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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조

충북대학교 산학협력중점 교수

추리소설, 연애소설, 역사소설 등 참 다양한 장르의 소설들이 존재한다. 그런데 왜 유독 과학기술을 소재로 하는 소설만큼은 이름 앞에 '현실적이지 못하거나 실현될 가능성이 없는 것을 막연히 상상함'이라는 의미의 '공상(空想)'이라는 단어가 추가되어 '공상과학소설'이라고 자주 불리는 것일까· 나조차도 본 칼럼을 연재하면서 공상과학소설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적이 있을 정도로 무의식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단어인데 뭔가 어색하다.

어느 날 퇴근 길 차안에서 우연히 시작된 이 물음의 답을 찾아보고자 알아보니, 많은 사람들이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잘못을 바로잡으려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의 생각은 의외로 비슷한 점이 많은 것인지, 내가 뭔가 생각하면 상당수가 이미 다른 사람들에 의해서 고민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일본의 한 출판사가 1950년대 말 미국의 어느 과학소설 잡지와 제휴하여 월간지를 창간하면서 부제로 '공상과학소설지(空想科学小説誌)'라는 이름을 사용하면서 이 용어가 굳어졌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의 이런 소설 등을 통째로 번역하며 일본에서 사용하던 공상과학이라는 말이 과학소설에 대한 말로 통용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한다.

이 칼럼을 통하여 예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는 '마션(앤디웨어 저)'이라는 책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이 공상과학소설이 아닌 과학소설로 불려야 하는 이유를 생각해 봤다.

이 소설에는 다양한 과학적 지식들을 활용하는 사례들이 수없이 나온다. 생명유지를 위한 칼로리 계산을 통해 필요한 식량의 양을 계산하는 방법, 그 만큼의 감자를 기르기 위한 흙과 물의 양 계산 방법, 필수 영양소와 칼로리의 역할, 박테리아를 활성화시키고 인간의 배설물을 사용하여 화성의 토양에서 감자를 기르는 방법, 또 화성에서 하이드라진이라는 로켓 연료로 물을 만드는 방법(화성 대기에서 얻은 이산화탄소 분자 1개에서 산소원자 2개를 분리해내고, 하이드라진 분자 1개에서 수소원자 4개를 분리해내어 제어된 수소폭발을 일으킴으로써 물 분자 두 개를 얻는다. 하이드라진이 독성이 강해서 주의를 많이 기울여야 하지만 어쨌든 주인공은 물을 만들어 낸다.), 충전지에 저장된 전기에너지로 화성 탐사용 로버가 하루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를 계산하는 방법, 화성 저궤도 도달을 목적으로 하는 6인용 화성상승선을 1인용으로 개조하여 무게를 줄임으로써 속도를 더 얻는 방법, 자기장이 없는 화성에서 화성의 위성인 포보스의 위치를 보고 방향을 파악하는 방법, 전체 규모가 한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모래폭풍을 벗어나 생명을 구하는 방법, 생명 유지를 위한 필수 요소로 흔히 공기 중의 산소를 꼽지만 사실 압력 유지를 위해 더 중요한 질소의 역할 및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제거가 왜 필수적인지에 대한 내용, 이 외에도 많은 과학지식이 소설에 포함되어 있다. 일부 과장이 있긴 하지만, 적어도 내가 알기에 거의 모든 내용들이 과학적으로 상당히 설득력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런 소설은 공상과학소설로 불리면 안 된다. 과학소설로 불러 주는 것이 마땅하다. 이 소설이 얼마나 사실적이었는지 영화화 될 때 실제 나사(NASA)에서도 관심을 기울였고 많은 고증도 해주었다고 한다.

초중고 학생들에게 과학시간에 이런 과학적 지식을 활용한 과학소설을 창작해 보도록 지도해 보면 어떨까하는 상상을 해봤다. 이런 교육이야 말로 요즘 유행하는 학문분야 간 융합의 진정한 실천이지 않을까 싶다. 교육효과도 훨씬 뛰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가지 팁이라면, 과학소설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영화를 봤든 안 봤든 간에 꼭 책으로 이 소설을 접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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