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지금, 우리는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라는 '100세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런데 오래 사는 일이 마냥 기분 좋은 일만은 아닌 듯하다. 치매가 우리의 희망찬 일상에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의 20%가 고령층이 될 예정인 대한민국의 고령층에게 가장 두려운 병은 치매일 것이다. 중앙치매센터는 2050년 3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치매에 걸린다고 예측했다. 약 15분마다 새로운 치매 환자가 생겨나는 셈이다. 바야흐로 우리에게 '치매 사회'가 오고 있다. 치매안심센터에서 근무하면서 치매 인식 개선 강의를 나갈 때 지역주민들은 가장 피하고 싶고 가장 관심이 가는 질병으로 '치매'를 꼽는다. 그러다 보니 치매 예방 및 관리법을 많은 분이 궁금해한다. '어떻게 하면 치매에 안 걸릴까?· ''기억이 깜빡깜빡하는데, 좋아질 방법이 있을까?' 등이다. 치매는 하루아침에 생기는 질병이 아니다. 다양한 원인에 의해 뇌 기능이 손상되면서 인지 기능이 저하돼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태이다. 종류도 알츠하이머 치매, 혈관성치매, 파킨슨병 치매 등이 있으며, 단계로는 증상이 없는 무증상 단계, 일상생활에는 문제가 없지만, 기억력 저하가 나타나는
이사 준비를 하면서 매일 30년을 오르락내리락했다. 하얗게 눈이 쌓인 날, 산책길에 계획에도 없던 집을 구경하고 첫눈에 반해 덜컥 계약부터 했던 집이다. 탁 트인 조망에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도 밝고 따뜻한 집이라 16년을 살면서도 날마다 설렜다. 이렇게나 좋아하는 집을 떠나기로 한 것은 둘만 살기엔 너무 크고 남편이 텃밭 근처로 가고 싶어 했다. 이사는 새로운 곳을 향해 가는 것인데 우린 계속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났다. 방을 정리해 나가는 동안 아이들이 내려와 도왔다. 딸들은 오래전 내 육아일기며 앨범을 찾아내어 연신 낄낄 웃어댔다. 작은 아이는 언니보다 자기 분량이 적다며 속상한 척해서 또 웃었다. 나도 오랜만에 딸아이들의 일기장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잘 보관만 하고 있던 것들이다. 그중 큰 딸의 첫 그림 일기장을 한 장씩 넘겨보다가 너무나 뭉클해서 한참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 일곱 살 초겨울부터 줄글을 쓰기 전까지 쓴 그림일기였다. 자세하게 읽지 않았던 건지 읽고도 잊어버린 건지 마치 처음 읽는 것처럼 새로웠다. 딸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본 우리 가족의 일상이 그대로 표현되었고 잊고 있었던 사실이나 아이의 감정까지
법원이 물리적 공격을 당하는 반문명적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1월 19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발생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에 의한 법원 난입과 폭력 사태는 충격이었다.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반발하는 지지자들이 법원 담을 넘어 들어가 유리창, 집기, 시설물을 파손하고 판사 사무실에 침입하는 등 전례 없는 일이 벌어졌다. ***국제적 조롱 대상 전락 윤 대통령이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는 망상적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도 모자라 지지자들이 희대의 법원 습격 사태를 저질러 국격을 떨어트리고 국제적 조롱 대상으로 전락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장 주재로 열린 대법관회의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기반한 헌법질서의 근간을 위협하는 매우 중대한 범죄행위" "사법부의 기능을 정면으로 침해하려는 시도로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사법부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의 정상적인 기능을 마비시키고 결과적으로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도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공정한 재판과 정의를 위한 사법부의 역할을 믿고 그 판단을 존중해 달라"고 밝혔다.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 대법관회의가 이례적으로 공개 입장을 표명한 것과 강경한 내용 등을 볼 때 법원이 이번 사태를 얼마나 심각하게 보
지난주 설 연휴에 눈이 많이 내렸다. 전국이 꽁꽁 얼어붙은 눈 폭탄이다. 서설인가 했더니 사고도 많이 나고 부산 공항에선 비행기 화재 사고도 발생했다. 무안 사고에 이은 사고로 국민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야 했다. 을사년 시작하자마자 왜 이리 사고가 많은가. 지인 한 분이 설날 연휴 시 한편을 보내주었다. 박노해 시 '그 겨울의 시'였다. 이 시를 보고 그는 아침부터 많이 울었다고 한다. 할머니 생각이 나서였다. 시를 읽는 순간 내 마음도 먹먹해 진다. 문풍지 우는 겨울밤이면 / 윗목 물그릇에 살얼음이 어는데 / 할머니는 이불 속에서 어린 나를 품어 안고 / 몇 번이고 혼잣말로 중얼 거리시네 / 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 / 소금창고 옆 문둥이는 / 얼어 죽지 않을랑가 / 뒷산에 노루 토끼들은 / 굶어 죽지 않을랑가 … 찬바람아 잠들어라 / 해야 해야 어서 떠라 / 한겨울 얇은 / 이불에도 추운 줄 모르고 / 왠지 슬픈 노래 속에 / 눈물을 훔치다가 / 눈산의 새끼노루처럼 / 잠이 들곤 했었네. 누구나 할머니에 대한 추억이 있겠지만 필자도 다섯 살에 돌아가신 할머니를 생각하면 시인과 같은 심정이다. 할머니는 30에 청상이 되시고 40에 귀한 손
-연세가 있어 보이시네요. 꽤 되지요, 하루하루 살다보니 민망한 세월만 흘렀어요. -체념과 달관의 모습을 뵙는 듯해요. 혹시 본인을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여산 송씨라 했어요. 보통은… 그랬지요. -어느 시대에 사셨던가요. 어렵지 않은 때가 있었나요. 험악한 세월을 살았어요. -사연이 많으신 것 같군요. 유년 중년 노년으로 나눈다면 각각 어떠셨나요. 유년은 꿈속에 살았고, 중년은 그리웠고 노년은 긴 기다림이었지요. 온갖 못 볼 것 보며 오래 살았어요. -부군은 어떤 분이셨나요. 조선의 왕이셨지요, 나는 정순왕후고요. -그럼, 단종의 왕후셨다고요. 그 숙부 세조에게…. 그 시절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벌렁벌렁해요. 너무 무서웠어요. -당시에 왕비가 된다는 건 어떤 의미였나요. 굉장한 영광이었겠지요. 그게 불행의 시작이었어요, 가문엔 커다란 위기, 개인에겐 외로움과 끝없는 구설수, 우여곡절을 부르는 삶이었지요. -가까이에서 겪은 왕들의 삶은 어떠했나요. 더 불쌍하지요. 개인 삶이 없고 늘 긴장 속에 공적인 일들뿐, 눈에 보이지 않는 신하들과의 알력, 권좌와 죽음에의 압박이 끊이지 않는 자리지요. -단종께서 애통하게 삶을 마치셨는
최근 충북선을 이용해 청주공항을 방문했을 때, 낡은 객차에서 풍기는 불쾌한 냄새와 먼지 쌓인 창틀, 지저분한 바닥을 보고 충격을 받은 경험이 있다. 과거 경부선·호남선에 에어컨이 설치되던 시절에도 충북선은 여전히 선풍기가 돌아가던 기억이 있어, 이 노선이 얼마나 오랜 기간 소외되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이런 경험은 충북선 고속화의 시급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다. 물론 경부선과 호남선이 국내 철도 수요 대부분을 차지하고 국가 경제의 대동맥 역할을 해왔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할 만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충북선 역시 수도권과 전국을 연결하는 동맥이며, 청주국제공항과 직결된 핵심 노선이라는 점에서 간과하기 어려운 중요성이 있다. 충북선 현대화는 단순한 철도 시설 개선 사업을 넘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필수사업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고속화된 철도는 주민들의 이동 편의성을 높이고, 물류 운송의 효율성을 높여 지역 산업과 관광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충북선 고속화·현대화 사업은 예산과 우선순위에서 후순위로 밀려온 것이 사실이다.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돼 있음에도 사업이 지연됨으로써 지역
우리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논산에 있는 육군훈련소 입영심사대 운동장에 앉아있었다. 드디어 우리 아들이 군대를 간다. 아싸! 주변에 내 또래의 친구들이 벌써 아들을 군대에 보내는 나이가 된 것이다. 남일이라고만 생각했던 군 입대가 내 현실이 된 것이다. 본인도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마냥 어찌나 전날까지 가기 싫다고 짜증을 부리던지…. 미용실이 7시에 마감인데 6시에 가서 머리를 깎고 왔다. 짧게 깎은 머리가 어색한지 연신 거울을 쳐다보는 아들을 보면서 새삼 많이 컸음을 실감한다. 요즘엔 입대하기 전 정보가 많아서 가기 전부터 한번 다녀온 느낌이다. 인터넷에 입대준비물을 검색하니 '훈련소 준비물 세트'가 있다. 전자시계, 깔창, 무릎보호대, 화장품 등 한 번에 주문할 수 있어서 참 좋은 세상이라고 남편이 한마디 한다. 수련회 가나며. 지인의 안내로 입대하기 전 수료식 펜션을 예약한다기에 예약했더니 펜션에 주차하고 걸어가라는 사장님의 안내로 주차난도 피할 수 있었다. 아울러 수료식 후 이용하면 혼잡하니 미리 군마트를 이용하라는 귀띔까지 해주셔서 우리는 양손 무겁게 신나게(?) 쇼핑까지 마쳤다. 엄마는 쇼핑하러 왔냐는 아들의 핀잔을 들으면서 말이다. 이때까지만
고요한 밤이다. 은은한 간접 조명 아래서 잠든 아가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쌕쌕 고른 숨소리가 듣기 좋다. 느닷없이 빙긋 웃는다. 사랑스럽다. 배냇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이런 내 마음이 전해졌나 싶어 행복하다. 이제는 아랫입술을 삐죽 내밀고 턱을 쭉 치켜들다가 들숨 크게 한번 마시고는 흐느낀다. 세상살이 며칠이나 됐다고, 슬픈 꿈이라도 꾸는 걸까? 가슴에 손을 얹고 토닥이니 다시 천사의 얼굴로 돌아간다. 손주를 보는 중이다. 새벽에 모유 수유한 딸은 잠자라고 들여보내고, 부족한 양만큼 분유 타서 보충해주고, 트림시키고, 기저귀도 갈아주고, 막 재워 뉜 참이다. 내게 처음 할머니 노릇을 하게 해준 첫 손주다. 아기는 뭐가 그리 급했는지 예정일보다 보름이나 빨리 세상에 나왔다. 예상하지 못 한 조기 분만이었지만 산모도 아기도 모두 건강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많이 아프고 무서웠을 텐데 힘든 산통을 잘 견뎌낸 딸이 대견하고 고맙다. 요즘 육아 풍경은 옛날과는 사뭇 다르다. 예전에는 아기를 따뜻하게 싸매서 키웠던 것 같은데 지금은 안 그렇다. 우선 방바닥이 아닌 아기 침대가 따로 있고, 질식사 위험 때문인지 바닥도 매트 위에 얇은 요만 깔아 둔다. 방안의 온도
입춘(立春), 비로소 푸른 뱀의 해인 을사년 새해가 열렸다. 설날을 새해의 시작으로 생각하지만 을사년의 기운은 입춘인 2025년 2월 3일 22시 49분부터 시작된다고 본다. 소리 없이 움직이는 뱀처럼 잠자리에 들기 시작하는 늦은 시간에 슬그머니 새해의 기운이 스며든 것이다. 한해의 첫 번째 절기인 입춘이면 새해를 맞는 설렘으로 입춘축(立春祝)을 대문이나 설주에 붙인다. 신께 소원을 빈다는 입춘축의 축자가 주술의 의미로 느껴져 요즘은 입춘축을 입춘방(立春榜)이라 부르는 것이 일반화 됐다. 입춘이 드는 시각인 입춘날 입춘시에 맞추어 입춘방을 붙이면 좋다는 말이 있어 한밤중에 입춘방을 붙이는 경위 바른 집안이 있는 모양이다. 잡귀들을 물리치는 벽사의식으로 여겨 굿이나 독경하는 것보다 입춘방을 붙이는 것이 훨씬 낫다는 속언도 내려온다. 지방에 따라 한문글귀대신 '잡귀야 달아나라'는 원색적 입춘방을 쓴다는데, 따라하고 싶은 유쾌한 입춘방이다. 입춘방의 내용은 해마다 비슷하다. '입춘대길 건양다경(入春大吉 建陽多慶: 봄이 시작되니 좋은 일이 많아지고, 밝은 기운을 받아 경사가 있으리라)', '국태민안 가급인족(國泰民安 家給人足: 나라와 백성이 평안하고 집집
매년 2월에 진행하는 새학년 준비기간이 다가오고 있다. 늘 그랬듯 이번에도 학교장 브리핑을 통해 올해 학교 운영 방향을 안내할 자료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학교 교육목표와 비전은 지난해 주요 교육정책과 변화하는 여건 등 다양한 자료를 검토하고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수립해 놓았으므로 올해는 학년말 업무평가 결과라든가 교육 과정의 보다 세부적인 내용들을 살피고 반영해야 함을 확인하게 된다. 학점제 적용을 받는 신입생의 교육과정과 재학생들의 교육과정이 다르므로 일과 시간 조정부터 진학지도를 위한 방법론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에 대한 학교와 선생님들의 대비는 진작부터 이루어져 왔기 때문에 받아들임의 폭이 비교적 넉넉한 점은 다행이라 생각한다. 고민은 다른 부분에서 시작되었다. 선생님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학교 외부 활동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야 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학교의 교육활동이 다변화되고 각종 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학교 간 정보교류가 활발해지고 있으며 교육정책 변화에 발맞추어 선생님들의 현장 전문성이 심화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학교 외부 활동에 참여하는 선생님들이 증가하고 있다. 교육과정 편성이라든가 교육 프로그램 운영 경험 등을 공유하
암스테르담행 비행기에 올랐다. 오랜만에 나선 여행이라 설렘과 두려움이 몰려왔다. 14시간 15분을 날아 도착한 암스테르담에서 6시간을 대기하여 다시 리마행 비행기에 환승했다. 그리고 12시간 30분을 더 날았다.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편 책을 읽다 무심코 좌석 앞에 있는 패드를 검색했다. 거기엔 한국영화가 탑재되어 있었다. 을 비롯한 6편의 한국영화를 덴마크 비행기 안에서 보며 우리 문화의 힘을 새삼 느꼈다. 기내식을 4번이나 먹는 기나긴 시간이었지만 우리 말로 된 한국 영화를 보며 왔기에 지루함이 반감되었다. 공항을 나오자 페루의 훈훈한 바람이 얼굴을 쓸어주었다. 입고 있던 패딩과 두꺼운 청바지를 벗고 가벼운 차림으로 걸었다. 남미는 우리나라와 반대인 남반구에 있지만 왠지 친밀감이 든다. 지난 학기 동안 나는 네루다와 마르케스의 작품을 비롯한 남미 문학에 빠져 살았다. 그들의 역사가 열강의 지배를 받아온 아픈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어쩌면 동질감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잉카문명의 신비함과 남미의 환상 문학은 나를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산마르틴 광장을 비롯한 구시가지를 돌고 신시가지로 갔다. 사랑의 공원에 서서 거대한 태평양 바다를 보며 생각에 잠긴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무료 독감예방접종을 했다. 반복되어 오는 청주시 문자를 보고 발걸음을 옮긴 것이다. 국가에서는 만 65세 이상에게만 무료접종을 하는데 비해 청주시에서는 만 60세 이상에게 무료접종을 실시한다는 것이었다. 접종을 위해 관할 주소지의 보건소를 찾았다. 2층에 위치한 치매안심센터에서 치매 조기검사를 무료로 실시한다는 내용의 배너가 보였다. 1층에서 독감예방접종을 한 후 2층으로 올라갔다. 문진 형식의 검사를 했다. 기억력과 인지력 테스트라고 하는 간이 선별검사를 한 것이다. 검사결과 아직 치매 증세로 볼만한 요인이 없다고 하니 다행이었다. 치매는 한번 발병이 되면 호전을 기대하기가 어려우며 더 이상 악화를 방지하는 것만이 최선의 치료라고 했다. "조기 발견이 제일 중요하다"는 말과 함께 앞으로 기회가 될 때마다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을 것을 권유한다고 했다. 의학적으로 치매는 유전적 요인과의 직접적 관련성은 없다고 하는데, 치매는 기억력 감퇴뿐만 아니라 언어능력, 시공간 파악능력, 인격장애 등에 장애를 보인다고 한다. 일단 치매가 발병하면 지적인 기능의 지속적 감퇴가 초래되며 그로 인해 서서히 활동성 쇠퇴까지 동반된다는 것이다.
[충북일보] 최근 청주시 미호강변에서 아주 기묘한 장면이 벌어지고 있다. 새벽에 수백여 명의 인파가 강변 공원 앞에 줄을 서있는 낯선 장면이 목격되고 있다. 젊게는 30대에서 많게는 70대 노인까지 행렬에 참여하고 있고, 어떤 이들은 아예 돗자리를 펴고 길바닥에서 잠을 청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충북일보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직접 확인해 본 결과 이들은 미호강 파크골프장에서 '2025 생활스포츠지도자' 실기·구술 시험을 보러온 응시자였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이 야심한 시간에 줄을 서고 있었을까. 그 이유는 파크골프 종목 생활스포츠지도자 2급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공식 시험장이 전국에서 청주 딱 한 곳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3천여 명의 응시자들이 서로 연습기회를 얻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는 것이다. 한 응시자에게 왜 이렇게 줄을 서는 것이냐고 묻자 "밤 11시부터 줄을 서도 새벽 5시 30분 파크골프장 개장시간에 대기번호 후순위를 받을 정도"라며 "줄을 서지 않으면 입장조차도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춘천에서 왔다는 또 다른 응시자는 "사람이 너무 몰려서 하루 1번 겨우 연습하는 상황인데 이마저도 전날부터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청주시가 청주시설관리공단을 도시공사로 전환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16일 시에 따르면 오는 20일부터 열리는 청주시의회 정례회에 '청주도시공사 설립 및 운영 조례'를 상정할 예정이다. 시가 시의회에 상정한 조례안에는 기존 청주시설관리공단의 기능을 확장해 도시개발사업과 위수탁·대행사업을 수행하는 통합형 공사를 만드는 방안이 담겼다. 시가 공사 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앞으로 지역에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다양한 개발사업을 타 기관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추진하기 위해서다. 현재 청주시는 개발사업을 주도할 주체가 없어 대부분의 개발사업을 LH나 충북개발공사, 민간사업자에게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 또 시설관리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현재의 청주시설관리공단으로는 각종 개발사업을 처리할 여건이 안된다는 것도 시가 새로운 컨트롤타워 조직 구성을 서두르고 있는 이유다. 더욱이 청주시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 산업의 중심지역이고 공항과 철도, 도로 모두 발달해 앞으로의 개발 수요는 차고 넘치기 때문에 도시공사 전환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 시의 주장이다. 시는 시설공단이 도시공사로 전환되면 도시개발에 따른 이익이 지역에 환원할 수 있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