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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

우석대 교수

내가 근무하고 있는 대학은 기말고사가 끝났다. 이제 대학생들은 긴 겨울방학을 맞이하게 된다. 나는 방학을 앞둔 학생들에게 세 가지 과제를 내곤 한다. 대학생들에게 월동 날 준비를 하게 하는 것이다. 하나는 집에서 가까운 공공도서관의 회원 등록하기. 두 번째는 한 시간 정도 걸을 수 있는 산책코스 만들기. 세 번째는 가장 싫어하는 것 해보기.

도서관의 매력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나는 도서관이야말로 유명 관광지보다 아름다운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짬을 내 도서관에 갈 때마다 이 세상에 없는 나라로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다. 도서관은 이제껏 가보지 못한 세계로 나를 안내한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새로운 나를 만난다. 나는 주로 문학작품이 꽂혀 있는 서가에 머물 테지만, 가끔은 과학 서적의 제목을 훑어보기도 한다. 책을 꺼내지 않아도 책등에 인쇄된 제목만으로도 신기한 세계를 경험한다. 이런 기분을 학생들이 느꼈으면 좋겠다.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을 빌려서 나오는 발걸음이 얼마나 가벼운지도 알았으면 좋겠다.

산책은 그 유용함이 일찍이 검증된 인간 활동이다. 굳이 수려한 숲길이 아니어도 좋다. 보도블록 깔린 도심에서의 산책도 훌륭하다. 늘 다니던 길도 느리게 걷다 보면 다르게 보인다. 익숙했던 속도에서 벗어나는 순간 보이지 않았던 것을 보게 되고, 느끼지 못했던 것을 느끼게 된다.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고,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 산책하는 순간에는 오롯이 나 자신이 되기도 한다. 내 걸음의 속도가 내 삶의 리듬이 되는 것이다. 그럴 때 나를 스쳐 가는 사람들과 나를 앞질러 가는 사람들이 작은 우주처럼 서로 얽혀든다. 산책하는 동안 새로운 아이디어가 바람처럼 일어나기도 한다. 그럴 때는 스마트폰 녹음기능을 켜놓고 읊조린다. 나중에 그걸 옮겨 적는 것만으로도 멋진 문장을 만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싫어하는 일을 해보는 거다. 싫어하는 일은 온몸으로 하기 싫다. 생각만 해도 두렵고 걱정이 커진다. 하지만 싫어하는 일에 도전할 때 삶의 면역력이 높아진다. 알다시피 세상은 과거와 달리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 변화에 우리는 시시각각 적응해야 한다. 그게 사는 일이다. 변화가 빠르고 변화의 폭이 클수록 우리의 삶은 쉽게 지친다. 요즘 청년들이 어느 세대보다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유이다. 이것을 극복하는 일은 삶의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밖에 없다. 싫어하는 일을 해보는 것보다 세상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게 있을까.

나는 대학생들이 겨울방학 동안 세 가지를 준비하고 실행했으면 좋겠다. 나도 거기에 힘껏 동참할 것이다. 오전에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을 것이고, 오후에는 산책에 나설 것이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일에도 용기를 내서 도전할 것이다. 혹시 그 일이 뭔지 궁금한가? 그건 여러분이 마음에서 꺼리는 수많은 일 가운에 하나다. 그 일을 해보기 위해 나는 작은 도전을 시작했다. 어제와는 다른 길을 걸어보는 것. 익숙했던 것과 결별하는 것. 나는 새롭게 시작하는 2024년을 묵은 얼룩을 묻힌 채 출발하고 싶지 않다. 새해에는 새로운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오늘보다 조금만 더 나은 삶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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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