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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너무 아팠어" 사후 100일 만에 발견된 여중생 유서

오창 여중생 성범죄 사건
100일 추모제 이튿날 유서 발견…22일 유족 유서 공개
그동안 겪은 아픔, 가해자 엄벌 원하는 의사 등 담겨
피의자 "술만 먹였다"…대부분 혐의 부인

  • 웹출고시간2021.08.22 19:35:49
  • 최종수정2021.08.22 19:37:21

성범죄 피해를 본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진 청주 여중생의 부모가 22일 청주 성안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서를 공개 했다. A양의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유서를 읽고 있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친구 의붓아버지로부터 성범죄를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여중생의 유서가 사후 100일 만에 발견됐다.

유서에는 범죄 피해 이후 여중생이 겪은 아픔, 가족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 가해자를 엄벌해 주길 바라는 마음,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이 담겼다.

22일 여중생 부모는 청주 성안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딸의 유서를 공개했다.

유서는 지난 19일 '여중생 100일 추모제'가 끝난 뒤 이튿날 피해자 부모가 딸의 방을 청소하던 중 나왔다.

이날 피해자 어머니는 딸의 유서를 낭독했다.

어머니는 유서 첫 문장인 "사랑하는 부모님께, 2007년에 태어나 14년 동안 제대로 된 효도 하나 못해드려서 미안해요"란 글을 읽고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이를 보던 시민들도 울음을 터뜨렸다.

여중생은 "나 1월달에 있었던 안좋은 일 꼭 좋게 해결됐으면 좋겠다. 나쁜 사람은 벌 받아야 하잖아 그치·"라고 적으며 가해자의 엄벌을 원하는 의사를 전했다.

이어 "나 그날만 생각하면 손이 막 엄청 떨리고 심장이 두근대"라며 고통스러운 심경도 밝혔다.

그럼에도 여중생은 자신의 아픔보다 가족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하고자 애썼다.

유서에는 "나 부모님이 내 곁에서 위로해줘서 그동안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 웃으면서 가족들이랑 바다 갔다 온 거 너무 좋았어요"라며 "우리 아빠 누구보다 많이 여려서 혼자 아파하실까 걱정된다. 마음 쓰지 말고 편하게 지내셔야 해 꼭. 울 엄마도 아프지 마셔 걱정되니까. 오빠도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 꼭 붙길"이라고 적혔다.

성범죄 피해를 본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진 청주 여중생의 부모가 22일 청주 성안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서를 공개 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피해자 부모들이 기자들에게 아픈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도 드러냈다.

여중생은 "oo중학교 친구들이 너무 그립다. 보고 싶다 얘들아. 너희가 너무 그리워 곁에 있을 때 고맙게 생각하면서 살걸, 내 얼굴 잊지 말고 기억해줘"라고 친구들에게 전했다.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심경도 밝혔다.

유서 말미에는 "내 빈자리가 크지 않길 바라요. 조용히 살고 싶어요. 너무 아팠어 나"라고 적혀 있었다.

피해 여중생은 지난 5월 12일 친구사이인 여중생 A양과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의 한 아파트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피해 여중생은 A양의 의붓아버지로부터 성범죄를 당했다며 지난 2월 피해 사실을 경찰에 알렸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의붓딸인 A양도 성범죄 피해를 당한 정황이 포착됐다.

의붓아버지는 지난달 23일 열린 첫 공판에서 "술은 먹였지만 성범죄는 저지르지 않았다"며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의붓아버지에 대한 2차 공판은 오는 9월 15일 청주지법에서 열린다.

/ 신민수기자 0724sm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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