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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03.17 19:17:1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진천~청주 분지를 가로 지르는 미호천(美湖川)의 발원지에 대해선 포털 사이트 백과사전에 탑재된 내용이 제 각각이어서 어느 것이 맞는 답인지 아리송하다. 다음(daum)에서는 음성읍 감우리 보현산(普賢山)에서 발원한다고 돼있고, 야후(yahoo)에서는 진천 광혜원 무제산(武帝山) 등과 음성 가엽산(加葉山) 등지에서 흘러나오는 지류가 만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어느 기록에서는 음성군 생극면과 충주시 신니면을 경계로 하고 있는 부용산에서 발원한다고 적고 있다.

여기에 대해 송태호 청주삼백리 답사대장은 "부용산은 금강수계라기보다 한강수계라"며 "답사결과 음성 망이산 옹달샘에서 발원한 성산천과 칠장사 계곡에서 내려오는 칠장천을 미호천의 발원지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고려나 조선시대도 아닌데 국가하천인 미호천에 대한 기록이 서로 다른 것은 알 수 없는 일이다.

아무튼 음성, 진천에서 발원하여 구릉지대의 고만고만한 산허리를 감돌아 진천~오창~청주 분지에 기름진 땅을 남겨놓고 서남행을 하는 미호천은 진천, 청원, 청주사람들의 젖줄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충청도 양반걸음을 닮았는지 급할 것도 없다는 듯 갈지(之)자 모양으로 서행을 한다. 상류에서는 백곡천, 성암천, 병천천 등 소백과 차령산맥의 작은 물줄기를 모으고 까치 내(鵲川)에 이르러서는 무심천과 몸을 섞는다.

억겁을 굽이쳐 흐르는 미호천은 상류에서부터 중하류에 이르기까지 문명의 지문을 찍고 지나갔다. 진천 장관리, 송두리에서는 선사인의 숨결을 남겨두었으며 옥산 소로리에서는 물경 1만3천 년~1만5천 년 전에 농경문화의 시작을 알리는 볍씨를 토탄층에 묻어두었다. 이 볍씨는 중국 호남성 옥섬암에서 나온 볍씨보다 2~3천년이 빠른 세계 최고(最古)의 볍씨다.

어디 그뿐인가 중하류인 만수리 일대에서는 석기공장을 차리게 했고 쌍청리에서는 신석기 시대의 집터와 빗살무늬 토기를 남겼으며 궁평리에는 청동기 시대의 집터를 눌러 주었다. 역사시대로 접어들며 이곳이 삼국의 각축장이 된 것은 다름 아닌 미호천의 물길확보와 곡창지대 확보에 그 이유가 있었다. 2~3세기에 쌓은 까치 내 부근의 정북동 토성은 그 물길을 지키는 파수꾼이었다. 둘레 680m로 네모반듯한 이 토성은 우리나라 토성의 한 전형으로 꼽힌다. 9세기경 견훤은 이곳에 또 한 차례의 토성을 보축한다. 상당산성고금사적기에는 "견훤이 작강(鵲江)변에 토성을 쌓고 세금을 거둬들였다"는 기사가 나온다.

신대동 앞을 여울져 흐르는 물길은 조선시대까지 이용되던 청주의 옛 길이다. 청주의 옛 길은 신작로의 등장과 아스팔트 포장으로 거지반 없어졌지만 신봉동 백제유물전시관 앞을 지나 명심산(明心山)자락을 끼고 까치내로 향하는 오솔길이 희미하게 남아 있다. 남녘을 오가는 보부상이나 청운의 꿈을 안은 선비가 이 길을 지나 신대동에 이르렀고 여기서 배를 타고 미호천을 건너 옥산, 천안을 지나 한양 길을 재촉했다.

이보다 위쪽에 있는 팔결다리는 청주와 오창을 잇는 요충지였고 청주시민의 천렵 터였다. 일설에는 배를 타고 건너는 일년치 배 삯을 결세법에 따라 8결(八結)에서 산출하는 곡식으로 주었다고 한다. 1결은 약 14평에 해당한다. 여름만 되면 행락객이 이곳으로 모여들었고 복달임으로 죄 없는 땡칠이가 번번이 교수형에 처해졌다. 철부지 하동(河童)들은 해가는 줄 모르고 멱을 감았고 각시붕어나 피라미 떼를 쫓았다. 강변 곳곳에 널린 광활한 모래밭에서 모래성을 쌓거나 씨름판을 벌였으며 누가 멀리가나 물수제비뜨기 내기도 하였다.

요즘에는 상류로부터 유입되는 농공단지의 폐수나 생활폐수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1960~1970년대의 미호천은 명경지수(明鏡止水)는 아니었으나 그런대로 맑은 물이 흐르는 추억의 강이었다. 최근 미호천이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에 선정됐다. 국토해양부가 추진하고 한국하천협회가 주관한 하천 심사에서 미호천은 자연성, 경관성, 친수성, 생태성, 역사성의 까다로운 관문을 통과하며 아름다운 하천으로 뽑힌 것이다. 미호천에는 천연기념물 454호로 지정된 미호종개가 서식하고 있다. 미호종개가 살고 있다면 일단은 깨끗한 물이다. 고운 모래톱, 깨끗한 수변 공간 등도 아름다운 하천으로 뽑히는데 한 몫을 했다.

미호천에 대한 이 같은 평가 결과는 청주, 청원 주민 모두의 자랑이지만 기실 아름다운 미호천 가꾸기는 지금부터다. 상을 받는데 만족할 것이 아니라 좀 더 깨끗한 하천으로의 보존을 추진해야 한다. 청주, 청원 주민 모두가 하천의 감시자가 되어 폐수 유입을 봉쇄하고 낚시꾼들의 무분별한 오염행위를 막아야 한다. 미호천의 미호(美湖)는 '아름다운 호수'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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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