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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6.04 16:51:57
  • 최종수정2025.06.04 16:51:57

최한식

수필가

-사십대 후반인 듯한 예쁘장한 여인입니다. 우울해 보입니다. 몇 마디 함께 나누실 수 있을까요.

…, 아, 예. 제가 사람을 좀 기피하는 증세가 있는데 괜찮을까요?

-어떤 사연이 있으신가 봐요, 저는 좋습니다만…, 억울한 일을 당하셨나요?

억울해서 분노가 가라앉지 않아요. 두렵기도 하고요.

-그러시면 말로나 글로 드러내면 객관화되어 좀 더 안정될 수도 있겠네요. 누군가 개인에게 큰 오해나 상처를 받으셨나요.

개인뿐만 아니라 불특정 다수에게 이유 없는 고통을 당하고 있어요.

-해명을 하거나 법에 호소할 수도 있으셨을 텐데요.

내 말을 믿어주려 하지 않고 법도 공정한 것 같지 않아요.

-뭔지 모르지만 세월이 약이라지요. 일단 무엇에든 몰입하시는 건 어떨까요?

나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피해를 당하는 게 너무 억울해 몰입이 안 돼요.

-어려운 일에 말려드신 것 같군요, 신앙생활은 어떨까요?

신앙은 있어요, 남들보다 더 열심히 믿어요. 철저히 신앙에 의지해 살아가려 해요. 그런데 내 신앙에 대해서도 남들이 막 비난해요.

-그들 잘못이지요. 신앙이야 철저히 개인적인 건데요. 신앙을 하나의 가치체계라 하면 현재의 고난과 상처를 의미 있게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요.

뭐 그렇게 복잡할 게 있나요, 나도 감이 있고, 신앙의 지도자와 상의해 내 의견과 같으면 그대로 밀고 나가면 되는 거지요.

-남편 분과 상의하시지요? 그럴 땐 남편 분이 큰 의지가 되지 않나요?

덩치 크고 나이만 들었지, 많이 여려서 오히려 내게 의지하려 해요.

-짐작컨대 자녀들에게 신경이 많이 쓰일 시기일 텐데, 그들에게 집중하면 서로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그 문제도 어렵더라고요, 사실 우리는 애들이 없어요.

-아, 실례 했네요, 무자식 상팔자라잖아요. 늘 신혼 같겠어요.

허전하고 적적할 때가 많아요. 그땐 다른 아이들이 많은 도움이 돼요. 자주 즐거움과 활력을 주거든요.

-처음으로 표정이 밝아지셨어요. 아이들을 입양하셨나요?

개와 고양이가 여러 마리 있어요. 개들은 배반을 몰라요. 항상 내 편이어서 단조로운 일상에 생기와 활력을 주지요.

-실례되는 말을 해도 될까요?

이제까지 이말 저말 다 하지 않았나요? 해보세요.

-예, 무척 아름다우십니다. 특별한 비법이라도 있으신지요.

또 그 말, 어려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 지겹지만 들으면 기쁘기도 해요. 비법은 없고 단순하게 살고 잠을 많이 자요.

-미인박명이라든가 끝이 안 좋다는 말도 들어보셨지요?

미인에 대한 시기와 질투, 그리고 미인이 아닌 이들을 향한 위로가 담긴 말이라 생각해요. 사실로 믿지는 않아요. 예쁘다는 것 때문에 좋았던 일들이 훨씬 많았어요.

-한두 가지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주변에 어려운 일을 부탁할 때, 거절당하는 일이 적었어요. 나이든 남자들에게 부탁하면 잘 해주려고 무척 애를 쓰는 게 역력했어요.

-그러면 원망과 상처, 분노가 쌓인 건 오래 전부터 있었던 일인가요.

예전에도 조금은 있었지만 주로 최근 몇 년에 집중되었어요.

-그런 일의 원인이 본인께 있다거나 자신이 잘못했다는 생각은 없으신가요.

내가 예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으니 나를 향한 질투겠지요.

-최근 일들에 대한 소회는 어떠신가요?

호사다마라고 생각해요. 넘어야 할 산이 여럿이지만 늘 그렇듯 잘 되겠지요. 내가 뭐 크게 잘못했거나 죄지은 건 없으니까요. 가능하면 아는 분들을 힘닿는 데로 도와주려 했던 게 후회가 되기는 해요.

-특이한 경우시군요. 앞으로는 어떻게 살고 싶으신가요?

평범하게, 아주 지나칠 만큼 평범하게 살고 싶어요.

-그럼, 지금까지는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사셨다는 건가요.

여러 면에서 어쩔 수없이 그렇게 되었어요. 그것이 후회스럽네요.

원하시는 대로 평범한 삶을 편안히 사시기 바랍니다. 긴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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