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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2.14 18:10:17
  • 최종수정2023.02.15 15:28:00

오상영

유원대 교수

와신상담(臥薪嘗膽)의 주인공인 월나라 왕 구천은 오(吳)나라의 포로가 된다. 온갖 굴욕을 당하며 포로생활을 하던 그가 천신만고 끝에 살아 돌아온다. 월나라로 돌아온 구천은 특단의 부국강병정책을 세우는데 그 특단은 다름 아닌 인구증산정책이었다. 스무살이 되어 혼인하지 않으면 부모가 벌을 받고, 자식을 낳으면 상을 줬고, 쌍둥이를 낳으면 양육비를 지급하며 출산을 통해 부국강병을 꾀했다. 사람이 돈이다. 예나 지금이나 양상만 다르지 사람이 돈이 된 건 오래되었다. 고대에서 근대까지 농사를 짓던, 전쟁을 하던 국가의 자산은 사람이었다. 지금도 소위 대국이라는 국가의 힘의 원천은 사람이다. 우리나라는 낮은 출산율 때문에 비상이 걸렸지만 불과 35년 전에는 사람을 줄이는데 돈을 쓰기도 했다. 이후 불과 10년이 조금 지나 다시 사람을 늘리기 위해 돈을 쓰고 있다. 국부의 원천도 사람이고 사회의 핵심도 사람이므로 많은 돈을 투입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좀처럼 사람이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명확한 이유를 단언하기가 어렵지만 국가가 사람의 가치에 투자하지 않고 사람의 수(數)에 투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둘도 많다 하나만 낳자"는 식으로 인구를 줄이기 위한 정책을 펼칠 때나 둘, 셋, 넷을 낳으면 더 주겠다는 식의 인구증산 정책은 사람의 가치인식을 잘 못하는 것이다. 오롯이 사람을 숫자, 즉 인구수로만 인식한다면 부모가 생각하는 자식의 가치에 미치지 못하므로 정부정책은 신뢰받지 못하게 된다.

사람의 가치는 윤리와 철학에 관한 많은 논의의 핵심이다. 그러므로 출산하면 돈 주겠다는 식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사람의 가치에 대한 믿음은 우리의 사회, 정치, 경제 시스템의 기초를 형성한다. 사회를 구성하는 사회구조의 인과관계를 살펴보면 알 수가 있다. 예컨대 출산은 결혼하는 사람들의 몫이다. 결혼을 하면 출산은 따라오는 것이다. 결혼이 빨라진다면 당연히 출산도 빨라진다. 따라서 정부는 소위 출산성과에 따른 보상 차원이 아닌 결혼 앞에서 머뭇거리는 젊은이의 고민을 해소하는 지원책을 개발해야 한다. 젊은 남녀가 만나서 미래의 삶을 계획할 수 있도록 다양한 각도에서 재원을 투입해야 한다. 이를 통해 그들이 사회로부터 대우받을 자격이 있음을 인식한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부부로서 삶의 가치를 설계해 나갈 것이다.

사람의 가치를 핵심으로 삼는 것은 산업계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22년 네이버가 인수한 이용자 1억 명이 넘는 북미 최대의 패션 C2C플랫폼 '포시마크'(Poshmark)의 핵심가치는 사람 네트워크,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는 포용, 비즈니스 관련자의 동반성장, 신뢰를 기반 한 공감과 존중의 리더십이다. 사람의 가치에 중점을 두고 있다. IT 리서치 업체인 가트너도 '사람 중심 업무 설계'를 강조하고 있다. 가트너는 일하는 장소가 아니라 일하는 사람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선진 경제는 자본집약이 아닌 지식집약산업이 주도하고 있으며 혁신경제가 사람을 중심으로 전환해야한다고 주장한 것은 오래된 얘기이다.

니체가 "신은 죽었다"고 한 것은 허황되고 이상적인 관념에서 과감히 벗어나 현실을 직시하고 인간(삶)을 중시하라는 메시지였다. 삶에 대한 절대적인 진리는 어디에도 없다.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건 바로 자기 자신뿐이다. 그러므로 정부는 미혼의 젊은이들이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설계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펼쳐야 한다. 그들이 용기를 내어 자신을 극복하고 적극적인 삶의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결혼 시기도 빨라지고, 자녀의 출산도 머뭇거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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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