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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해서…" 노숙인 시설입소 꺼린다

전국 8천956명…충북 637명
'단체생활·규칙' 이유 이용 꺼려
도, 거점지역 파악 모니터링
위기가구 발굴·자립방안 모색

  • 웹출고시간2022.05.29 21:06:42
  • 최종수정2022.05.29 21:06:59

충북도가 시·군 현장대응반과 함께 노숙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가운데 노숙인들에 대한 자립생활 지원 등 지자체 차원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60대를 훌쩍 넘긴 여성 A씨는 몇년째 청주의 길거리에서 노숙생활을 하고 있다.

A씨는 뚜렷한 거처가 없어 대부분 길 위에서 잠을 청한다. 겨울엔 종종 여관에서 지낼때도 있지만 여건이 안될땐 잠을 자지 않고 계속 돌아다닌다.

A씨는 일정한 수입이 없어 굶는 경우가 다반사다. 행인의 도움을 받아 가끔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한다.

A씨는 씻는 일조차 쉽지 않다. 어쩌다 한 번 눈에 띄는 주변 공중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거나 머리를 감는 정도다.

무료로 입소할 수 있는 시설에 들어갈 생각은 없느냐는 물음에 A씨는 "불편해서 싫다"며 손사래를 쳤다.

A씨처럼 길거리를 배회하는 거리 노숙인들이 시설 입소를 꺼려해 노숙생활이 장기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1년 노숙인 등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노숙인 수는 8천956명(거리 노숙인 1천595명, 시설 노숙인 7천361명)이다.

60대를 훌쩍 넘긴 여성 A씨가 25일 청주 한 공원에서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면서 쉬고 있는 모습.

ⓒ 임영은기자
그 가운데 충북 노숙인 수는 637명으로 7.1%를 차지했다. 외부 노출을 꺼려하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노숙인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거리 노숙인이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 △단체생활과 규칙 32.1% △잘 몰라서 19.7% △실내공간이 답답해서 14.4%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6년 △단체생활과 규칙 31.2% △실내공간이 답답해서 21.1% △잘 몰라서 18.9% 등과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다.

거리 노숙인들의 노숙생활 기간도 장기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 거리노숙을 경험한 후 5년 이상된 노숙인은 56%였고, 1년 이상 5년 미만은 31.1%, 1년 미만은 12.9%였다.

충북도에 따르면 현재 도내 노숙인복지시설(요양·자활·재활)은 총 4곳이다. 현재 900여명이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도내 파악된 거리 노숙인 수는 총 8명(청주 5명, 충주 2명, 제천 1명)이다.

현재 직업훈련이나 일자리 연계 등은 주로 시설에 입소한 노숙인들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거리 노숙인들에게는 현장상담, 응급물품 등의 지원에 그치고 있다.

지자체가 거리 노숙인들에게 시설 입소나 임시숙박시설 이용을 권유하고 있지만, 대부분 거리 노숙인들이 거부해 지자체도 난감한 입장이다.

도 복지정책과 관계자는 "거리 노숙인의 경우 대부분 시설 입소를 꺼려하는 편이다. 시설에서 요구하는 조건(규칙적 생활, 자활프로그램 참여 등) 등으로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며 "우선 담당자들이 혹서기나 혹한기를 대비해 응급물품을 지원해주면서 계속 설득을 통해 시설 입소를 권유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도는 1년 내내 시·군 현장대응반과 함께 노숙인들의 주요 거점지역을 파악, 거리 노숙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노숙 초기 단계에서의 조기 개입과 노숙인들에 대한 자립생활 지원 등 지자체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도는 현재 노숙인 일시보호시설 등을 새로 건립하기보다는 기존 시설을 활용해 자활프로그램 등을 계속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노숙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며 "최대한 노숙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위기가구를 발굴해 기초생계나 통합사례를 지원함으로써 노숙인으로 전환되지 않도록 예방강화에 힘쓸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 임영은기자 dud79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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