초 이상, 길게는 12분 동안 만드는 칵테일이다. 두번째, 칵테일의 용도 또한 나눠 볼 수 있다. 우선 식전주, 입맛을 돋우기 위한 용도로 약간의 쓴맛, 떫은맛
프랑스 에펠탑 전면에는 설계자 에펠 흉상이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에펠탑 꼭대기엔 에디슨과 에펠이 함께 토론하는 모습도 재현한 밀랍 인형도 전시되어 있단다. 이는 그곳 경사 형 엘리베이터를 주제로 토론하는 장면이란다. 또한 브라질 랜드 마크인 니테로이 현대 미술관 입구에는 건축가 오스카르니에메예르를 기념하는 표석도 세워져 있단다. 이렇듯 외국은 건축을 인간 삶과 밀접한 공간으로 귀히 여기는 듯하다. 우리는 건축물을 한낱 자본주의 체제 상징물로 생각한다면 지나칠까? 한 때 건물주 위에 조물주라는 우스갯소리까지 회자될 정도로 경제적 보고寶庫로만 생각하는 듯하다. 아파트 투기, 빌라 왕 사건이 그렇잖은가. 사실 건축물은 인간 삶을 담는 그릇이나 다름없다. 그래서인지 현대인들은 심플한 디자인을 갖춘 신축 건축물, 혹은 아파트도 학군 및 어느 유명한 건설사가 지었느냐에 따라서 초미의 관심을 갖기도 한다. 더구나 최신식 마감재와 값비싼 인테리어로 지었다면 더더욱 선호도가 높다.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초가 삼 칸만으로도 안분자족安分自足 했다. 그러나 지금 옛집이었던 초가를 전적으로 보존 하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걸핏하면 역사가 깃든 헌 건물을
7월 31일 박덕흠 국회의원은 "수해 원인으로 지목되는 괴산댐을 더 이상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번 달내강 일원의 홍수와 수재(水災)를 '괴산댐 월류로 인해 하류지역이 침수됐다'는 보도도 많고, 지도자들도 그렇게 표현한다. 이는 적절한가? 괴산댐이 월류된 것은 맞지만 강 상하류의 수해가 댐으로 인해 발생됐다고 보기 어렵다. 댐이 물을 장마 때도 가뒀다가 폭우 시에 쏟아내 피해가 났다면 괴산댐이 그 원인을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홍수는 강의 수용능력을 넘는 비가 내린 것이다. 지난달 13일에서 15일 간 괴산댐 상류 관측소 6곳의 누적 평균 강우량은 392.2㎜였다. 괴산댐은 호우주의보가 발효되기 열흘 전인 7월 3일부터 홍수대비 사전방류를 했다.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후 수위를 계속 낮췄다. 14일 새벽 3시 30분에는 EL.130.05m까지 댐을 비워 비상상황에 대비했다. 호우경보가 발효된 14일 새벽 5시 이후부터는 강 위로부터 유입량이 빠르게 늘어나 전량 방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도와 같이 밀어닥치는 강물로 댐 수위는 상승할 수밖에 없었다. 7월 15일 새벽 3시 42분에 상시
장독대 위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항아리에 물을 뿌렸다. 흩어지는 물 분자 사이로 무지개가 뜬다. 항아리마다 행주로 문지르며 송홧가루를 닦아내니 검붉은 항아리 본연의 색이 난다. 어머니는 할머니 대를 이어 항아리를 정갈하게 관리하셨다. 3대째 어머니의 항아리를 물려받은 나는 농막에 들릴 때마다 행주로 훔쳐내고 온다. 할머니께서 일본으로 유학 가신 아버지를 위해 늘 정화수를 올려놓고 기도하셨던 곳도 장독대 위에 놓여있던 항아리였다고 했다. 사기로 만든 사발 속에 달이 떴고, 할머니는 달을 보며 위안을 얻었다고 했다. 할머니와 어머니께서는 항아리가 비면 물을 채워 지나가는 구름을 담기도 하시고 바람에 업혀 온 단풍잎 배를 띄우기도 하셨다. 몇 년 전, 뉴질랜드로 가족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그곳에서 보았던 낮달이 신비스러워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뉴질랜드는 우리나라와 시차가 고작 3시간이니 적응하기 힘들지는 않았다. 아침은 가볍게 먹는 편이라 근처 퍼그 베이커에 들러 커피와 빵을 주문해서 먹었다. 빙하가 녹아 흐르는 다트 강을 따라 세워진 산봉우리가 신비스러웠다. 우리는 소나무 숲이 우거진 마운트어 스파이어링 국립공원의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해와 달이 함께
음성군 금왕읍 본대리에 '버니'라는 마을이 있는데 자연지명으로 보기에는 그 의미를 알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어떤 말에서 비롯된 것인지 짐작하기가 쉽지 않다. 본대리는 본래 충주군 법왕면의 지역인데 고종 광무 10년(1906)에 음성군에 편입되었고, 1914년 일제에 의한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본리(本里), 응대리(鷹岱里), 후평리(後坪里)와 금목면 장현리의 일부를 병합하여 본리와 응대의 이름을 따서 본대리라 하고 금왕면에 편입되었다고 전해진다. 여기에서 응대리(鷹岱里)는 자연 지명인 '매터골'을 한자로 기록한 것이며, 후평리(後坪里)는 자연지명 '뒤뜰'을 한자로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본리(本里)'는 자연 지명 '버니'를 한자로 기록한 것이 아니라, 한자어로 '본리(本里)'라 표기한 것을 구전으로 전해지다 보니 발음하기 쉽도록 '버니'라 부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본리(本里)'는 어떻게 해서 만들어진 이름일까? 금왕읍 본대리의 '본리(本里)'는 충주군 법왕면의 면소재지였던 마을이다. 조선 시대에는 면(面)이라는 행정구역을 정하면서 면의 행정관서가 있는 마을 즉 면소재지인 마을을 가리켜 '면의 근본이 되는 마을'이라는 의미로
전국 각지에서 폭염으로 인한 온열 질환 사망자 관련 뉴스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가운데 야외활동이 많으신 농촌지역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라 마음이 좋지 않다. 폭염에 제일 취약하고 위험한 대상자로는 고령의 어르신과 독거노인 및 야외 근로자, 만성질환자 등이 있다. 도시와는 다르게 농촌지역의 어르신들은 농촌활동 및 야외활동이 활발하며 대부분 독거노인들로 고혈압, 당뇨 및 심 뇌혈관 질환을 앓고 있어 특히 위험하다. 또한 지역 내 가정 방문을 하다 보면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전기 요금이 아깝다며 절약이 습관화가 되어 있어 요즘 젊은 인구가 많은 도시와는 다르게 가정 내에서는 한낮에도 에어컨도 켜지 않고 계시는 경우가 많고, 또한 자동차가 없으셔서 볼일이 있으실 때 한낮에도 먼 길을 걸어 다니는 경우가 많다. 여름에도 할 일이 많으시다고 자녀분들 챙겨주시고 생계와 관련해서 본인 몸이 불편하신 줄도 모르고 농사일을 막무가내로 하시는 경우가 많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좋지 않고 어르신들의 살아온 삶이라고 이해하면서도 안타깝다. 어르신들을 뵐 때마다 가장 더운 12~17시의 시간에는 농촌 야외활동을 자제하도록 당부드리고 있다.
학창 시절, 시골에 살면서 기차로 통학하던 때가 있었다. 규모가 큰 역은 아니었다. 주로 시멘트를 실은 화물열차가 길게 늘어진 짐칸을 달고 다녔고, 승객용 기차는 소박한 통일호였다. 탈 때마다 자주 찾았던 자리는 맨 뒤쪽 다른 객차가 연결되지 않아 시야가 훤했던 곳이었다. 속도가 빠르지 않았고 출입문을 잠그지도 않았으므로 더운 계절이면 시원한 바람으로 인기있는 곳이기도 했다. 몇 정거장을 오가는 동안 그곳에 서서 밖을 바라보는 시간은, 특별한 장면은 드물었어도 새로웠다. 기차 뒤쪽에서 바라보면, 풍경은 달리는 속도만큼 멀어지는 동시에 끊임없이 다른 것이 자리를 채운다. 새로운 풍경 역시 똑같은 과정을 거치며 이내 멀어지다가 찻길이 굽어지기라도 하면 가뭇없이 사라지고 만다. 기차 바퀴가 만드는 규칙적인 리듬에 따라 차곡차곡 진행되어가는 그러한 광경에 한눈을 팔다 보면 어느새 내려야 할 역에 도착하곤 했다. 그런 중에서 눈길을 사로잡았던 어떤 장면은 마음 어딘가에 저장된 듯 남아 문득문득 되살아나기도 했다. 반복되는 일상의 기억처럼 눈에 들어왔다가 자취가 사라지는 것들과 달리, 뭔가 강렬함이 있는 장면들은 생각의 수면 아래로 스며들었다가 어떤 계기를 만나면…
더 나은 미래는 무엇을 의미할까? 굳이 정의를 내리자면 "우리가 살아갈 나라가 20년 30년 후에도 지금보다는 훨씬 더 나아지고 풍요롭고 안전한 나라가 되는 것." 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한국의 미래를 어둡게 전망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근래의 시사 프로그램 주제를 보아도, 주위 사람들과 대화해 보아도 미래가 더 밝고 더 나아지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위에 상술한 '더 나은 미래'의 정의에 대하여 대다수는 큰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당연해 보이는 문구라고까지 느낄 것이다. 문제는 어떤 방법(수단)을 통하여 '더 밝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쉽게 답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지 않을까 싶다. 한국은 분열된 나라이다. 사실보다는 각자의 당위성만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게다가 인간을 타락시키는 물신주의 현상도 더욱 만연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언젠가 읽었던 책의 문구가 생각난다. "과거의 사건들은 여러 형태로 후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라는 명제이다. 나의 시선이 닿는 곳은 한국 현대사(해방 이후)이다. 그 전의 역사적인 사건들은 한글 창제를 빼고는 현재를 살아가
살아가면서 여행만큼 반전이 일어나기 쉬운 것은 없는 것 같다. 대개 여행을 하려면 미리 계획을 세운다. 어디를 어느 기간 동안 무엇을 어떻게 체험할 지를 생각해서 일정표를 만든다. 외국여행, 특히 패키지여행은 그 특성상 세밀한 시간표가 필요하다. 이러한 일정표가 짜이면 여행은 그 일정대로 진행된다. 그런데 그러한 단체여행 말고 개인적인 여행까지 세세한 일정계획이 필요할까. 나는 여행을 좋아해서 혼자든 여럿이든 기회만 되면 자주 가는 편이다. 대개 여행일정은 큰 계획, 즉 당일 여행, 또는 몇 박 며칠의 여행을 할 건가 결정되면 교통편과 숙박할 곳을 먼저 결정하고 나머지는 여행기간에 가 볼 수 있는 분량에 맞추어 몇 군데를 정하고는 별도의 세세한 시간표는 만들지 않는다. 그렇게 하다보면 우선 자유롭지 못하게 되고 일상의 틀에서 벗어나고 싶어 가는 여행인데 또 무언가에 매이게 될 수 있어 여행의 맛을 별로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주에는 번개 여행을 다녀왔다. 집사람의 알바처에서 예정에 없던 휴가를 쓰게 되어 번개모임 같은 여행을 한 것이다. 어디를 갈까 생각하다 집에서 2시간 이내 거리인 안동을 1박 2일로 가보기로 했다. 숙소만 안동시내에 예약하고 하
24절기가 망종(芒種)에서 하지(夏池)를 관통하던 6월 중순의 어느 하루,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의 선진농업 사례를 살피고자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어쩌면 우리 시 농업에 부족하고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채워보겠다는 자신감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공직에 몸을 담고 나가는 첫 국외출장인 만큼 설렘도 있었지만 30여 명에 달하는 농업인단체연합회 연수단을 이끌어야 했기에, 아릿한 부담감과 책임감이 몸을 감싸 적당한 긴장감이 유지됐다. 4박 5일 일정의 첫 시작은 홋카이도의 '호쿠렌 쿠루루노모리' 복합농촌체험공간. 소비자가 농산물의 파종·수확·판매 나아가 조리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한 곳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도심에서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도농경계지역에 위치해 접근성을 확보했다. 발 디딜 틈 없이 모인 사람들 속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농촌레스토랑이었다. 모든 식재료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로 활용되며, 소비자가 구입한 농산물로 직접 음식을 할 수 있도록 레시피를 무료로 나눠 주는 것이 인상적이다. 특히 당일 수확한 농산물에 출하자 정보를 기재해 직매장에서 바로 판매하는 구조는 신선도를 유지함과 동시에 농산물에
인간은 자연을 벗어나 한시도 살아갈 수 없다. 자연이 무상으로 공급해주는 공기와 물을 한순간도 마시지 못하면 생명을 유지할 수가 없다. 인간이 불을 발견한 후로 인류문명은 크게 발전해 왔다. 우리 조상은 집안에 불이 꺼지면 생활을 영위할 수 없었기에 이사를 할 때 불씨를 담은 화로를 가장 먼저 들고 들어갔다. 이렇게 인류문명에 반드시 필요한 불이 작은 불씨가 살아나 대형 산불로 번져 화마(火魔)가 되어 산림과 산속의 문화재인 사찰을 잿더미로 만드는 재앙이 크나큰 재난으로 인간에게 다가 온다. 매년 여름철이 되면 집중폭우로 인하여 산사태가 일어나 산 아래 있는 가옥을 덮쳐 많은 인명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폭우는 강물이 범람하여 농경지와 마을을 침수시키고 미호강 둑이 터져 오송 궁평 지하도를 지나던 차량에서 14명의 아까운 생명이 유명을 달리하는 참사로 돌변하였다. 우리나라 최초의 수력 댐인 괴산댐이 3시간이나 월류(越流)하여 달천하류에 큰 피해를 입혔다. 경북 예천의 산사태로 골짜기의 마을을 초토화 시키며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입혀서 안타까웠는 데 실종자 수색에 나섰던 해병대원의 죽음은 안타까움을 더해주었다. 충남 논산 공주의 폭우피해도 컸는데 이번피해…
"아, 그거 내가 다 알고 있는 거야!" "그거는 이렇게 해야만 돼." "이것이 최선이야." 이렇게 말하는 것을 심리학에서 과대주장(overclaiming)이라고 한다. 그 분야의 리더나 전문가들이 스스로 아는 것이 많다고 생각하면, 실제로는 허위로 만들어진 거짓 정보라 할지라도 잘 알고 있는 정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발생한다. 과도한 일반화 경향에 빠지는 경우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한 집단의 리더는 자신의 분야에서 눈부신 성장과 성취를 거듭할수록 '나르시즘'에 빠지기 쉽다. 성공에 도취 되어 '자기애'는 점점 커지고 야망과 욕심으로 가득 찬 권력자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리더'는 세련된 화법으로 허풍을 떠는 사교적 거짓말에도 익숙해진다.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과 인정을 받으려 '모든 걸 잘 알고 있다.'라듯이 말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이 똑똑한 사람이다.'라고 생각하기 쉽다. 물론 해박한 기술과 전문 지식의 소유자일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알고 있는 게 적은 사람일 수도 있다. 스스로가 꽤 똑똑하고 교육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먼저 경험하고, 학습한 것을 과대포장하면서 살아가기도 한다. 우리는 영화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은 물론이요 중요한 것들을 하나씩 잃어버린다는 의미란 생각이 든다. 시력은 침침해지고 노래방에서는 고음 부분 처리가 하루가 다르게 힘들어진다. 호기롭게 대여섯 잔을 사양 않던 폭탄주는 한두 잔에 손사래를 치게 된다. 세월은 헛헛하게 흐르고, 산타클로스를 믿다가, 믿지 않다가, 스스로 산타가 되었다가, 그마저도 옛 이야기로 남게 된다.' 서강대학교 김동률 교수의 글입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한때는 직장동료들과 몰려다니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하늘이 무너져 내릴 것처럼 거의 매일 끼리끼리 모여 대수롭지도 않은 화제를 가지고 술병이 탁자를 가득 메우도록 늦은 밤까지 갑론을박을 펼쳤지만, 이제는 그때의 그들과 만나게 되면 폭탄주는 고사하고 소주 몇 잔에도 고개를 절레절레 젓게 됩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게 그런 것인가 봅니다. 김동률 교수의 지적처럼 세월이 흐름에 따라 '산타클로스를 믿다가, 믿지 않다가, 스스로 산타가 되었다가, 더 나이가 들면 그마저도 옛 이야기'로 남기게 되니까요.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상을 받은 '다비드 그로스만'이라는 작가의 동화에 '모든 주름에는 스토리가 있다'라는 작품이 있습니
마을 초입에 연못이 하나 있다. 낚시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각종 장비를 설치한 뒤 밑밥을 뿌린다. 물고기가 모여들도록 하고는 미끼를 꿰어 잡는 것이다. 밑밥만 먹고 달아나는 녀석이 있고 욕심으로 미끼를 무는 녀석들이 변을 당한다. 밑밥에서 만족하면 되련만 미끼에 혹하다가 사달이 난다. 낚시꾼으로서는 밑밥만 먹고 도망치는 게 얄미울 테지만 고기는 미끼에 걸리고 사람은 잇속에 망한다. 밑밥이 어딘가 있을 미끼를 암시하고 덫을 동반한다면 인생의 낚시꾼도 우리를 떠 볼 것이다. 낚시꾼과는 달리 미끼를 외면하고 승리하기를 바랄 테니까. 미끼는 위험해도 밑밥은 안전하다. '밑을 닦다, 밑이 구리다'라면 하찮게 들릴지 모르나 밑에서 올라가는 것보다 창조적인 건 없다. 아침에는 또 낡은 책에 그어진 밑줄을 보았지 않은가. 구절구절 표시된 것을 보니 밑줄을 강조하시던 선생님이 떠올랐다. 밑줄을 치라고 하면 대부분 시험문제에 나왔었다. 직접 일러주는 대신 귀띔을 해 주셨던 거다. 내 인생도 밑줄을 칠 때가 되었나 보다. 밑으로 시작되는 낱말의 뜻을 헤아려 본다. 암탉이 알을 낳을 때는 꼬꼬댁 소리가 집안을 뒤흔들었다. 어릴 적, 홰치는 서슬에 놀라 뒤꼍
[충북일보] 지난해 우리나라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의 수학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전체 16.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2 학생들의 수학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표본집단 평가로 전환된 2017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23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이 평가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업 성취 수준 현황과 변화 추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중3과 고2 전체 학생의 약 3%를 표본으로 매년 실시한다. 지난해 9월 실시된 이번 평가에는 충북을 포함한 전국 중3·고2 전체 80만2천712명 중 3.1%인 2만4천706명(476교)의 중·고교생이 참여했다. 평가 결과는 국가 교육과정 상의 성취기준(배우는 내용)을 얼마나 이해했는지에 따라 국어, 수학, 영어 교과별 학업 성취 수준을 4수준(우수 학력), 3수준(보통 학력), 2수준(기초 학력), 1수준(기초학력 미달) 등 4단계로 진단한다. 전년도와 비교해 중3의 기초미달 비율은 국어(9.1%), 수학(13.0%), 영어(6.0%)에서 모두 하락했다. 국어는 2.2%p,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도가 청주 오송과 오창, 진천, 음성, 충주를 연결하는 서부축 고속화도로 건설을 추진하기 위해 첫 발을 내디뎠다. 이들 지역을 직접 잇는 도로망을 구축해 바이오, 방사광가속기, 배터리, 수소연료 등 도내 핵심 산업을 연계 발전하고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도는 최적의 노선을 찾아 경제성 분석과 논리 개발 등을 통해 이 사업을 국가계획에 반영시켜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16일 도에 따르면 '충북 서부축 고속화도로 타당성 검토 및 논리 개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국립한국교통대학교 산학협력단이 학술 용역을, 외부 전문기관이 기술 용역을 각각 맡아 진행한다. 기간은 착수일로부터 12개월이며 내년 6월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도가 이 도로 건설에 나선 것은 충북 서북부 지역을 연결하는 도로가 없어서다. 이 때문에 물적·인적 교류와 전략 산업의 연계 육성 등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교통 정체 해소와 간선 기능 확보가 필요한 것도 이유다. 서북부 지역은 대규모 개발로 교통 수요와 광역 이동 통행량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는 오송생명과학단지, 오창일반산업단지, 충북혁신도시, 충주기업도시 등이 들어섰다. K-바이오 스퀘어와 국가산업
◇22대 총선 당선인 인터뷰 - 증평·진천·음성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부족한 사람에게 다시 한번 중임을 맡겨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총선 승리는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약속드린 미래 비전을 군민들께서 선택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선에 성공한 임호선(61)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증평·진천·음성)은 겸손한 자세로 소통하며 어려운 민생부터 확실히 챙겨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며 "서민경제를 살피지 못하고 국정운영을 독단적으로 하며 과거로 퇴행하려는 정부에 브레이크를 잡으라는 민심이다. 제1야당으로서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적극 따르며 민생해결과 지역발전에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앞으로의 의정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22대 국회에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활동을 원하고 있다. 임 당선인은 "저는 농촌에서 태어나 자라왔고 현재도 농촌에 살고 있다"며 "지역적으로도 증평·진천·음성군이 농촌이기에 누구보다 농업농촌의 현실을 잘 이해하고 농민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촌의 현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임 당선인은 "농촌이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