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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12.14 21:21:00
  • 최종수정2021.12.14 21:21:00
[충북일보] 충북도와 충북교육청의 교육지원금 갈등이 해결 기미를 보이고 있다. 두 기관이 큰 틀에서 합의안을 도출했기 때문이다. 충북교육청은 추경 예산안에 편성한 유치원생 영·유아 교육회복지원금을 지급키로 했다. 충북도는 예비비를 편성해 어린이집 원생 등 영유아를 지원키로 했다. 14일 충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한 서승우 행정부지사와 김성근 부교육감은 이런 내용의 합의안을 공개했다.

두 기관은 그동안 영·유아 재난지원금 지급 주체를 두고 두 달 넘게 갈등을 이어왔다. 자칫 무상급식 예산분담비율 갈등으로 비화할 뻔 했다. 초·중·고생들의 밥값이 동네북 신세로 전락할 뻔 했다. 두 기관을 향한 무상급식 합의 이행 촉구 목소리는 거셌다. 우리는 학생들의 급식비가 정쟁의 도구가 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교육은 국가 백년대계로 어떤 이유로든 무너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충북도와 충북교육청간 분쟁은 무상급식 실시 전에도 길었다. 그래도 충북은 2011년 전국 최초로 무상급식을 시행했다. 충북도의 적극적 지원이 있어 가능했다. 앞으로 세부적인 분담비율은 두 기관이 논의하고 협의하면 풀 수 있다. 이걸 하면 저걸 못하겠다는 식의 대처는 옹졸하다. 교육은 두 기관이 협력해 최선을 다해도 미흡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두 기관에서 생긴 갈등 원인은 여러 가지다. 무상급식비 예산분담금 비율 조정, 지역인재양성과 명문고 육성 과제, 교육재난지원금 재원 마련 등이 대표적이다. 원인은 각각 상황에 따라 달랐다. 하지만 공통적인 건 문제해결을 위한 소통 부재였다.

두 기관은 그동안 상호 존중과 타협을 이루지 못했다. 충북도민들에게 걱정과 우려를 끼쳤다. 무엇보다 충북교육 발전에 방해가 됐다.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는 여기 있다. 갈등이란 단어에는 두 가지 식물이 등장한다. 바로 칡덩굴과 등나무다. 이 둘은 생태학적인 특성이 다르다. 칡(葛)은 왼쪽으로 감는 특성이 있다. 등(藤)나무는 오른쪽으로 감는다. 같은 장소에서 함께 살아가는 게 쉽지 않다. 두 종의 서식처와 지리적 분포지가 다르기 때문이다. 각각 다른 나무에서 살면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그런데 종종 칡덩굴과 등나무가 같은 나무를 감아 올라갈 때가 있다. 방향이 서로 달라 한번 엉키면 풀기가 어렵다. 온 힘을 다해 서로를 감다보면 중심의 약한 나무가 죽게 된다. 갈등의 끝은 이렇듯 비극적이다. 너도 나도 아닌 다른 사람을 죽이게 된다. 갈등은 서로 힘을 빼면 풀린다. 서로 느슨하게 감으면 둘 다 공존할 수 있다. 충북도와 충북교육청도 서로의 생각이나 입장, 가치관만 주장할 게 아니다. 내 것이 소중하고 가치가 있으면 상대방의 것도 마찬가지다. 서로 존중하면서 조금만 힘을 빼면 서로 살 수 있다.

하지만 충북도와 충북교육청의 예산 다툼은 아이들의 밥그릇 싸움으로 번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 나빠졌다. 문제는 스스로 홀로 생기지 않는다. 두 기관의 양보와 배려 부족이 갈등을 키웠다. 갈등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커질 수 있다. 더 커지기 전에 관리해야 한다. 갈등의 발생 이유는 다양하다. 한 쪽의 부정적인 태도 때문에 생길 수 있다. 사업 성공 열망이 충돌해 생길 수도 있다. 적극적일 때 더 자주 생기곤 한다. 하지만 오랜 갈등은 파행으로 흐를 수 있다. 오래가서 좋을 게 없다. 그런 점에서 두 기관의 이번 합의는 아주 긍정적이다. 다른 갈등까지 풀어낼 수 있는 단초다. 파행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였다. 예산안 의결을 늦추는 등 충북도의회의 중재 노력도 돋보였다. 귀 밝은 중재자 역할을 제대로 했다. 두 목소리를 모두 아우르면서 합의를 종용했다. 제3자의 눈으로 양 측을 다 보려했다. 상대의 선한 의도를 먼저 알아채고 알리는 데 집중했다.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 반복적으로 부딪히는 부분부터 빨리 정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슈와 사람을 분리하고 이슈를 공략하면 쉽다. 양보만큼 합리적인 게 없다. 양보가 곧 배려다.

동안 상호 합리적 극복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 미흡했다. 이제 이시종 충북지사와 김병우 충북교육감이 나서야 한다. 주도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이번 합의를 신의 한수로 만들어야 한다. 경이로운 조화로 승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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