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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애

충북도 여성정책관

여기를 찾아오기까지 오랜 시간을 고민하고 망설였다며 딸의 고민을 털어 놓은 어느 엄마의 하소연은 최근 청년세대의 일상용어가 되어 버린 취업난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2015년에 지역의 이공계 대학을 졸업한 딸은 적어도 50여곳의 기업체에 문을 두드렸지만 취업에 실패했다고 했다.

졸업 후 몇 번의 서류전형 합격 통지를 받았을 때는 온 가족의 축복과 기대 속에 계절별로 정장도 준비하고 좋은 이미지를 주기 위해 메이크업도 받으면서 면접에 응했지만 번번히 최종합격자 명단에는 빠져있었다는 것이다.

하루는 딸이 아침 일찍 쇼핑백을 들고 나가길래 뒤따라 가봤더니 상가 화장실에서 정장으로 갈아입고 어딘가 급하게 뛰어가는 모습을 봤는데 오후에 집에 들어올 때는 평상복의 모습으로 태연히 들어오는 딸의 모습을 보고 어디를 갔다 왔냐고 물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아마도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보니 가족들에게 실망감을 주고 싶지 않아 서류전형도 면접도 가족들 모르게 진행하고 싶었을 것이다.

얼마 전에는 이웃주민이 딸을 중매하겠다면서 첫 질문이 무슨 일하고 있냐고 묻더라는 것이다. 취업준비중이라고 하니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요즘은 맞벌이를 원해 직장이 없으면 중매가 어렵다는 말을 듣고부터 갑자기 마음이 다급해지기 시작했다며 결혼을 위해서라도 어디든지 취업을 알선 해 달라는 것이었다.

이렇게 취업은 결국 결혼과 직결되는 문제로 우리 젊은이들의 현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취업 여부에 따라 혼인율은 얼마나 달라질까?

2016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20세부터 39세까지 취업자와 실업자의 혼인율을 추산해 본 결과 실업자의 혼인율은 취업자의 절반도 되지 않았고 비정규직 남성은 정규직에 비해 혼인율이 절반 밖에 되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취업을 해도 비정규직이라면 결혼은 또 다시 눈앞에서 멀어져 직업의 안정성이 실제로 결혼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결혼은 인륜지대사였고 필수였지만 언제부턴가 경제력, 능력, 현실, 주택 등등 안정된 결혼 생활을 위해 선행되어야 하는 여러 조건들이 남녀를 가리지 않고 필수를 선택으로 선회시키고 있다.

지난해 결혼건수는 약 28만1천 건으로 지난해 보다 7% 줄었고 20년전 보다 35%가 감소했다고 한다.

2016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의하면 '결혼한 남자가 더 행복하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사람은 53.3%에서 51.2%로 약간 떨어진 데 비해, '결혼한 여자가 더 행복하다'는 의견에 대해 동의하는 사람은 57.1%에서 46.4%로 10%포인트 이상 뚝 떨어졌다.

'결혼하더라도 아이를 가질 필요는 없다'는 데 동의하는 비율은 남성이 8.1%에서 17.2%로, 여성이 12.4%에서 24.4%로 훌쩍 뛰었다.

여자의 결혼 적정 연령에 대해서도 30세가 27.9%-31.5%, 30∼35세로 응답한 비율이 38%-49.4%였다.

이렇게 만혼과 결혼 적령기의 젊은이들이 결혼하지 않으면서 1인 가구가 늘어날수록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어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가족의 의미 또한 퇴색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젊은이들이 결혼을 '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고 있다면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하루 빨리 해결하는 것이 우선과제이다. '결혼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젊은이'가 우리 사회의 미래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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