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고미화

무심수필문학회 사무국장

아기 발걸음에 따라 삑삑 소리가 난다. 마치 참새가 재잘대는 것처럼 유쾌하게 들린다. 오월 햇살이 내리쬐는 카페 정원을 아장아장 걸어 다니는 녀석을 따라다닌다.

싱그러운 초록 물결 사이로 활짝 핀 작약꽃이 탐스럽다. 아기 얼굴처럼 뽀얀 꽃송이가 은은한 향기를 내뿜는다. 손자 웅이의 달큰한 체취와 어우러진 꽃내음이 묘한 편안함을 안긴다. '평화'라는 명사에 향기가 있다면 바로 이런 향기가 아닐까.

바이러스 감염과 폐렴으로 2주 동안 병실에 있던 손자 웅이가 생명의 기운이 가득한 정원을 누비고 다니는 모습을 보니 감사하기만 하다. 14개월에 접어든 웅이는 병원에서 걸음마를 시작했다. 퇴원 후 걷는 재미에 푹 빠져 주변을 탐색하느라 분주하다. 호기심 가득한 눈망울로 사방을 탐방하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저 눈높이에서 보는 세상은 어떤 이미지일까.

주변을 맴돌던 아기가 난관을 만났다. 방부목으로 만들어진 계단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손을 내민다. 두 손을 맞잡고 올라갈 수 있게 도와주었다. 다 올라간 아이는 내려오려고 앙증맞은 손을 다시 내민다. 몇 번 하다가 그만둘 줄 알았는데, 십여 차례 이상 오르내리기를 해도 멈추질 않는다. 나는 살짝 피로감이 느껴졌다. 지칠 줄 모르는 아이는 무한 반복을 할 태세다. 아이의 관심을 돌리려고 가족들이 있는 방향을 가리키자, 거부 의사 표시로 두 손으로 바닥을 짚고 스스로 올라가기 시작한다. 혼자 어떻게 하는지 아이의 반경에서 지켜보았다. 내려올 때는 양손으로 바닥을 짚은 채, 뒤로 다리를 뻗어 먼저 계단의 높이를 가늠했다.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아이는 본능적으로 위험성을 줄였다. 대견했다. 한쪽 손을 잡아주자, 내 손을 꼭 쥐고 힘껏 발을 들어 올린다. 지혜로운 행동으로 도전을 멈추지 않는 아이를 보면서 문득 '조나단 리빙스턴'을 떠올렸다. 조나단 리빙스턴은 리차드 버크의 ≪갈매기의 꿈≫ 주인공이다.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완전한 삶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배움의 날갯짓을 멈추지 않았던 작은 새. 자유롭게 비상하며 한계에 도전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던 한 갈매기의 자유를 향한 무한한 사상思想을 떠올리면, 언제나 가슴이 벅차오르곤 한다.

조나단의 비상은 단지 먹이를 찾는 데 그치지 않았다. 가치 있는 삶의 목적을 찾기 위해 도전하고 배우고 발견했던 조나단은 자신이 체득한 모든 것을 갈매기 떼 전체가 누릴 수 있기를 소망했다. 조나단의 꿈은 어떻게 되었을까.

언젠가 갈매기에 대한 환상이 깨진 적이 있었다. 친구들과 석모도에 들어가는 중이었다. 서해 풍경을 감상하기 위해 갑판에 서 있는데, 갈매기들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던져주는 과자를 받아먹으려고 앞다투어 뱃전까지 모여들었다. 순간 고도의 비행술에 감탄하면서도 왠지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갈매기의 비상이 더 먼 곳으로 향하기를 바랐다.

조나단의 스승 치앙의 말을 빌려와 손자를 향한 소망을 담아 본다. "언제나 사랑을 실천하게나." 더 높이 더 멀리 비상하는 궁극적인 목적이 사랑을 실천하는 데 있다는 명징한 진리를 되새겨 본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